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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보 선임 절차상 하자 발견, 무효는 어려워" 문체부 중간감사 결과

입력 2024-10-02 11:48 수정 2024-10-02 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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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축구협회가 홍명보, 위르겐 클린스만 축구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에서 내부 규정과 절차를 지키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오늘(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축구협회의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과정에 대한 특정감사 중간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문체부에 따르면 축구협회는 홍 감독을 선임하면서 규정상 권한이 없는 이임생 기술총괄이사가 최종적으로 감독 후보를 추천했습니다. 홍 감독 면접 과정 역시 불투명하고 불공정하게 이뤄지는 등 제대로 절차를 지키지 않았습니다.

구체적으로 이 이사는 감독 추진 권한이 없음에도 회장과 상근부회장으로부터 감독 선임 후속 절차 진행을 위임받았다는 이유로 감독 후보자 3인에 대한 대면 면접을 진행한 후 추천 우선순위를 결정해 보고했습니다.

축구 국가대표팀 홍명보 감독과 이임생 대한축구협회 기술총괄이사가 지난달 24일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나란히 앉아 있다. 앞은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 〈사진=연합뉴스〉

축구 국가대표팀 홍명보 감독과 이임생 대한축구협회 기술총괄이사가 지난달 24일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나란히 앉아 있다. 앞은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 〈사진=연합뉴스〉


이때 이 이사와 홍 감독의 대면 면접 과정 전반에 문제점이 드러났습니다. 사전 인터뷰 질문지나 참관인 없이, 이 이사 단독으로, 장시간(4~5시간) 기다리다 늦은 밤 홍 감독 자택 근처에서 면접이 이뤄졌습니다. 이 과정에서 감독직을 제안·요청하는 등 다른 감독 후보자와의 대면 면접 상황과는 달랐습니다.

특히 당시 정해성 전력강화위원회 위원장은 사임 의사를 표명하기 전 홍 감독을 1순위로 해서 후보자 3명에 대한 추천 우선순위를 정몽규 회장에게 보고했는데, 정 위원장은 홍 감독과 어떠한 면접도 진행하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후 홍 감독이 국가대표팀 감독직 수락 의사를 밝히자 축구협회는 연봉 등 계약 조건 협상 및 계약서 작성을 진행했고, 이 이사가 기자회견을 통해 홍 감독의 내정 사실을 발표한 뒤 이사회 서면결의를 거쳐 홍 감독을 정식 선임해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이사회 이사 중 일부는 '이사회 서면결의가 단순 요식행위에 가·부 판정으로 의견을 낸다는 것에 유감'이라는 의견을 냈고, '정식 이사회 회부 요청'도 있었지만 의결정족수에 따라 홍 감독 선임 안건이 최종 의결됐습니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지난 2월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열린 임원회의에 참석해 있다. 〈사진=공동취재〉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지난 2월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열린 임원회의에 참석해 있다. 〈사진=공동취재〉


축구협회는 홍 감독 선임 과정의 절차적 문제에 대한 논란이 일자 설명자료를 내고 이 이사가 전력강화위원회 온라인 임시회의에서 참석한 위원 5명으로부터 후속 절차 진행에 대한 동의를 받았다고 해명했습니다.

그러나 감사 과정에서 감독 추천 최종 권한을 위임받은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 밝혀지자, 임시회의는 감독 결정 권한을 특정인에게 위임할 수 있는 정식적인 회의로 인정할 규정상 근거가 없다고 입장을 번복했습니다.

그러면서 감독 선임에 대한 전력강화위원회의 기능은 이미 제10차 전력강화위원회 회의 때 정 위원장에게 감독 추천 권한을 위임하는 것으로 이미 종료했고, 정 위원장의 요청에 따라 해당 역할을 이 이사에게 맡긴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정 위원장은 축구협회에 이 같은 요청을 한 사실이 없었던 것으로 문체부 감사 과정에서 밝혀졌습니다.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을 마친 위르겐 클린스만 축구 대표팀 감독이 지난 2월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을 통해 귀국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을 고민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을 마친 위르겐 클린스만 축구 대표팀 감독이 지난 2월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을 통해 귀국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을 고민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아울러 문체부는 전임 클린스만 감독 선임 과정에서도 당시 전력강화위원회가 구성되기도 전에 감독 후보자 명단이 나왔고, 에이전트를 선임해 후보자 20여명을 접촉하는 등 처음부터 전력강화위원들을 배제한 채 선임 절차를 추진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에 문체부는 "축구협회는 이번 감사 결과에 대해 '클린스만 감독 이사회 선임 절차 누락' 사항을 제외하고는 결과를 인정하지 못한다는 취지로 답변서를 보냈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감독 선임 과정의 절차적 문제뿐만 아니라 천안 축구종합센터 건립, 지도자 자격관리 등 다른 사업에 대해서도 특정감사가 진행되고 있는 만큼 그 결과를 종합해 10월 말에 공개할 계획"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브리핑을 진행한 최현준 문체부 감사관은 "홍 감독 선임 과정에서 절차적 하자가 발견됐지만, 하자가 있다고 해서 홍 감독과의 계약이 무효라고 판단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한다"고 말했습니다.

홍 감독 거취에 대해 "협회가 자체적으로 검토해서 국민 여론과 상식과 공정이라는 관점에서 자율적으로 판단할 걸로 기대한다"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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