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동해 유전 개발 사업을 놓고 논란이 커진 건, 16년간 탐사를 진행한 호주업체 우드사이드가 사업성이 없다며 철수한 사실이 알려졌기 때문입니다. 이에 대해 정부는 합병 문제 때문에 철수한 거라고 해명해 왔는데, 이게 반쪽짜리 해명이었단 정황이 나왔습니다. 정부가 2년 전 우드사이드로부터 "사업성이 낮아 철수한다"는 통보를 받은 사실이 확인된 겁니다.
김안수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2022년 6월 석유공사가 한 대형 로펌에 보낸 법률 자문의뢰서입니다.
호주 석유회사 우드사이드가 10년 넘게 진행한 동해 탐사에서 철수하겠다고 하자, 우드사이드 없이 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달라고 했습니다.
'지분 50%를 가진 우드사이드가 시추 대상구조를 평가한 결과 높은 탐사 리스크와 소규모 자원량을 이유로 철수 의사를 전달했다"고 적혀 있습니다.
같은 해 공사 연례보고서입니다.
우드사이드가 평가 구조의 리스크가 높다는 이유로 추가 탐사를 포기하고 철수했다고 나와 있습니다.
하지만 지난 6월 대왕고래 프로젝트를 발표할 때 정부의 설명은 달랐습니다.
[곽원준/한국석유공사 수석위원 (지난 6월) : 대규모 3D를 해놓고 충분한 평가를 하지 못하고 철수를 하겠다는 통보를 했는데요. 그 배경을 보면 BHP사와의 합병 논의가 지속되고 있었다.]
우드사이드가 사업성이 낮아 철수한다는 걸 명확하게 알고도 다른 이유를 댄 겁니다.
[김원이/더불어민주당 의원 : 철수 이유를 이미 알고 있었잖아요. 그런데도 불구하고 계속 합병 때문에 철수한다고 국민을 속여요.]
공사 측은 "우드사이드가 사업성이 낮다고 판단해 철수했다는 걸 부인한 적은 없다"며 "철수 배경은 2022년 우드사이드의 연례보고서에 합병 때문이라고 나온 걸 확인했다"고 밝혔습니다.
실제로 정부는 합병만 강조해왔습니다.
[최남호/산업통상자원부 2차관 (지난 6월) : 2022년 6월에 BH사와 합병을 하면서 전반적으로 자산 재조정이 이뤄진 것으로 알고 있고요.]
그러나 같은 해 나온 우드사이드 내부 보고서엔 동해 탐사에 대해 리스크가 크다고 평가했습니다.
이 때문에 정부가 입맛에 맞는 내용만 골라 설명했다는 비판은 피하기 어려워 보입니다.
[영상편집 박수민 영상디자인 이정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