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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에서 오징어가 잡혔다…"현실이 된 기후위기"

입력 2024-10-11 17:43 수정 2024-10-11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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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지연구소 연구팀이 북위 77도에서 심해카메라로 관찰한 오징어(좌)와 채집한 오징어 유생(우). 〈사진=극지연구소 제공〉

극지연구소 연구팀이 북위 77도에서 심해카메라로 관찰한 오징어(좌)와 채집한 오징어 유생(우). 〈사진=극지연구소 제공〉

국내 유일 쇄빙연구선 아라온호가 북극해에서 오징어를 발견했습니다.

지난해 대게에 이어 북극해 밖에 살던 해양생물들이 발견되고 있는 건데, 지구온난화 영향으로 분석됩니다.

극지연구소는 아라온호가 78일간의 북극 연구 항해를 마치고 지난달 30일 광양항에 도착했다고 오늘(11일) 밝혔습니다.

아라온호는 북위 77도에서 처음으로 오징어 유생(동물이 완전한 성체로 자라기 전의 상태)을 채집해 북극해 고위도 지역에서의 오징어 서식 가능성을 확인했습니다.

극지연구소 양은진 박사 연구팀은 지난해 대게를 다수 채집했는데, 이번에 오징어까지 발견된 겁니다.

극지연구소는 "북극해 밖에 살던 해양생물들이 점차 북극으로 유입되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밝혔습니다.
 
아라온호가 북극 항해에서 발견한 수백 미터 길이의 빙산. 〈사진=극지연구소 제공〉

아라온호가 북극 항해에서 발견한 수백 미터 길이의 빙산. 〈사진=극지연구소 제공〉

아라온호는 북위 74도에서는 가로 350m, 세로 110m 크기의 대형 빙산과 만났습니다.

캐나다 또는 그린란드 빙하에서 떨어져 나와 북극해를 떠돌던 빙산으로 추정되는데, 태평양 쪽 북극해에서는 보기 드문 규모입니다.

연구팀은 "빙산이 녹으면서 주변 해수의 염분을 떨어뜨려 북극해 생태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올해는 해빙(바다 얼음) 분포도 평년보다 크게 줄었습니다.

아라온호는 북극 항해 때 북극해의 연간 변화를 관측하기 위해 계류 장비를 설치하고 다음 해에 회수하는데, 과거에는 해빙이 배의 접근을 막거나 장비를 손상시키는 일이 종종 있었지만 올해는 온전하게 수거했습니다.

극지연구소는 대형 빙산의 등장과 해빙의 감소, 비북극권 해양생물들의 출현 배경에는 지구온난화가 있을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신형철 극지연구소장은 "아라온호는 2009년 첫 북극행 이후 지난 14번의 항해에서 보지 못했던 북극 바다의 새로운 모습을 보고 돌아왔다"면서 "관측하고 채집한 자료를 분석해 기후변화의 영향을 더 구체적으로 살피고 우리나라의 기후변화 대응 역량 향상에 기여할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아라온호는 약 한 달간의 정비를 마친 뒤 이달 말 다시 남극으로 떠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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