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10살도 안 된 어린이들이 불안이나 수면장애 때문에 약물 처방을 받는 경우가 최근 유독 크게 늘었다고 합니다. 한창 성장해야 할 시기에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한 공포, 길었던 거리두기 등을 경험한 아이들입니다.
조보경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나는 매일 울고 싶다", "나를 진심으로 좋아하는 사람은 없다"
아이들이 정신과를 처음 방문하면 작성하는 초진 설문지 문항입니다.
보호자들은 아이의 평소 증상과 생활 상태가 어떤지 작성합니다.
[방수영/노원을지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 체감상으로는 (어린 환자가) 굉장히 늘었습니다. 예약 잡기가 쉽지 않다라는 이야기가 (많습니다.)]
최근 3년 사이 불안 증상 완화와 수면 장애, 우울 등에 투약하는 '항불안제' 처방 환자 수는 10대 미만에서 35% 가량 증가했습니다.
다른 연령대는 대부분 환자 수가 줄었는데, 10대가 조금 늘었고 10대 미만환자가 크게 늘어난 겁니다.
[신의진/세브란스병원 소아정신과 교수 : 어린아이일수록 약물 처방 위주로 가지는 않는데도, (불안하고) 도저히 조절이 안 돼서 잠도 못 자고 일상생활이 안 되는 아이들이 정말 많이 증가하고 있다. 최후 수단으로 진정시키는 약물을 쓰지 않았을까.]
우울증, 불안 장애를 겪는 초, 중, 고 학생도 해를 거듭하며 증가하고 있습니다.
[방수영/노원을지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 (코로나 시기) 거의 모든 관계를 단절하고 지냈던 이후 그 후유증이 지금까지도 꽤 있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어린 아이들의 경우 자기 표현에 한계가 있어 관련 연구도 부족한 상황입니다.
[김남희/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위원 : 상담 지원을 늘린다든지 구체적으로 아이들의 정신건강을 개선하기 위한 정책들이 (있어야 한다.)]
전문가들은 어린 아이일수록 비약물적 치료가 더 중요하다며 전문인력 확충이 필요하다고 조언했습니다.
[영상취재 김미란 박재현 이완근 영상편집 정다정 영상디자인 오은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