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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서울시, 3년 전 홍보한 '1시간 전 침수경보'는 가동됐나?

입력 2022-08-10 20:28 수정 2022-08-11 13:44

정부 안내 '산사태 신고 번호' 눌렀더니 "대리운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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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안내 '산사태 신고 번호' 눌렀더니 "대리운전입니다"

[앵커]

이번 집중호우 사태를 겪으면서 재난 예측 시스템의 한계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많습니다. 그런데 저희 취재 결과, 이미 3년 전에 서울시가 동네별로 침수 위험을 1시간 먼저 예측해서 경고하는 시스템을 운영한다며 대대적으로 홍보한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그런데도 이번에 왜 이랬던 건지 팩트체크 해보죠. 이지은 기자, 이게 구체적으로 어떤 시스템인가요?

[기자]

2019년 5월 서울시가 낸 보도자료를 먼저 보시겠습니다.

기상청 자료를 활용해 서울의 비구름 이동경로를 추적하고요.

각 지역의 강우량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해서 미리 침수 사고를 막는 경보를 내린다는 내용입니다.

침수 위험도는 지역별로 80개씩의 시나리오로 만들고 즉시 가동해서 2019년 여름부터 선제적으로 대응을 하겠다고 했습니다.

[앵커]

그런데 실제로는 이렇게 안 되잖아요.

[기자]

침수 예측, 침수 위험 예측 시스템이 왜 가동이 안 됐는지 취재를 해 봤습니다.

그랬더니 서울시는 아직 개발을 완료하지 못해서 공개할 단계가 아니라고 했습니다.

현재 이 시스템은 여전히 연구용역이 진행 중인 단계였습니다.

[앵커]

그러면 만약에 이 시스템이 제대로 가동이 됐다면 이런 피해는 막을 수가 있었을까요?

[기자]

개발업체를 통해서 사고가 난 지역의 인근을 저희가 시뮬레이션을 해 봤습니다.

아직 시험단계인 시스템이기는 한데요.

1시간 동안 내린 비의 양이 많아질수록 이렇게 피해 지역이 넓어지는 걸 보실 수 있습니다.

사고 시각쯤에 이 지역 강우량을 대입해 보면 사고가 난 주택도 침수될 것으로 예측이 됐습니다.

좀 더 일찍 검증이 돼 활용이 됐다면 미리 대피할 수 있는 시간이 확보될 수 있었을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그리고 또 한 가지 살펴볼 게 있는데 이번처럼 이제 집중호우가 쏟아져내리면 산사태가 또 걱정이잖아요. 그런데 정부가 산사태가 발생하면 구조 요청을 이 번호로 해라 이렇게 홍보를 한 번호가 조금 엉뚱한 곳으로 연결이 된다면서요.

[기자]

정부가 운영하는 국민재난안전포털에 들어가서요, 그리고 산사태 대응 요령을 보시면 119 또는 1688로 시작하는 번호로 구조를 요청하라고 써 있었습니다.

이 번호는 산림항공구조대라고도 해 놨습니다.

국립산림과학원이 SNS를 통해 배포한 대응 요령에도 똑같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실제 전화를 해 보니 이렇게 나옵니다. 들어보시죠.

[1688-3XXX 상담원 : 안녕하세요. 언제나 최고의 서비스로 보답하겠습니다. (산림항공구조대 아닌가요?) 대리운전입니다. (언제부터 대리운전 번호가 된 거죠?) 글쎄요. 저희도 착신만 받는 번호입니다.]

[앵커]

좀 황당한데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가 있는 거죠? 어떻게 대리운전으로 연결이 되는 거죠?

[기자]

이 번호는 산림청이 2007년에 처음 개통을 했습니다.

이후 한 5년 정도 사용을 하다가 재난통신망 번호가 통합이 되면서 이 번호는 없어진 겁니다.

그런데도 한 10여 년이 지난 뒤까지 버젓이 이렇게 써 있는 거죠.

국민재난안전포털을 담당하는 행정안전부와 또 산림청에 취재를 했더니 지금껏 몰랐다, 확인 후에 조치하겠다고 해명했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이지은 기자가 전화를 해서 알려줘서 그제야 번호를 내렸다는 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그래서 오후 5시쯤 포털에서 삭제를 했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이지은 기자 아니었으면 앞으로도 수많은 시민들이 거기로 엉뚱하게 전화를 했었겠네요. 잘 들었습니다. 팩트체크 이지은 기자였습니다.

※JTBC 팩트체크는 국내 유일 국제팩트체킹네트워크(IFCN) 인증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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