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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영예' 노벨상…시상식 불참한 사람들, 왜?

입력 2024-10-19 08:00 수정 2024-10-19 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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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노벨상', 받게 된다면 최고의 영예와 어마어마한 상금이 따라옵니다.
하지만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안 받겠다"는 사람, 또 수상을 막기 위해 방해 공작을 펼친 나라도 있었습니다.
 

"수상 거부한 사르트르"


모든 종류의 상을 거절했던 프랑스 작가 장 폴 사르트르,
1964년 문학상 수상자로 지명됐다는 소식을 듣자 "명단에서 빼달라"고 편지를 씁니다.

[장 폴 사르트르/철학자·작가]
"(정치적으로 다른 길을 가던) 나를 용서하고 상을 줄만 하다는 거예요. 끔찍하지 않나요?"

"내 말과 행동에 '노벨상 수상자'라는 딱지를 원치 않는다" "수상자가 서구에 편중돼 있다"는 이유를 들었습니다.

자기 의지로 수상을 거부한 첫 후보자로 기록됐습니다.
 

"유명해지기 싫은데..." 파인만의 고민


1965년 물리학상 수상자로 지명된 리처드 파인만은 유명해지는 게 싫어서 수상을 거부하려고 했습니다.

[리처드 파인만/물리학자]
무언가를 알아내는 기쁨, 발견하는 즐거움, 다른 사람들이 그것을 사용할 때. 그런게 진짜죠. 명예라는 건 의미 없다고 생각해요.

타임스 기자에게 "상 안 받고 싶은데 어쩌지?"라고 고민을 털어놨다가
"안 받았다간 더 유명해질 텐데요?" 이 말을 듣고 결국 마음을 돌려 상을 받기로 결정했다고 합니다.
 

"키신저는 받고 레득토는 안 받고"


1973년 베트남 평화협정에 서명한 베트남 정치인 레득토와 미국 국가안보보좌관 헨리 키신저.

키신저는 상을 받았지만 레득토는 "조국 베트남에 아직 평화가 찾아오지 않았다"는 이유로 거절합니다.

이후 베트남 전쟁의 결과는 아실 겁니다.
2년도 채 되지 않아 북베트남이 남베트남을 함락시키고 그 과정에서 많은 사람이 참살당했죠.
키신저는 "상을 반납하겠다"고 했지만 받아들여지진 않았습니다.
 

"빈 의자에 상을?" 보복까지


2010년에는 빈 의자에 상이 수여됐습니다.

바로 중국의 일당 독재 체제를 비판하며 고된 반정부활동을 펼친 류샤오보가 평화상 수상자로 지목된 건데요.
이에 분노한 중국은 절대로 상을 받지 못하게 하겠다며 주변 사람들을 가택 연금 조치했죠.

[토르뵈렌 자글랜드/노벨 위원회 의장]
류샤오보는 중국 북동쪽에 수감돼 있습니다. 수상자의 아내도, 그의 가까운 친척도 못 왔죠. 이 사실만으로도 평화상이 필요하고 적절하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중국 정부는 노르웨이산 연어 수입을 금지하는 경제 보복까지 감행합니다.

'영향을 받기 싫어서' '유명해지기 싫어서' 제각기 이유로 상을 거부하는 수상자도 있지만, 여전히 노벨상이 빛나는 건 뛰어난 발견, 용기를 낸 행동을 찾아내 힘을 실어 주기 때문일 겁니다.

[배우 리브 울먼/류 샤오보의 수상 소감 대독]
제가 중국의 끝없는 검열의 마지막 희생자가 되기를 바라며, 앞으로는 의견을 표명한다는 이유로 단죄받는 사람이 없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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