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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 넘은 칠레 고대 문자 위를 '슝'…무개념 레이서에 훼손

입력 2024-09-26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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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미 칠레의 고대인들이 새겼던 1000년 넘은 독특한 형태의 사막 위 지형 문자가 '사막 레이싱'에 의해 훼손되고 있습니다.

남미 칠레 아타카마 사막을 보존하고 연구하는 비영리단체 '아타카마 사막 재단'은 타라파카주 알토바랑코스 고고학 유적지 내 사막에 새겨져 있는 지형 문자들 위에 수많은 바퀴 자국이 나 있는 것을 확인했다고 현지시간 25일 미국 뉴욕타임스(NYT) 등이 보도했습니다.
사막 레이싱에 훼손된 칠레 아타카마 사막 위 고대 문자들. 〈사진=미국 일간지 뉴욕타임스 홈페이지 캡처〉

사막 레이싱에 훼손된 칠레 아타카마 사막 위 고대 문자들. 〈사진=미국 일간지 뉴욕타임스 홈페이지 캡처〉


아타카마 사막 재단이 소셜미디어에 공개한 사진을 보면, 동물 모양이나 기하학적 무늬 모양의 지형 문자 위로 오토바이나 차가 지나간 흔적이 선명하게 남아있습니다.

일부 지형 문자들은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하게 훼손돼 있습니다.

재단 측은 "드론 영상으로 현장을 봤을 때 믿을 수가 없었다"며 "돌이킬 수 없는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건조한 사막인 아타카마는 햇볕이 강하고 환경이 매우 혹독한 곳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 때문에 그동안 사람의 발길이 거의 닿지 않아 사막 위 새겨진 지형 문자 또한 수천 년 넘게 보존될 수 있었습니다.
칠레 사막 위 고대 지형 문자에 생긴 바퀴 자국. 〈사진=미국 일간지 뉴욕타임스 홈페이지 캡처〉

칠레 사막 위 고대 지형 문자에 생긴 바퀴 자국. 〈사진=미국 일간지 뉴욕타임스 홈페이지 캡처〉


하지만 최근 들어 전 세계 수많은 레이서가 아타카마에서 사막 레이싱을 하면서 고고학적 가치가 뛰어난 지형 문자들이 훼손되고 있는 겁니다.

NYT는 "대부분 칠레 당국의 허가를 받고 레이스를 진행하지만, 일부는 불법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마르셀라 세풀베다 칠레 고고학회장은 "고고학 단지 주변에 출입 금지 안내문이 있지만 소용이 없는 실정"이라고 호소했습니다.

그러면서 "지형 문자는 거대하기 때문에 레이서들이 '미처 보지 못했다'고 주장할 수도 없다"고 비판했습니다.

칠레 당국은 지형 문자를 훼손한 이들을 찾기 위해 관련 조사를 벌이고 있습니다.

칠레 현행법에 따르면 고고학 유적지를 훼손한 경우 5년 이상의 징역 또는 1만4500달러(우리돈약 1900만원) 이상의 벌금형에 처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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