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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동 90도 사과했지만…'내부총질 문자' 여권 후폭풍

입력 2022-07-27 18:36 수정 2022-07-27 1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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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 권성동 당대표 직무대행이 주고받은 텔레그램 메시지의 후폭풍이 거셉니다. 윤 대통령이 이준석 대표를 가리켜 '내부 총질이나 하는 당대표'라고 표현했고 그 파장이 커진거죠. 권 대행은 90도로 고개를 숙였고 대통령실도 진화에 나섰습니다. 하지만 이 대표는 '양두구육'이라고 맞받아쳤는데, 박준우 마커가 '줌 인'에서 관련 소식 정리했습니다.

[기자]

권성동 국민의힘 당대표 직무대행, 최근 '9급 공무원 비하 발언'으로 진땀을 뺏었죠. 그 일로 사과한 지 일주일도 지나지 않아 이번에 불명예 훈장을 하나 더 추가했습니다. 당내 공식 '트러블메이커'로 자리매김하는 모양새인데요.

어제(26일) 대정부질문으로 언론의 관심이 집중된 국회 본회의장, 여기서 권 직무대행이 윤석열 대통령과 주고받은 개인적인 텔레그램 메시지가 포착됐습니다. 윤 대통령이 권 대행에게 "내부 총질이나 하던 당대표가 바뀌니 당이 달라졌다"라는 칭찬 메시지를 날렸죠. 윤핵관 중의 윤핵관으로 꼽히는 권 대행은 곧바로 충성 맹세로 화답합니다.

"대통령님 말씀 받들어 당정이 하나 되는 모습을 보이겠습니다"라고 답장했는데요. 윤 대통령은 흡족한 듯 이렇게 체리 캐릭터가 '엄지척'하는 이모티콘을 보냅니다.

권 대행의 스마트폰 노출 사고, 당연히 본인이 의도한 건 아니었겠죠. 주변에 보이지 않게 일부러 플립폰을 접어서 메시지를 보내고 있는 것 같은데요. 더군다나 권 대행은 과거에도 이미 비슷한 사고를 겪었던 적이 있습니다.

[JTBC '정치부회의' (2014년 10월 10일) : 새누리당 권성동 의원, 국감 도중 스마트폰으로 비키니를 입은 여자 보다가 카메라에 딱 걸렸습니다. 조작 실수였다고 해명했는데, 뭐 저도 방송 중에 그런 사진 보다 걸리면 그렇게 얘기할 거 같네요.]

[김종민/당시 정의당 대변인 (2014년 10월 10일) : 비키니에 한 눈 팔 시간에 민생에 눈을 기울였다면 이런 일이 벌어졌을 리 만무합니다. 이래저래 권성동 의원은 환노위 국감장에 앉을 자격을 잃은 것 같습니다.]

지난 2014년 국감 도중 스마트폰으로 비키니를 입은 여자 사진을 보다 기자들에게 딱 걸렸었죠. 이런 트라우마 때문에라도 더더욱 주의를 기울였을 텐데요. 하지만 집념의 사진 기자들에게 또다시 걸리고 말았습니다. 사실 이번 사고에 비하면 비키니 사고는 양반이란 평가가 나왔는데요. 그냥 메시지도 아닌 대통령의 의중이 담긴 메시지가 일반에 노출된 건 초유의 일이기 때문입니다. "내부 총질이나 하던 당 대표", 이준석 대표를 향한 윤 대통령의 불편한 속마음이 엿보이는 내용이죠.

[김용태/국민의힘 최고위원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대통령께서 당대표를 싫어하셨다는 소문이 원치 않는 방식과 타이밍에 방증된 것 같아서 정말 유감스럽고요.]

실제 윤 대통령은 대선 과정에서 이 대표와 몇 차례 마찰을 빚었죠. '제2의 옥새 들고 나르샤' 파동부터 '선대위 사퇴'까지 공개적으로 드러난 큰 고비만 2차례였는데요. 당시 일련의 사건들을 두고 제가 준석열 브라더스의 '연애의 온도'란 이름을 붙이기도 했었죠.

