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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먹어야 할 약 5개월간 빠트려…요양원서 지내던 60대 '중태'

입력 2023-09-14 2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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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요양원에서 지내던 60대 남성이 몇 달 사이 수술을 받아야 할 정도로 상태가 갑자기 나빠졌습니다. 수술을 한 대학병원에서 '꼭 먹어야 할 약을 안 먹은 것 같다' 해 알아보니, 정말로 5달 동안 못 먹은 걸로 드러났습니다.

자녀들의 항의에 요양원은 '순환 진료 오는 의사가 처방한 대로 줬다', 의사는 '여러 요양원을 돌다 보니 실수할 수도 있다'는 식이었는데, 이승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요양원에 있던 66살 아버지는 지난 4월 갑자기 상태가 나빠졌습니다.

소변에 피가 섞여 나오고 호흡 곤란이 와서 대학병원으로 옮겼습니다.

[피해자 딸 : 너무 상태가 심각해서 그쪽 요양원에서는 암 환자들이 붙이는 마약 패치가 있대요. 그거를 배에다가…]

신장 결석 수술을 받았고 패혈증과 폐렴이 왔습니다.

지난 2021년 12월부터 요양원 생활을 했는데 그동안 내내 건강이 나쁘지 않았습니다.

지난해 말부터 갑자기 야위더니 몇 개월 사이 상태가 급격히 나빠진 겁니다.

대학병원 의료진은 '꼭 먹어야 하는 약이 빠진 것 같다'고 했습니다.

[{아빠, 몸 어때요? 힘들어?} …]

자녀들은 요양원에 그동안 투약 기록을 요청했습니다.

매일 먹어야 할 심장약과 고혈압약, 비뇨기과 약이 지난해 11월부터 빠졌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피해자 딸 : 단순 감기약이라든가 그런 일반적인 약도 아니고. 저는 이해할 수 없는 노릇이고…]

항상 먹던 약인데 왜 빠졌냐는 질문에 요양원은 '순환 진료 오는 의사가 처방한 대로 줬을 뿐'이라고 했습니다.

[요양원 관계자 : 의사 선생님이 주시는 처방에 의해서 그대로 움직이고 약을 심부름 하는 사람에 불과해요.]

의사를 찾아가 약을 빠뜨리고 처방한 이유를 물었습니다.

[요양원 촉탁의 : 사실 기억이 잘 나진 않아요. 세네 군데 요양원을 다 갔다 와서 처방을 내다보면 빠질 수 있죠, 당연히.]

여러 요양원을 돌면서 처방하다 보니 실수할 수도 있다는 겁니다.

그러면서 요양원에 책임을 넘겼습니다.

[요양원 촉탁의 : 요양원에서 그 얘기를 해야죠. '이 약이 안 왔습니다.']

[피해자 딸 : 환자에 대한 관심이 없었기 때문에 5개월 이상의 긴 시간이 이렇게 지났다고 생각을 하거든요.]

요양원과 의사에겐 한 명 노인일 뿐이지만 한 사람 생명은 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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