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BP패밀리', 그리고 김건희 여사와의 관계가 어떤 의미가 있는 건지, 법조팀 박병현 기자와 조금 더 짚어보겠습니다.
BP패밀리에 김건희 여사가 지목된 의미, 어떻게 봐야 할까요?
[기자]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에 이용된 계좌는 모두 157개입니다.
계좌들의 주인은 91명입니다.
그런데 이들 가운데 2차 주포 김모 씨가 BP패밀리 일원이라고 언급한 건 김 여사가 유일합니다.
그래서 김 여사가 해명처럼 계좌주인에만 불과했던 것이냐, 주가조작을 몰랐던 것이냐, 이 점을 놓고 의문이 나오는 겁니다.
[앵커]
실제로 'BP 패밀리'로 지목된 주요 인물들, 권오수 전 회장이나 주요 주주 이모 씨가 김 여사와 만났다는게 확인이 된 건데, 어떻게 파악한건가요?
[기자]
'BP 패밀리' 중 한 명으로 지목된 주요 주주 이모 씨의 노트북에서 '인맥관리현황'이란 파일이 발견됐습니다.
2006년부터 2021년까지 이씨가 점심과 저녁에 만난 인물, 여행이나 골프를 친 내용이 모두 정리돼 있는 파일입니다.
여기에 바로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과 이씨, 김 여사가 만난 일정이 담겨 있는 겁니다.
검찰은 일정표를 정리하면서 김건희 여사와 만난 횟수도 따로 정리했습니다.
2012년에 2번, 2015년에 한 번 2019년에 한 번, 이렇게 4번 세 사람이 만남을 가졌다는 겁니다.
[앵커]
특히, 윤석열 대통령이 당시 검찰총장에 임명된 직후에 'BP 패밀리' 세 사람이 만났다는 점이 눈에 띄는데요.
[기자]
맞습니다. 2019년 8월 1일, 그러니까 윤석열 대통령이 당시 검찰총장에 취임한 지 채 일주일이 지나지 않았을 때 입니다.
시기에 주목해 보면 이로부터 8개월 뒤, 2020년 4월에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에 대한 고발장이 검찰에 접수됐습니다.
주가조작의 주범인 권씨 입장에서 보면 고발되기 불과 8개월 전에도 총장의 부인을 만난 겁니다.
이 만남이 수사의 강도와 어떤 관계가 있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앵커]
BP 패밀리를 속한 사람들이 어떤 인물인가 보면 일단 직함부터 예사롭지 않네요?
[기자]
권오수 씨는 도이치모터스 전 회장이고요. 이종호 씨는 블랙펄인베스트 전 대표입니다.
여기에 김모 씨는 도이치모터스 초기 투자자이자, 주요 주주이고요. 이모 씨도 주요 주주입니다.
2차 주포 김씨는 이런 위치에 있는 사람들과 나란히 김 여사를 언급한 겁니다.
보도에서 보셨지만 김 여사는 이 4명과 연락이나 소개를 주고 받고 만나기도 했습니다.
[앵커]
그런데 여전히 이런 반론이 있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BP 패밀리'라는 게 '주포' 김씨의 일방적인 진술일 뿐 아니냐 하는.
[기자]
'BP패밀리'는 2심 법원의 판결문에도 나옵니다.
재판부는 당시 상황에 대한 2차 주포 김모 씨의 진술에 대해서 "본인이 경험하지 않고선 허위로 지어내 말하기 힘든 구체적이고 상세한 진술들이다"라고 평가했습니다.
BP패밀리 진술을 그 사례로 들기도 했고요, 도이치 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판결문에서 주축세력으로 바로 이 BP 패밀리가 등장하는데 그동안 가려져 있던 김 여사가 있다는 사실이 처음 확인된 것이기도 합니다.
다만, 법원은 김씨가 '권오수나, 이종호 그 주변인들을 BP패밀리라고 지칭한다'라면서 김 여사를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습니다.
[앵커]
주포 김씨가 도주해서 쓴 편지, 저희가 보도해드렸었는데, 그 편지에 "김건희 여사만 빠질 수 있다" 이런 내용이 있었잖아요. 그 배경이 오늘(30일) 보도로 설명될 수 있는 것인가요?
[기자]
김씨가 체포 다음날, 검찰 조사를 받을 때 진술을 했는데요.
'나 같은 사람이 주가 관리해서 얻는 이익이 뭐가 있겠냐'고 하면서 '권오수나 이종호같은 사람이 그들만의 리그에서 벌어들이는 것에 비하면 내가 받는 이익은 거의 없다'고 진술했습니다.
2심에서 김씨는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박병현 기자, 오늘은 여기까지 짚어보겠습니다.
저희가 지난주에 보도했던 공범 이종호의 진술과 주포 김씨의 편지 전문내용 등을 모두 공개했었는데 오늘도 뉴스룸이 끝난 직후 온라인에 'BP패밀리'를 언급하는 주포 김씨의 검찰 진술내용을 모두 공개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