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오늘(29일) 우리 프로야구에서도 대단한 기록이 나왔습니다. 오늘로 천 다섯 번째 경기에 출전한 '고무팔' 정우람 선수의 은퇴 경기였습니다.
이한길 기자입니다.
[기자]
평생 불펜을 지켰던 39살 정우람의 첫 선발 등판.
1회에 밟아보는 마운드가 어색한 듯 한 타자만 상대한 뒤 멋쩍게 웃으며 내려갔지만, 동료와 팬들은 따뜻한 포옹과 환호로 답했습니다.
2004년 데뷔해 김성근 감독과 SK 와이번스 전성기를 함께 했고, 한화에선 마무리 투수로 11년 만에 팀을 가을야구로 이끌었습니다.
철저한 자기관리와 꾸준함 덕에 팬들은 그를 '고무팔'이라고 불렀습니다.
인생이 그렇듯, 야구도 늘 맘같진 않았습니다.
600번째 경기에선 만루 위기에 올라와 무너졌고 700경기 출전 땐 폭투로 허무한 끝내기 패배를 당했습니다.
그래도 늘 다음날이면 훌훌 털고 일어섰습니다.
[정우람/한화 (2019년 6월) : 하루하루 최선을 다한다는 생각으로 항상 야구장에 나왔는데 그게 또 쌓여서 오늘 같은 날이 있는 것 같고…]
지난해 달성한 투수 1000경기 출전.
[정우람! 정우람! 정우람!]
정우람은 그제서야 눈물을 보였습니다.
[정우람/한화 (2023년 10월) : 마운드 올라가기 직전인데 눈물이 갑자기 또 나더라고요. 그 눈물을 닦느라 애를 좀 먹었고.]
이후에도 다섯 경기를 더 뛰며 아시아 단일리그 최고 기록을 세웠습니다.
그보다 뛰어난 투수는 많았지만 그보다 꾸준한 선수는 없었다는 평가가 정우람의 가치를 말해줍니다.
[화면제공 유튜브 'Eagles T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