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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가처분 신청 '완패'…정진석 "법원 현명한 판단 감사"

입력 2022-10-06 19:13 수정 2022-10-06 1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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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오늘(6일) 오후에 나온 속보죠,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가 '정진석 비대위'를 상대로 낸 가처분 신청 결과가 나왔습니다. 재판부는 '기각' 또는 '각하' 결정을 내리면서, 국민의힘 지도부의 손을 들어줬죠. 정진석 비대위원장은 법원의 현명한 판단에 감사의 뜻을 전했고, 이준석 전 대표는 "더 외롭고 고독하게 제 길을 가겠다"는 입장을 내놨습니다. 잠시 후에 국민의힘 윤리위도 열리는데, 이 소식까지 조익신 멘토가 정리했습니다.

[기자]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가 '정진석 비대위'를 상대로 낸 가처분 신청, 법원이 국민의힘 지도부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핵심 쟁점, 1차 가처분 판단 때 지적을 받은 '비상상황'의 정의 문제였죠. 국민의힘은 법원의 결정을 최대한 존중한다며 당헌·당규를 개정했는데요.

[전주혜/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 (지난달 28일) : 법원의 결정을 최대한 존중을 해서 당헌을 정비를 했습니다. 그 부분, 특히 최고위원의 기능 상실이라는 그러한 굉장히 불명확하고 또한 모호한 그런 개념을 저희가 정리를 했고요. 거기에 따라서 새로운 비대위를 발족을 했습니다.]

이 전 대표는 민주적 절차를 무시한 소급 적용이라고 반발을 했었죠.

[이준석/전 국민의힘 대표 (지난 4일) : 법원의 판결도 무시하고 당헌·당규를 졸속으로 소급해서, 개정해서 스스로의 부끄러움을 덮으려고 하는 행동은 반헌법적입니다.]

이 전 대표의 주장,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소급입법 금지, 정당의 당헌에 직접 적용되긴 어렵다는 겁니다. 이 전 대표는 개정 당헌이 전당대회의 추인을 받지 못했다는 점도 문제를 삼았었는데요. 이 역시 법원은 다른 판단을 내렸습니다. 정당에게 주어진 재량의 영역이라는 겁니다.

[서울남부지법 제51민사부 (음성대역) : 정당 민주주의를 구현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으며, 예외적인 상황에서의 비상대책위원회 설치는 대의기구의 형성 및 그 권한 분배에 관한 선택으로써 정당에게 주어진 재량의 영역에 해당한다.]

이 전 대표는 이번 당헌 개정이 처분적 성격을 지닌다고도 주장했었죠. 본인을 쫓아내기 위한 조치라고 반발했는데요.

[이준석/전 국민의힘 대표 (지난달 28일) : 다른 것보다도 최근에 경제 상황이나 이런 게 굉장히 어렵고 이런데, 제발 좀 다들 정신을 차리고 이준석 잡기가 아니라 물가 잡기, 환율 잡기에 좀 나섰으면 하는 그런 생각입니다.]

[전주혜/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 (지난달 28일) : 당헌 개정이 이준석 전 대표를 쫓아내기 위해서 우리가, 국민의힘이 그 계획 하에 만들었다는 이 논리가 인정이 되어야 되는 것인데요. 그것은 천동설과 같은 이야기입니다.]

이 역시 법원은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서울남부지법 제51민사부 (음성대역) : 비상대책위원회 설치는 전국위원회의 의결을 거친 비상대책위원장 임명과 상임전국위원회의 의결을 거친 비상대책위원 임명으로 완료되므로, 이 사건 개정당헌이 직접 채권자에게 권리나 의무를 발생하게 하는 처분적 성격을 가진다고 할 수 없다.]

법원이 이 전 대표의 가처분 신청을 기각하면서 '정진석 비대위'는 법적인 정당성을 확보하게 됐는데요. 정진석 비대위원장은 "법원의 현명한 판단에 감사드린다"면서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튼실하게 뒷받침하겠다"는 각오를 다졌습니다.

[정진석/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 심기일전해서 하나 된 힘으로 앞으로 전진하고 국가와 국민을 위해서 최선의 헌신으로 봉사할 것을 다짐 드리겠습니다.]

