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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노재승 '김구 비하' 발언, 역사학자들의 진단은?

입력 2021-12-09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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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노재승 전 위원장이 사퇴했고, 사과도 했지만 과거 발언이 팩트에 기반한 것이냐, 아니냐를 따지는 일은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저희 팩트체크팀이 백범 김구 선생을 비하한 주장을 확인해봤습니다.

최재원 기자입니다.

[기자]

노재승 전 국민의힘 공동선대위원장이 지난 광복절에 쓴 소셜미디어 글입니다.

김구 선생에 대해 "국밥 좀 늦게 나왔다고 사람을 죽였다"고 깎아내립니다.

온라인상에도 비슷한 얘기가 퍼져있습니다.

노 전 위원장이 말한 건 '치하포 사건'입니다.

김구 선생은 명성황후가 시해된 직후인 1896년, 황해도 치하포의 한 주막에서 스치다 조스케라는 일본인을 살해합니다.

곧바로 "국모의 원수를 갚으려고 이 왜를 죽였노라"는 포고문을 남겼습니다.

백범일지에는 칼을 들고 조선인처럼 옷을 입은 일본인을 보자 "국모를 죽인 놈이거나 공범", 아니더라도 "국가와 민족에 독균이 되는 자"라 생각했다고 적었습니다.

그럼 '국밥' 때문이란 주장은 어디서 나온 걸까? 김구 선생 체포 후 기록된 조서에는 "여점원이 그 사람에게 먼저 밥상을 줘 마음으로 심히 분개했다"고 말한 부분이 나옵니다.

그러나, 일본인임을 알아보고 "불공대천의 원수"라 생각했다는 진술도 곧바로 이어집니다.

다른 날 조서를 보면 "원통함을 품고 국모의 복수를 위해 의거를 일으켰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양윤모/인하대 사학과 초빙교수 : 황해도 해주 감옥에 있을 때부터 초지일관 주장을 합니다. 명성황후 복수와 일본군의 침략행위에 대한 보복, 이런 진술이 일관되게 나오고 있어요.]

학계에서 기억에 의존한 백범일지에 오류가 많다고 지적해온 건 맞습니다.

특히 김구는 살해한 일본인이 군인이라고 생각했지만, 기록을 살펴보면 군인이 아니었을 가능성이 큽니다.

다만, 1896년 당시 조선은 명성황후 시해와 단발령 포고로 각지에 의병이 일어나고 반일감정이 폭발하던 시기였습니다.

치하포 사건을 연구하고 백범일지의 사실관계를 바로 잡은 학자들에게 의견을 물었습니다.

초기 행적을 더 입체적으로 볼 필요는 있지만, 김구 선생을 단순한 강도 살인범처럼 보는 건, "몰역사적이고 극단적인 주장"일 뿐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영상디자인 : 김충현)
※JTBC 팩트체크는 국내 유일 국제팩트체킹네트워크(IFCN) 인증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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