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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에게 표현하세요"…아빠가 딸에게 남긴 '캠코더'

입력 2024-10-19 1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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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30대 하늘 씨가 SNS에 올린 '1998년 아빠의 출근길' 영상이 조회수 천만 회를 기록하면서 이걸 본 사람들은 울고 웃었습니다.

우리 모두 가족에게 더 많이 표현했으면 한다는 하늘 씨의 마음을 담아 몽글터뷰 이상엽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조하늘 : 아빠가 출장도 많이 다니셨고 그때마다 편지도 쓰시고 일기도 쓰시고]

아빠는 모든 순간 딸들을 기록했다.

[조하늘 : 해보다 달보다 별보다 이쁜 딸들에게 {'별보다'를 추가하셨네요?} 별을 빠뜨려서]

2019년 아빠의 부고

[조하늘 : 심장마비, 그냥 너무 꿈 같았어요. 너무 갑자기 벌어진 일이다 보니까.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하지?' 아빠가 없는 삶을 생각해본 적이 없는데 아직.]

아빠의 캠코더

[조하늘 : 집 정리를 하면서 제일 구석에 먼지 쌓인 캠코더 박스가 있는 거예요. 최고의 유산을 남겨주신 것 같다. 그냥 그렇게 생각이 들었어요. 아버지가 출근하시는데 가지 말라고 매달리는 바짓가랑이 잡고 늘어지는 모습이고, 아빠가 카메라 보고 '하늘아 숨자' 구석에 괜히 엎드려서 머리만 이렇게. 제가 4살 생일 때 아빠가 무릎에 앉히고 '생일 축하합니다' 노래 불러주는 {아버지가 없는 세상은 어떠세요?} 모든 순간에 다 아빠가 있어요. 모든 계절에 아빠가 다 있고 봄에는 아빠랑 같이 오토바이 타고 벚꽃 보러 갔던 기억 여름에는 해수욕장에서 한 달 내내 거의 살았던 기억 가을에 아빠랑 밤 따러 가고 겨울에 꼭 눈썰매장 데려가서 저희 눈썰매 태워주고, 제가 사춘기 끝날 때쯤 되면 둘째 동생이 사춘기가 오고 둘째가 끝날 때쯤 되니까 막내가 사춘기 와서 사춘기 기간이 되게 길었어요. 따지고 보면 (세 자매가) 한 10년 가까이 짜증도 많이 내고 지금 생각하면 많이 죄송한 것 같아요.]

아빠의 일기장

[조하늘 : 저희한테 한탄하듯이 이야기할 때는 조금 어린 마음에 '나도 힘든데 아빠 힘든 이야기를 자꾸 나한테 하지?' 싫었던 부분도 있었던 것 같아요. 소중한 우리 딸들 이렇게 해서 편지도 써놓으셨더라고요 일기장에. {아빠는 왜 직접 그런 진심을 전하지 않으셨을까요?} 다가가기 어렵고 겁이 나셨던 게 아닐까요? 저희가 그때(사춘기) 당시에는 받아들이지 않았으니까. 내 마음을 가족들한테 한 번이라도 더 표현하는 사람들이 많아졌으면 좋겠어요. 부모님은 그것만 기다리고 있으니까. 저희 아버지도 그러셨고 '추운 날 감기 조심하고' 겨울에 쓰시면서 걱정을 많이 하셨었나 봐요.]

아빠 거기는 안 춥지? 항상 아빠도 건강 조심하고 거기선 아프지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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