이 전 대표도 재판부에 감사를 표하며 자신의 입장을 밝혔는데요. 더 외롭고, 고독하게 제 길을 가겠다고 말했습니다.

[이준석/전 국민의힘 대표 (음성대역) : 두 번의 선거에서 이겨놓고 무엇을 위해 싸워야 하는지 때로는 허탈했지만 사명감을 가지고 덩어리진 권력에 맞서 왔습니다. 의기 있는 훌륭한 변호사들과 법리를 가지고 외롭게 그들과 다퉜고, 앞으로 더 외롭고 고독하게 제 길을 가겠습니다.]

이 전 대표와 가까운 김웅 의원은 "법원의 결정은 존중돼야 한다"면서도 "제비를 쏜다고 봄을 멈출 순 없다"는 소회를 밝혔습니다.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의 추가 징계 여부, 오늘 밤, 윤리위 심의를 앞두고 있죠. 이 전 대표는 윤리위를 앞두고 '표현의 자유 분쟁 3종세트'라는 글을 올렸는데요. 본인과 MBC, 그리고 여고생과 다툼을 벌이고 있는 여권을 꼬집은 겁니다.

이 전 대표는 교양도서 한 권도 소개를 했습니다. '양두구육'이란 사자성어가 적힌 이 책, 이제 금서로 지정될 날이 다가오는 듯하다면서 말입니다.

오늘 열리는 윤리위, 이 전 대표는 참석하지 않을 가능성이 큰데요. 앞서 이 전 대표 측은 윤리위가 보내온 소명 요청서를 문제삼고 나섰죠. 구체적인 징계 사유조차 적시하지 않았다며 도대체 뭘 소명하라는 거냐, 따져 물었습니다. 조선 시대 원님 재판 같다는 겁니다. 앞서, 추가 징계를 개시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도 구체적인 이유에 대해선 말을 아꼈었죠.

[이양희/국민의힘 윤리위원장 (지난달 18일) : 모욕적, 비난적 표현 사용 및 법 위반 혐의 의혹 등으로 당의 통합을 저해하고 당의 위신을 훼손하는 등 당에 유해한 행위. {어떤 표현이 문제가 되었던 건가요?} 아 그건 언론에 많이들 쓰셨죠. {개고기, 신군부 그 단어가 맞나요?} 꼭 그렇게 우리가 규정해서 말을 안 하겠습니다.]

다만, 당 지도부가 앞서 힌트를 주긴 했습니다.

[양금희/국민의힘 원내대변인 (8월 27일) : '개고기', '양두구육', '신군부'발언 등 당원들에게 모멸감을 주는 언행…]

이 전 대표 측은 소명을 준비할 시간이 부족하다는 점도 지적했는데요. 통상 열흘 이상의 기한을 부여해야 한다는 겁니다. 공교롭게도 이양희 윤리위원장의 임기, 이달 14일까지죠. 자연스럽게 이런 분석도 따라붙었습니다.

[김준일/뉴스톱 대표 (YTN '뉴스LIVE') : 이준석 대표가 지금 날아온 소명하라는 내용이 어떤 내용이 있는지 잘 모르겠다면서 시간을 조금 끌어서 이양희 위원장의 임기가 끝나려는 걸 기다리는 것 아니냐…]

국민의힘 지도부, 이 전 대표가 제기한 절차적 문제를 해결하면서도 이 전 대표의 징계에도 차질이 생기지 않을 묘수를 찾아냈습니다. 이 위원장의 임기를 1년 연장한 겁니다.

[김병민/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 : (위원장)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관련된 현안들이 많이 남아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관련된 현안에 대한 연속성을 위해 오늘 중앙윤리회 위원장 및 위원회에 대한 연임안도 함께 가결이 되었습니다.]

이 위원장이 풀어야할 연속성 있는 현안, 이 전 대표의 징계 문제 밖에는 없죠.

[허은아/국민의힘 의원 (BBS '전영신의 아침저널' / 지난달 29일) : 숙제를 풀어야 되기 때문에, 그 숙제를 풀기 위해 자기가 임기 마무리 전까지 무언가를 꼭 해야 된다고 생각하시는 것은 아닌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임기가 늘어나며 숙제 마감의 압박에선 일단 벗어났습니다. 때문에 굳이 오늘 징계에 나서지 않을 거란 관측도 나오는데요. 이 전 대표 측은 오늘도 징계 사유를 밝히라며 "유령 징계를 중단해야 한다" 강하게 반발했죠. 윤리위 출석을 거부한다는 뜻을 다시 한번 내비친 셈인데요. 제대로된 소명 절차도 없이 징계를 하기엔 정치적 부담이 따른다는 겁니다.

