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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카메라] 흙탕물투성이 된 마을…원인 놓고 '네 탓' 공방

입력 2022-08-17 20:55 수정 2022-08-17 2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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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비 피해를 입은 마을은 온통 흙탕물투성이가 됐는데, 공공기관과 공사업체들은 서로 상대방 탓이라며 책임을 떠넘기고 있습니다. 그 사이에서 미리 막을 수 있었던 피해를 입은 마을 주민들의 가슴만 더 타들어 가고 있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던 건지, 밀착카메라 이예원 기자가 따라가 봤습니다.

[기자]

세차게 내리는 비에 차가 미끄러지고, 엔진오일 가게에 쌓아둔 기름통이 쏟아지며 아수라장이 됩니다.

자동차정비소에 세워둔 차량도 잠겼고, 근처 편의점도 마찬가집니다.

가게를 뒤덮은 건 누런 흙탕물.

상인들은 한 공사 현장을 지목합니다.

[A씨/피해 상인 : 아직 흙탕물이 그대로 있어서 공사 때문이라고 저희는 판단하고요.]

근처에선 2018년부터 도로를 6차선으로 확장하는 공사중입니다.

6월부터 터파기 등을 해왔는데, 물길을 제대로 만들지 않았다는 겁니다.

[B씨/피해 상인 : 물이 흘러갈 수 있는 길을 만들어놓고 공사했으면 괜찮았을 텐데, 다 역류를 한 거죠.]

자정에 가까운 시간, 다시 현장으로 와봤습니다.

밤에 비가 온단 예보가 있었지만 바람만 불고 비는 내리지 않습니다.

그런데 옆에 굴삭기가 있습니다.

혹시나 또 폭우로 흙탕물이 넘칠까봐 밤샘 대기하는 겁니다.

그런데 공사 발주처인 서울지방국토관리청과 시공사는 진짜 원인은 도로 반대편 소하천에 쌓인 제방이라고 주장합니다.

정상적으로 배수로를 통해 빗물이 흘렀다면 문제가 없었을텐데, 제방이 무너져 빗물이 사방으로 퍼졌고 농경지를 지나 도로 반대편 마을까지 침수됐다는 겁니다.

[시공사 현장소장 : 여긴 하천이 크고 여긴 비교적 작습니다. 큰 쪽에서 물이 터지니까 이 작은 곳에서 물을 다 수용을 못 하는 거예요.]

심지어 이미 6월부터 세차례 터져 직접 농어촌공사에 민원까지 넣었다고 말합니다.

[시공사 현장소장 : 복구를 좀 해달라고 요청했는데, 와서 임시로 한 게 톱 마대를 쌓아가지고. {세 번 다요?} 네.]

둑은 무너진 상태 그대로 남아있습니다.

흙이 제 허리만큼 쌓여있는데, 옹벽 사이사이 흙이 쓸려 내려 오며 경사면이 만들어진 겁니다.

근처 상인들은 지자체와 농어촌공사에 계속 민원을 넣었지만 제대로 해결되지 않았다고 말합니다.

[C씨/피해 상인 : 세 번째까지 수수방관하고 있고. 그럼 우리는 뭐 비 오지 말라고 무슨 제사 지내야 되는 것도 아니고.]

[D씨/피해 상인 : 민원을 넣었는데 걱정하지 말란 얘기만 들었고요.]

[E씨/피해 상인 : 관할을 따지기 전에 물꼬를 잡아주면 이런 일 없다고요.]

농어촌공사는 이번 피해가 제방 때문이라 단정할 순 없다면서도, 복구하겠다고 했습니다.

[한국농어촌공사 평택지사 관계자 : 구조물을 앉혀야 될 것 같아요, 콘크리트 구조물을. 우리 유지관리 사업비 그런 걸 확보하든지.]

하지만 보상까진 먼 길입니다.

[경기 화성시청 관계자 : 보상비가 아니고 복구비로 나가다 보니 피해액만큼의 금액은 받지 못하는, 이게 부적절하다 하시면 보통 소송을 통해서…]

쏟아지는 비가 드러낸 건 흙바닥 뿐만이 아닙니다.

큰 문제 없을 거라며 넘긴 순간들이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지도 함께 드러났습니다.

(VJ : 김대현 / 영상디자인 : 신재훈 / 인턴기자 : 이동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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