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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피, 땀, 눈물도 기록하라" 사도광산 피해자 유족, 유네스코에 호소문

입력 2024-07-25 19:08

27일 세계유산위 회의서 등재 결정
국회도 '등재 추진 철회' 결의안 채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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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세계유산위 회의서 등재 결정
국회도 '등재 추진 철회' 결의안 채택



조선인 강제동원 현장인 일본 '사도광산'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여부 결정을 이틀여 앞두고 강제동원 피해자 유족들이 오늘(25일) 21개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국에 "강제동원 피해 사실을 함께 기록해달라"는 내용의 호소문을 보냈습니다.

사도광산 강제동원 피해자들의 아들인 김평순, 노안우, 신경식 씨와 손자인 정승수 씨 등 4명은 실명으로 작성한 호소문에서 "사도광산이 인류 전체의 세계유산으로 환영받기 위해서는 우리 아버지들이 그곳에서 흘린 피와 땀과 눈물, 강제노동의 역사가 반드시 기록돼야 할 것"이라고 호소했습니다.

사도 광산 유적 가운데 하나인 도유 갱 내부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사도 광산 유적 가운데 하나인 도유 갱 내부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인도 뉴델리에서 열리고 있는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WHC) 46차 회의는 오는 26~29일 사도광산을 비롯해 신규 등재 안건 28건에 대한 심사를 진행하는데 관례상 21개 위원국의 전원 동의(컨센서스) 방식으로 결정됩니다. 한국도 위원국에 포함돼 있습니다.

유족들은 호소문에서 "우리 아버지들, 또는 할아버지들은 장시간 강제노동과 배고픔, 고향에 대한 그리움으로 평생 잊을 수 없는 상처를 입었다"면서 "(일본 정부는) 반인도적인 불법행위에 대해 사죄도, 배상도 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한국 민족문제연구소와 일본 강제동원진상규명네트워크 등 한일 시민단체가 지난 4월 펴낸 공동조사보고서에 따르면 1940~1945년 사도광산에는 모두 1519명의 조선인 노동자가 강제동원 됐습니다. 이들은 위험한 갱도 내 작업을 모두 떠맡는 등 열악한 환경 속에서 일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유족들은 "아버지들은 사도광산에서 강제노동에 시달린 후유증 때문에 평생 고통스럽게 살았다"며 "멈추지 않는 기침과 가래, 강제노동으로 망가진 몸으로 제대로 일 할 수 없었고 가족들은 그 고통을 고스란히 함께 겪었다"고 토로했습니다.

앞서 유네스코 자문기구인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ICOMOS·이코모스)도 지난달 사도광산이 세계유산으로 등재되기 위해서는 "전체 역사를 포괄적으로 다루는 시설·설비 등을 갖추라"고 권고하기도 했습니다.

국회도 오늘 본회의에서 '일본 정부의 사도광산 세계유산 등재 추진 철회 및 일본 근대산업시설 유네스코 권고 이행 촉구 결의안'을 채택했습니다. 재석 의원 225명 전원이 찬성했습니다.

결의안은 일본 정부가 사도광산을 세계유산으로 등재하려는 시도에 대해 국회 차원에서 심각한 유감을 표명한다는 내용을 담았습니다. 또 과거사에 대한 일본 정부의 진정한 반성과 책임 있는 자세를 요구하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사도광산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여부는 오는 27일 결정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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