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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주 앉은 의정…"의사 2000명 늘려야" vs "의료비만 늘어나"

입력 2024-10-10 18:37 수정 2024-10-10 2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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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상윤 대통령실 사회수석비서관(왼쪽 두번째), 정경실 보건복지부 의료개혁추진단장(왼쪽), 강희경 서울의대·병원 교수 비대위원장(오른쪽 두번째), 하은진 서울의대·병원 교수 비대위원(오른쪽)이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대 의대 융합관 박희택홀에서 열린 '의료개혁, 어디로 가는가' 토론회에 참석해 기념 촬영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장상윤 대통령실 사회수석비서관(왼쪽 두번째), 정경실 보건복지부 의료개혁추진단장(왼쪽), 강희경 서울의대·병원 교수 비대위원장(오른쪽 두번째), 하은진 서울의대·병원 교수 비대위원(오른쪽)이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대 의대 융합관 박희택홀에서 열린 '의료개혁, 어디로 가는가' 토론회에 참석해 기념 촬영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오늘(10일) 정부와 의료계가 처음으로 마주 앉아 의대 증원 필요성 등을 두고 열띤 토론을 벌였습니다.

서울대 의대 융합관에서 '의료개혁, 어디로 가는가'를 주제로 이날 오후 열린 토론회에는 정부 측을 대표해 장상윤 대통령실 사회수석과 정경실 보건복지부 의료개혁추진단장이, 의료계에선 강희경 서울의대·병원 교수 비대위원장과 하은진 서울의대·병원 교수 비대위원이 참석했습니다.

먼저 정부 측 장 수석은 지역의료와 필수의료를 살리자는 것이 의료개혁이라며 2000명 의대 증원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냈습니다.
 
강희경 서울의대·병원 교수 비대위원장이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대 의대 융합관 박희택홀에서 열린 '의료개혁, 어디로 가는가' 토론회에서 장상윤 대통령실 사회수석비서관의 기조발제를 듣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강희경 서울의대·병원 교수 비대위원장이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대 의대 융합관 박희택홀에서 열린 '의료개혁, 어디로 가는가' 토론회에서 장상윤 대통령실 사회수석비서관의 기조발제를 듣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장 수석은 "(우리나라의 경우) 전 국민이 건강보험에 가입돼 있어 개인별 의료 수요가 매우 정확히 측정되고, 의사 면허 부여와 활동까지 국가가 직접 공급하는 체제를 가지고 있어 장래 인구 추계와 같은 기초 데이터를 토대로 의사 수급량을 매우 정밀하게 예측할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정부가 참고한 3개의 전문가 연구에서도 미세한 가정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2035년에 약 1만 명의 의사가 부족하다는 동일한 결과가 나온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어 "더 깊이 들여다본 결과 몇 가지 비현실적인 가정들까지 보완해 보니, 부족한 의사 수는 1만명이 아니라 2배 이상 늘어나 사실상 최소 4000명 이상의 증원이 필요하다는 결론이 나왔다. 그래서 정부가 줄곧 2000명은 필요 최소한의 숫자라고 말한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장 수석은 "이외에도 의사, 특히 필수의료를 담당하는 전문의급 의사가 더 부족해질 수밖에 없는 암울한 요인이 많다"고 했습니다.

그 예로 "의사도 급속히 고령화해 2029년 이후부터는 70세 미만인 활동 의사 수 증가율이 거의 0%라는 사실, 지나친 전공 세분화로 전문의 1인당 담당 영역이 축소되는 현상, 비필수 분야로의 인력 유출이 가속화되는 현상이 바로 그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의대 정원을 포함한 의료개혁은 2023년 1월부터 공식화했고, 정부는 대한의사협회와 별도 협의체를 만들어 37차례 협의했다"며 "의료계 여러 단체에 적정 증원 규모를 묻기도 했지만, 유일하게 종합병원협회만 3000명 증원이 적정하다고 답을 줬다"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장 수석은 "내년부터 우리나라는 초고령 사회로 진입한다. 앞으로 만성 질환을 2개 이상 가진 65세 이상 인구가 매년 50만명 이상 계속 늘어나게 돼 의사의 손길이 더 필요하다. 열린 마음으로 유연한 자세로 이 문제를 풀어가고자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대 의대 융합관 박희택홀에서 열린 '의료개혁, 어디로 가는가' 토론회에서 장상윤 대통령실 사회수석비서관이 하은진 서울의대·병원 교수 비대위원의 발언을 듣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대 의대 융합관 박희택홀에서 열린 '의료개혁, 어디로 가는가' 토론회에서 장상윤 대통령실 사회수석비서관이 하은진 서울의대·병원 교수 비대위원의 발언을 듣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반면 의료계 강 비대위원장은 의사를 늘려도 지역에는 가지 않을 것이라며 의사 증원으로 의료비 지출만 늘어날 것이라는 입장을 전했습니다.

강 비대위원장은 "응급실 뺑뺑이, 소아과 오픈런, 3분 진료, 지역 의료 소멸 등 (우리나라 의료가) 어두운 면도 가지고 있다"며 더욱이 "2030년 의료비는 한국 국내총생산(GDP)의 16%로, 현재 건강보험료의 1.6배를 내야 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강 비대위원장은 "불필요한 병원 이용을 줄이자, 병원에 갈 필요가 없게 하자, 건강 수명을 늘리자, 이것이 첫 번째 대책이 돼야 한다"며 "OECD 데이터를 보면 통계적인 의미가 없다. 우리나라 환자들도 예상외로 80% 이상은 의사가 환자와의 상담에서 충분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말한다. 의사 수와는 관련이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의사 수가 많으면 의료비 지출이 많아진다. 사실 의사들은 이게 걱정"이라며 "게다가 우리나라 청년들은 점점 줄고 있다. 의대생 정원이 유지돼도 2040년에는 100명 중에 1명이 의사가 된다. 의사를 늘리면 해결이 될까. 비용은 어떻게 하느냐"고 반문했습니다.

그러면서 "필요한 곳에 의사가 갈 수 있도록 해주자고 제안하고 싶다"며 "나와 나의 질병을 아는 전문가팀, 1차 의료를 강화해서 환자 중심의 의료체계를 만들어 주시길 바란다. 소송 여건을 개선하고 필수 의료를 지원하셔서 지속가능한 의료 체계를 만들어 주시길 바란다"고 강조했습니다.

하 비대위원도 "과도한 개혁 조치나 급진적인 변화는 예상치 못한 부작용을 초래한다"며 "국민, 정부, 의료계가 한 팀이 돼 신뢰를 바탕으로 투명하게 논의하고, 최선의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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