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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악인들 "'기생집' 발언 양문석 의원 사죄하라"...일부 눈물도

입력 2024-10-14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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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14일) 국회 소통관에서 국악인 신영희 씨가 양문석 더불어민주당 의원 규탄 기자회견 도중 눈물을 닦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오늘(14일) 국회 소통관에서 국악인 신영희 씨가 양문석 더불어민주당 의원 규탄 기자회견 도중 눈물을 닦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악인들이 지난해 4월 청와대 상춘재에서 열렸던 국악 공연을 '기생집'에 빗댄 양문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사죄를 촉구했습니다.

무형유산 가야금 산조 및 병창 보유자 이영희 명인, 판소리 보유자 신영희 명창 등 국악인 20여명은 오늘(14일) 국회에서 양문석 민주당 의원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양 의원이 사죄하지 않으면 끝까지 싸우겠다"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이 명인은 고 김대중 전 대통령, 문재인 전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가 청와대에서 국악 공연을 관람한 뒤 국악인들을 격려했던 사실을 언급하며 "김 전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도 저희 공연을 기생들이 노는 자리로 인식하셨겠나. 양 의원같이 저희를 기생 취급은 안 하실 것"이라며 양 의원에게 사죄를 요구했습니다.

신 명인은 "저는 72년 평생을 전통을 지키기 위해 하루도 쉬지 않고 소리를 해왔다"면서 "가야금 하고 창 한 번 했다고 어찌 기생 취급을 할 수 있나. 사죄하지 않으면 저희는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저희는 분이 안 풀린다"면서 "칠십 평생을 소리하고 노래한 사람들한테 품격 없는 말을 할 수 있나. 사죄하라"고 강조했습니다.

일부 참석자는 기자회견 도중 눈물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무형유산 경기민요 보유자 이춘희 명창은 "저도 10대 때부터 지금까지 소리만 해왔다"면서 "저는 이미 나이를 먹어 괜찮지만, 유치부부터 중고등부, 대학, 박사 등 뼈아프게 노력한 후학들을 위해 이 자리에 왔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런 막말을 해서는 되겠나. 정말 부끄럽고 반드시 우리 후학들을 위해 양 의원의 사과를 꼭 받아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선소리산타령보존회 회장을 맡은 방영기 명창은 "잠을 못 잤다. 50년 이상을 이 길을 걸어왔는데 기생 소리를 듣자고 여기까지 왔나"라면서 "민주당 대표는 당장 사과하고 이런 사람을 국회에서 내려보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이어 "우리 문화와 정신을 계승하기 위해 이 자리에서 한평생을 걸어왔는데 좋은 격려와 말은 못 해줄지언정 기생이라고 하다니 한심한 국회"라고 지적했습니다.

앞서 지난해 4월 청와대 상춘재에서 김건희 여사와 무형유산 원로·문하생의 청와대 오찬 간담회가 열렸습니다.

양 의원은 지난 10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당시 청와대 오찬 간담회에서 국악인들이 가야금 연주 등 공연을 한 것을 두고 "지금이 어느 시대인데 정승판서 앞에서처럼 공짜 공연을 시키느냐. 이분들이 기생인가"라며 "(청와대를) 기생집을 만들어 놨나. 이 지X 들을 하고 있다"고 말해 논란이 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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