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서울 대치동의 한 아파트에서 일하던 70대 경비 노동자가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유서에는 관리 책임자로부터 괴롭힘을 당했다고 적혀있었습니다.
먼저 김필준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서울 강남구 대치동의 한 아파트, 경찰 옆에 운동화 한 짝이 놓여있습니다.
70대 경비 노동자 박 모씨의 신발입니다.
박 씨는 오늘(14일) 아침 출근 직후인 오전 8시 20분쯤 근무하던 아파트 주차장 인근에서 숨진채 발견됐습니다.
불과 40분 전 동료에게 유서를 보냈는데, 관리책임자의 갑질 때문에 힘들다는 등의 내용이었습니다.
유서 첫 줄부터 "나를 죽음으로 끌고가는 관리자는 자신의 정신적 육체적 고통에 책임져야 한다"고 적었습니다.
동료들도 박 씨가 관리책임자 때문에 힘들었다고 전했습니다.
[박씨 동료 : '지시하면 복명복창해야지' 군대도 아니고 그런 식으로 인격적으로 모욕을 많이 줬더라고요. 매일 한 시간씩. 직원들을 시켜서 사진 찍어 보내라, 근무 제대로 안 하고 졸고 있는 사람 보내라… 하나의 갑질이죠. 툭하면 큰소리치고.]
경비대장이었던 박 씨는 사흘 전 일반 경비원으로 강등을 당했다고 합니다.
[박씨 동료 : 얼마나 심리적 압박을 받고 그랬으면 거기서…]
이에 대해 해당 관리책임자는 JTBC에 "박씨에게 정신적 육체적 고통을 준적이 없다"며 "강등이 아니라 본인이 원해서 인사조치를 한 것 뿐"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어 "유서에도 내가 어떤걸 괴롭혔는지 구체적인 내용이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영상디자인 : 강아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