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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20시간 만에 길 뚫었지만…'흙더미 터전'에 눈물

입력 2022-08-10 19:58 수정 2022-08-12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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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경기도 남한산성 인근에서 산사태가 나면서 주민 300여 명이 살고 있는 한 마을이 고립되기도 했습니다. 고립된 지 20시간 정도 만에 가까스로 진입로가 뚫렸는데, 아직 산속에는 대피하지 못한 주민들이 있다고 합니다.

이해선 기자가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기자]

마을 입구에 나무와 바위가 뒤엉켜있습니다.

조금 더 안으로 들어가자 가전제품들이 흙더미에 파묻혀있습니다.

지난 8일 새벽, 폭우로 인한 산사태로 남한산성 검복리 마을은 18시간 동안 고립됐습니다.

[강윤희/마을 주민 : 너무 무서웠어요. 무슨 지진 난 줄 알았어요. 갑자기 하늘에서 막 벼락, 천둥 번개가 치더니 난리가 났어요. 나무도 막 떨어지고 내려오고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됐어요.]

급하게 몸만 빠져나온 주민들은 마을회관에서 뜬눈으로 이틀을 지새웠습니다.

인근 전봇대가 쓰러지면서 전기와 인터넷마저 끊겼습니다.

[김병철/마을 주민 : 라면 하나 끓여 먹더라도 이 전기를 이용해야 되는데 밥을 못 먹어. 어제 저녁에도 못 먹었지 오늘 아침 못 먹지. 개인 한 사람으로서 너무나 힘드니까, 눈물 나려고 하는데…]

전봇대와 변압기는 바로 앞 가정집 지붕 위에 떨어졌습니다.

[서강민/마을 주민 : 드드득 하더니 (전봇대와 변압기가) 이제 쏟아져 내려왔죠 순간적으로. 저는 이제 안으로 뛰어들어왔고 119 불러달라고 했는데 가스 냄새가 너무 많이 나가지고…]

고립됐던 마을은 어젯밤(9일) 9시에 간신히 입구가 뚫려 구호 물품들을 전달받았습니다.

마을회관까지만 길이 뚫렸고 주민들이 사는 집은 아직 흙더미 속에 파묻혀 있었습니다.

[이거 떠내려온 거예요? {네.}]

밖으로 나가지 못하는 주민들은 택배와 구호물품을 창문을 통해 받았습니다.

[방주원/고립된 마을 주민 : (같이 안에 계신) 어머님이 뇌졸중 환자다 보니까 이게 더위, 위생 그리고 주변환경 그런 게 조건이 맞으셔야 되는데 지금 후덥지근한 데다가 선풍기도 없지 에어컨도 안 되지 그게 좀 어려운 쪽이에요.]

산 꼭대기에 있던 카페는 아수라장이 됐습니다.

위에서부터 산길을 따라 내려온 토사물은 가장 앞에 있는 이 카페를 먼저 강타했습니다.

여길 보시면 토사물이 지나간 높이가 제 키보다 높은 것을 볼 수 있는데요.

이 토사물은 카페를 지나 바로 뒷집의 벽까지 허물었습니다.

[박용욱/카페 사장 : 여기에 저희 단골 손님이 가서 웨딩 촬영하고 손님이 이쪽에 밖에 테이블이 있었는데 거기에 앉아서 그림을 그려가지고 여기 오래된 벽돌 느낌으로 살려서 이렇게…]

광주시는 가용 가능한 인력과 장비를 총동원해 피해를 복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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