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JTBC내일포럼 2024 '저출생 저성장 그리고 우리의 미래'에서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축사를 하고 있다.
"우리가 내일로 나아가기 위해 넘어야 할 가장 중대한 도전은 바로 저출생이다"
2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저출생·저성장 그리고 우리의 미래'를 주제로 'JTBC 내일포럼 2024'이 열렸습니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형환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 김관영 전북지사 등 국회와 정부, 지자체 주요 관계자들이 참석했습니다. 국내 주요 기업과 금융사 관계자들도 함께 했습니다.
우리보다 먼저 '저출생'을 겪은 일본과, 아시아의 '성장 엔진'으로 떠오르고 있는 베트남에서도 기업인들이 참석해 자신들의 성공사례를 공유했습니다. 특히 대표적인 가족친화기업이면서 매년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일본의 이토추상사에서는 코바야시 후미히코 부사장이 '미래를 여는 근로 방식 개혁'이라는 주제로 강연했습니다. 베트남 국립 과학기술사업화진흥원장 팜홍꽛이 '베트남 창업 생태계 구축'에 대해 전했습니다. 이어 파격적인 출산지원금 제도를 발표한 부영그룹과 국내 스타트업 기업들의 사례들이 소개됐습니다.
2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JTBC내일포럼 2024 '저출생 저성장 그리고 우리의 미래'에서 주요 참석자들이 기념촬영하고 있다. 왼쪽부터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 홍정도 중앙홀딩스 부회장,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대대표, 주형환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 〈사진=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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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부터 초고령 사회 진입…사회 구조 바꾸자"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성장동력과 혁신'을 강조했습니다. 최 부총리는 "우리나라의 생산연령인구가 2019년을 정점으로 감소하고 있으며, 내년에는 초고령 사회로의 진입이 예상된다"며 "젊은 혁신인재 부족으로 이어져 우리 경제의 역동성이 저하될 우려가 있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지금의 인구위기를 기회로 전환할 힘은 '혁신'을 통한 '생산성 향상'에 있다"며 "혁신이 가능한 경제 사회구조로 전환해 나가겠다"고 밝혔습니다.
주형환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은 사회 구조와 제도를 인구 감소 시대에 맞게 바꿔가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주 부위원장은 "우리나라는 불과 50년 만에 출생아 수가 5분의 1로 급감했다"며 "무엇보다 주목할 것은 해방 이후 최초로 남한의 0~4세 인구가 북한보다 5만명가량 적다는 점"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출산율 반전에 성공한 나라들의 특징은 일과 가정이 양립되는 체제, 돌봄을 부모에게만 맡기지 않고 사회 전체가 돌봄 체계를 갖추고, 가족 친화적인 기업 경영 문화와 사회 문화가 있었다는 점"이라고 했습니다. 이를 바꾸기 위해선 "우리나라가 인구 팽창 시대에 작동해 왔던 산업, 경제, 사회 구조의 제도와 문화를 인구 감소 시대에 걸맞게 생산성 위주, 혁신 위주, 포용력 강한 사회에 맞게 국가 시스템을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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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편화된 대응 아닌 정책의 연결, 시스템 필요"
홍정도 중앙홀딩스 부회장은 이날 개회사에서 "우리가 내일로 나아가기 위해 넘어야 할 가장 중대한 도전이 바로 저출생"이라며 "그간 수백조원 예산을 쏟아부었는데 문제는 나아지기는커녕 더 악화되고 있다"며 저출생의 심각성을 강조했습니다. 홍 부회장은 그러면서 "파편화된 대응이 아닌 정책의 연결, 즉 시스템으로 대응해야 한다"며 사고와 정책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점을 언급했습니다.
이토추상사 코바야시 부사장은 2010년부터 이토추상사에서 진행한 일하는 방식 개혁과 그 성과에 대해 전했습니다. 코바야시 부사장은 "0.6이었던 출생률이 아침형 근무라는 정책을 통해서 2021년 1.97로 세배 가량 확대가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아침형 근무는 오후 8시~10시까지의 근무를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남는 경우에는 다음날 아침 근무로 바꾸는 방식입니다. 이토추 상사는 인센티브로 아침근무에 대해서도 심야근무와 동일한 할증 임금을 지급하고, 아침식사를 무료로 제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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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족한 인구 외국에서 데리고 오는 게 아니라 체질 바꿔야"
팜홍꽛 베트남 국립 과학기술사업화진흥원장은 "사회혁신이 될 수 있는 스타트업 생태계에 젊은 청년과 고령층이 함께 참여할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하고 있다"며 "한국의 중장년층이 은퇴 후 베트남에 와서 젊은 청년들과 함께 경험을 나누는 스타트업 생태계를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밝혔습니다.
조영태 서울대 교수(인구정책연구센터장)는 출산율을 높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인구 변동으로 인한 변화를 예측하고 준비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조 교수는 "우리나라의 외국인력 정책은 인구가 부족해지는 만큼 외국인력을 데리고 오는 게 아니라 국가의 체질을 바꾸는 것이 되어야 한다"며 "베트남은 우리나라에 필요한 저숙련 노동력을 공급하는 곳이 아니라 첨단제조업과 과학기술산업에서 R&D를 담당해줄 최고 인력으로서 베트남을 봐야 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박현순 부영그룹 전무는 "출생장려금 지원제도는 사회에도 기여를 하지만 기업 경영에도 도움이 된다"고 장려금 지원 이후 신입사원 지원율이 높아졌다고 말했습니다. 박 전무는 "저출생 문제에 기업이 나서야 하는 이유는 저출생이 노동인력 감소와 소비시장을 감소시켜서 결국 기업에 타격이 되기 때문"이라며 "저출생 대책은 지출이 아닌 미래를 위한 투자로 여겨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김관영 전북특별자치도지사는 인구감소의 원인으로 수도권 집중과 지역의 일자리 부족을 꼽았습니다. 김 지사는 "청년들이 일하고 싶은 기업들을 지역에 많이 유치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전북이 다른 지역에서 하지 않는 일들을 해보는 테스트베드가 되도록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날 첫발을 내디딘 JTBC 내일포럼은 우리 사회의 미래 과제와 비전에 대해 심도깊은 논의를 통해 실질적인 솔루션을 제시한다는 취지로 진행됐습니다. 단순히 아이디어를 나누는 게 아니라 이를 사회에 공유하고 여론에 반영해 정책에 연결되도록 한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