여기에 여권에 대한 여론이 썩 좋지 못한 것도 변수입니다. 이 전 대표의 강아지에 빗댄 발언, '표현의 자유' 문제와 얽혀 있죠? 당내에선 윤리위가 반헌법적이란 비판까지 나왔습니다.

[하태경/국민의힘 의원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 : 윤석열 정부가 표방하는 최고의 가치가 자유고, 표현의 자유고, 정치적 발언의 자유가, 정치적 표현의 자유가 있는데 한마디 할 때마다 징계 심사에 올린다? 결과적으로 징계가 안 떨어질지라도 이런 걸 심사한다는 것 자체가 반헌법적인 거예요. 반헌법 기구가 돼버렸어요.]

'표현의 자유'는 물론 '언론의 자유' 문제까지 걸린 MBC 자막 논란, 이 전 대표와 MBC가 동병상련이란 평가까지 나왔는데요.

[신인규/국민의힘 바로세우기 대표 (CBS '박재홍의 한판승부' / 지난달 29일) : 넌 나에게 모욕감을 줬어. 이준석 대표에게 모든 책임을 지금 뒤집어씌우는… 예를 들면 지금 뭐, 대통령의 실언에 대해서 MBC가 다 모든 책임 뒤집어쓰고 있지 않습니까?]

대통령실이 직접 MBC에 공문까지 보냈죠. 오늘 나온 여론조사 결과입니다. '언론을 탄압하는 과도한 대응'이라는 응답이 59%, 적절한 대응이란 답변은 30%에 그쳤습니다. 여기에 이번 비속어 논란, 국민 열명 가운데 일곱명은 윤석열 대통령이 사과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최근엔 문화체육관광부가 여고생과 다투는 모습까지 연출했죠. '풍자'를 '정치적 의도'라고 해석해서 말입니다. 이 역시 '표현의 자유' 문제와 닿아있습니다.

[윤석열/당시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 : (자유롭게 정치풍자를 할 수 있도록 도와주실 건가요?) 그건 도와주는 게 아니라 SNL의 권리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이 전 대표 징계라, 과연 지지율에 도움이 될까요.

[배종찬/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 (YTN '뉴스LIVE') : 국민의힘 지지율도 그렇고 대통령의 국정운영도 부담이 될 수밖에 없어요. 지금 뭐, 엎친 데 덮친 격이 될 수 있으니까.]

더욱이 오늘 이 전 대표가 낸 가처분 신청 결과도 나왔죠. 모두 기각이었습니다. 당의 큰 걱정거리가 사라진 상황에서, 굳이 무리하게 이 전 대표를 추가 징계할 이유가 있느냐는 이야기도 나오는데요. 다만, 이 전 대표 측에선 이번 가처분 결과가 오히려 윤리위에 징계의 명분을 줄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습니다. 허은아 의원은 "오늘 법원의 결정을 이준석 대표에 대한 마녀사냥식 추가징계의 명분으로 삼는 일은 없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는데요. 징계 여부에 대한 판단, 어디까지나 이양희 위원장의 몫이겠죠? 당내에선 제명부터 당원권 추가 정지까지 여러 시나리오가 흘러나오고 있는데요. 윤리위의 심의 결과, 일단은 지켜봐야할 듯합니다. 다만, 징계가 이뤄진다면 징계 수위가 어떻든 답은 이미 정해져 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죠. 오늘의 정치 인사이드 이렇게 정리합니다.

[신인규/국민의힘 바로세우기 대표 (CBS '박재홍의 한판승부' / 지난달 29일) : 36개월을 하든, 탈당 권유를 하든, 제명을 하든, 사실상 정치적으로 당해야 될 효과는 사실상 똑같습니다. 그러니까 대표권을 박탈하는 것과 똑같거든요. 이런 식의 답을 정해 놓은 징계, 제가 이걸 답정너 징계라고도 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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