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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장면]우리만의 우생순? 세계는 160cm MVP 김민서에 꽂혔다

입력 2022-08-11 17:07 수정 2022-08-11 2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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핸드볼은 우리가 잊을 만하면 불시에 뜨거움을 되살려놓곤 합니다. 여자 핸드볼의 세계청소년선수권대회 우승도 그렇습니다. 18세 이하, 그러니까 고등학생들이 나서는 대회지만 우리나라가 이 대회 정상에 섰습니다.
 
김민서는 대회 MVP에 올랐습니다. 공격을 지휘하는 센터백으로서 가치를 인정받았습니다. (사진=국제핸드볼연맹)김민서는 대회 MVP에 올랐습니다. 공격을 지휘하는 센터백으로서 가치를 인정받았습니다. (사진=국제핸드볼연맹)

우리보다 한 뼘 이상 크고 힘도 좋은 유럽 선수들을 이겨낸다는 건 정말 어렵죠. 특히 지금의 핸드볼은 그런 체력 조건의 위세를 버텨내기 더 어려워졌습니다. 우리의 빠른 핸드볼, 기술의 핸드볼은 늘 유럽의 벽 앞에서 좋은 경기를 펼치고도 막판엔 무너져 내리곤 했습니다. 그래서 뭔가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이어졌죠.

 
우생순을 기억하십니까. 여자 청소년 대표팀이 세계대회 정상에 서며 또 한번의 기적을 만들어냈습니다. (사진=국제핸드볼연맹)우생순을 기억하십니까. 여자 청소년 대표팀이 세계대회 정상에 서며 또 한번의 기적을 만들어냈습니다. (사진=국제핸드볼연맹)
그런데 우리의 어린 선수들이 세계 대회 우승을 찍으며 다시 한국 핸드볼의 가능성을 되살려놓은 것입니다. 결승전 상대는 결정적일 때마다 우리에게 패배를 안겼던 덴마크였습니다. 모두의 활약이 빛났지만 김민서(황지정산고)가 시선을 붙잡았습니다.

김민서의 키는 160cm, 몸무게는 58kg입니다. 핸드볼 선수론 너무 작습니다. 결과적으론 키가 중요한 게 아니었습니다. 180cm가 훌쩍 넘는 유럽의 선수들 틈을 비집고, 또 속이면서 슛을 때리고 패스를 넣어주며 코트를 휘저었습니다. 김민서의 포지션은 센터백입니다. 핸드볼의 센터백은 축구로 따지면 공격형 미드필더, 농구로 치면 가드에 해당하는 자리입니다. 공격을 지휘하는 몫을 도맡죠. 우리 핸드볼은 늘 뛰어난 센터백과 함께했습니다.

 
김민서는 센터백입니다. 한국 핸드볼의 공격을 지휘하는 역할을 했습니다. (사진=국제핸드볼연맹)김민서는 센터백입니다. 한국 핸드볼의 공격을 지휘하는 역할을 했습니다. (사진=국제핸드볼연맹)
아시아핸드볼연맹은 최근 김민서를 집중 조명했습니다. '김민서는 수비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한 센터백'이라면서 '상대가 막아서면 다른 동료들에게 도움을 주고, 한국의 팀플레이를 막아서면 김민서가 그 방어망을 뚫는다'고 평가했습니다. 이번 대회 가장 키 작은 선수로 꼽히는 김민서는 최우수 선수에 올랐습니다.

 
한국 핸드볼은 청소년 대회에서 정상에 서며 그 가능성을 입증했습니다. 빠른 핸드볼, 기술의 핸드볼에 매료된 외국인 팬들도 많았습니다. (사진=국제핸드볼연맹)한국 핸드볼은 청소년 대회에서 정상에 서며 그 가능성을 입증했습니다. 빠른 핸드볼, 기술의 핸드볼에 매료된 외국인 팬들도 많았습니다. (사진=국제핸드볼연맹)
#한국의 핸드볼은 축구의 브라질과 같은 경탄을 불러내곤 합니다. 이번 대회에서도 우리 핸드볼을 응원하는 외국인들이 많았다고 하죠. 상대를 농락하는 드리블 기술, 빠른 전개, 과감한 패스까지, 그들에겐 쉽게 볼 수 없는 핸드볼이었을 것입니다. 핸드볼 세계에 기술과 패스의 미학을 보여주는 것, 한국 핸드볼에 열광하는 이유입니다. 키 작은 센터백 김민서의 핸드볼에 매료된 이유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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