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제주 감귤이 노랗게 물들지 못하고 있습니다. 기온이 26도 아래로 떨어져야 색이 든다는데, 제주 북부에 75일 열대야가 나타나는 등 밤에도 더웠던 게 문제였습니다. '기후 변화로 우리도 동남아시아처럼 청귤 먹게 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는 가운데, 제주도는 아예 출하 허용 기준에서 '착색률 50% 이상' 항목을 없애기로 했습니다. 대신 당도 기준은 더 높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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잎인지 열매인지 도무지 구분이…'푸른 감귤' 출하 허용
오늘 낮 제주의 감귤밭은 온통 초록입니다.
열매는 이미 따버리고 잎만 남았나 싶지만, 자세히 들여다 보면 동그란 감귤이 매달려 있습니다.
흔히 말하는 '귤색'은 찾기 어렵습니다.
[제주 조천읍 감귤 농가]
"10월 달 되면 꼭지로는 (색이) 돌아야 하는데"
"지금 밑으로는 색깔이 전혀 퍼런데…밀감이 색이 추워야 색이 나거든요."
30년 넘게 귤 농사 지으며 처음 겪는다는 일, 기록적이었던 폭염 탓입니다.
이제 더위가 가셨지만, 색이 들 때까지 안 따고 둘 수도 없는 노릇입니다.
[제주도 관계자]
"껍질과 알맹이가 떨어져 푸석푸석한 거 있잖아요? 상품 가치가 떨어져 버려요."
제주도는 착색률이 50% 이상일 때만 출하하도록 한 기준을 없애기로 했습니다.
대신 당도 기준은 기존 8브릭스에서 8.5브릭스로 높였습니다.
가장 먼저 나오는 '극조생' 품종은 출하되기 시작했는데, 푸릇푸릇하지만 단 맛은 보장할 수 있습니다.
올 여름 제주 북부에 75일 열대야가 나타날 정도로 더워진 날씨.
[제주 조천읍 감귤 농가]
"동남아시아처럼 청귤을 먹게 되어요. 그런 상황이, 그런 기후가 와버렸어요."
'푸른 감귤'이 표준이 될 거란 전망도 나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