[영화 '연애의 온도' : 너 도대체 애가 왜 그래. 왜 그렇게 다 네 마음대로야?]

[윤석열/당시 국민의힘 대선후보 (지난해 12월 1일) : 본인 휴대폰을 다 꺼놓고 있다고 했기 때문에 그렇게 뭐 무리하게 해서 막 연락을 하는 것보다 이제 좀 부산에 있다고 하니까 좀 생각도 정리하고 이렇게 해서 다시 당무에 복귀하게 되면 얼마든지…]

[영화 '연애의 온도' : 내가? 내가 내 마음대로라고? 하나부터 열까지 다 맞춰주고 있는데 뭐가 내 마음대로라고?]

[이준석/국민의힘 대표 (JTBC '뉴스룸' / 지난해 12월 2일) : 저는, 당대표는 적어도 대통령 후보의 부하가 아닙니다. 같이 협력해야 되는 관계이고…]

당장 당내에선 권 대행의 부주의한 행동에 비판이 쏟아졌습니다. 권 대행이 사퇴해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나왔는데요. 정치 베테랑인 권 대행도 메시지가 공개된 순간, 머리가 하얘졌을 듯합니다. '어떡하지'란 네 글자만 맴돌았을 텐데요.

서둘러 사태 진화에 나섰습니다. 일단 고개부터 숙였는데요.

[권성동/국민의힘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 : 사적인 문자 내용이 저의 부주의로 인해 유출·공개되어서 국민 여러분들께 심려를 끼친 점에 대해서 당원 및 국민 여러분들께 송구하게 생각합니다. 그리고 사적인 문자가 본의 아니게 이렇게 유출됐기 때문에 그 내용과 관련된 질문에 대해서는 제가 확인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합니다. 제 프라이버시이고 보호받아야 되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대통령과의 사적 대화 유출은 온전히 자기 책임이란 사과를 내놨죠.

그럼에도 파장은 쉽사리 가라앉지 않는 분위기입니다. 대통령에게 실망했다는 여론이 감지되면서 윤 대통령도 여러모로 난감한 상황에 내몰렸습니다. 윤 대통령으로서는 권 대행의 실수가 답답할 따름일 텐데요. 그렇다고 윤핵관 중의 윤핵관인 권 대행을 내칠 수도 없는 노릇이죠. 반면 내부 총질하는 이 대표가 정말 싫다고 인정할 수도 없는, 그야말로 진퇴양난의 형국에 놓였는데요. 불후의 명코너, '온 더 레코드'를 통해 윤 대통령의 지금 속 마음 함께 들어볼까요?

윤 대통령, 오늘 직접 입장을 밝히진 않았습니다. 외부 일정으로 도어스테핑을 생략한 건데요. 대신 홍보수석이 대리인으로 나섰습니다.

[최영범/대통령실 홍보수석 : (이준석 대표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뜻으로 언급하신 말씀을 제가 한 번도 들은 바가 없습니다. 그니까 어쨌든 우연찮은 기회에 노출된 문자 메시지 하나를 지나치게 확대 해석하거나 거기에 정치적 의미를 과도하게 부여하는 것은 저는 조금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을 합니다.]

윤 대통령이 주변 참모들에게 이 대표에 대해 부정적인 평가를 내린 적 없다는 건데요. 개인 간 주고 받은 메시지를 보도한 언론에도 아쉬움을 나타냈습니다.

[최영범/대통령실 홍보수석 : 개인적으로 주고받은 문자를 저렇게 촬영을 해가지고 이렇게 언론에 공개를 해서 정치적인 쟁점으로 만들고 이슈화하는 것은 저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을 합니다. 대통령께서 최근에 여러 가지 당이 이를테면 좀 어려움을 겪었다가 직무대행을 맡아서 애를 쓰고 있으니 격려하고 덕담하는 차원에서 그런 말씀을 하신 게 아닌가 그렇게 짐작만 하고 있습니다.]

이준석 대표는 대통령실의 해명이 그다지 납득이 가지 않았나 봅니다. 페이스북에 "앞에서는 양의 머리를 걸어놓고 뒤에서는 정상배들에게서 개고기 받아와서 판다"는 메시지를 올렸는데요. 사자성어 '양두구육(羊頭狗肉)'을 의미하는 거겠죠. 윤 대통령과 윤핵관을 겨냥한 글인 듯한데요. 자신의 앞에선 웃고 있지만 뒤에선 딴소리를 하는 행태를 꼬집은 셈입니다. 대통령실이 "이준석 대표도 오해는 하시지 않으리라 생각한다"고 밝힌 데 대해서도 입장을 내놨습니다. "전혀 오해의 소지가 없이 명확하게 이해했다"면서 "못알아들었다고 대통령실이 오해하지 않기 바란다"고 쏘아붙인 건데요. 이 대표는 그간 자신의 징계 배후로 윤핵관을 지목해왔죠. 윤핵관이 윤 대통령의 뜻을 받들어 자신을 축출하려 한다는 의구심을 나타냈었습니다.

[이준석/국민의힘 대표 (YTN '뉴스Q' / 지난 6일) : 가장 신난 분들은 소위 '윤핵관'으로 분류되는 분들인 것 같아요. 그러니까 아까 말했듯이 배 떨어지니까 완전히 까마귀들이 합창하고 있는 그런 상황이죠, 지금.]

결국 이 대표에게 윤 대통령의 텔레그램 메시지는 심증이 확증이 되는 계기였을 텐데요.

이핵관들도 이 대표에 힘을 보탰습니다. '내부 총질'이란 표현이 윤 대통령과 주변 인사들이 이 대표를 의도적으로 토사구팽했다는 의혹을 뒷받침하는 증거라는 주장입니다.

[천하람/국민의힘 혁신위원 (YTN '뉴스킹 박지훈입니다') : 이준석 대표도 사실 윤핵관과의 갈등이 있다라고는 표현했었지만 윤석열 대통령과는 직접적인 갈등을 언급한 바가 없었거든요. 그런 면에서는 이게 윤석열 대통령이 '내부 총질'이라는 어찌 보면 굉장히 강한 워딩을 쓰면서 이준석 대표에 대한 본인의 생각을 드러냈기 때문에 어떤 형태로든 이런 의견들이 윤핵관들에게 영향을 준 것 아니냐라고 하는 의혹은 계속적으로 나올 것 같습니다.]

쓴소리를 내부 총질로 받아들이는 윤 대통령의 인식이 아쉽다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김용태/국민의힘 최고위원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대통령실 실장부터 시작해서 대변인, 수석, 뭐 참모분들 도대체 평소에 대통령하고 당정에 대해서 무슨 말씀을 나누시는 거고 어떤 정보를 드리시길래 대통령께서 내부 총질이라고 인식하신 것인지 좀 당황스럽고요. 대통령께 직언하실 수 있는 참모가 적다는 것이 한 번 더 아쉽네요. 그 자리가 심기 경호만 하는 자리가 아니지 않습니까.]

자, 오늘은 윤 대통령과 권 대행 간 주고 받은 메시지가 불러온 파장을 전해드렸는데요. 좀 더 자세한 내용은 조익신 멘토의 톡 쏘는 정치에서 전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줌 인' 한 마디는 영화 속 한 장면으로 대신합니다.

- 영화 '완벽한 타인'
"카톡 왔숑!"
유해진 : 하...나 진짜...
염정아 : XXXX? 이 사람 뭐예요? 왜 당신한테 욕을 하고 그래요?
조진웅 : 이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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