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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관 입틀막이 비상응급 대책?"…'언론 접촉 보고' 지시에 반발

입력 2024-09-14 18:00 수정 2024-09-14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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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청이 일부 소방대원들이 '응급실 뺑뺑이' 관련 언론 인터뷰를 한 데 대해 "국민 불안을 조성하고 불필요한 논란을 만든다"고 지적하자, 노조가 '입틀막'이라며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소방본부는 오늘(14일) "응급의료 실상을 전하는 소방관들에 대해 통제를 넘어 탄압을 하고 있다"며 소방청을 규탄하는 입장문을 냈습니다.
 

소방청장 "일부 현상을 일반화…불필요한 오해 소지"


소방청은 어제(13일) '추석명절 비상응급 대응 전국 지휘관 회의'를 열었습니다. 이후 허석곤 소방청장 명의의 '당부사항'이 일선에 전달됐습니다. 허 청장은 "어려움 속에 고군분투할 구급대원들에게 격려를 전한다"면서도 "일부 대원들이 개인의 의견을 소방의 공식적 의견처럼 표명해 불안을 조성하고 있다는 우려를 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습니다. 또 현장 대원들의 발언을 "확인되지 않은 개인 의견의 공식화, 일부 지역에서 발생하는 현상에 대한 전국적 일반화"라고 규정하며 "불필요한 오해와 논란을 일으킬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영상유출·비밀누설 금지 ▲언론접촉 시 관서장 보고 ▲소방활동 외 소방활동복 착용 금지 등을 당부했습니다.
 

소방노조 "입틀막이 비상응급 대책이냐"


노조는 이에 대해 "비상응급 대응 회의에서도 국민의 생명을 지킬 대책은 없이 소방관들의 입을 틀어 막아 위기 상황을 모면하려는 소방청에 깊은 분노와 유감을 표한다"고 했습니다.

소방청이 소방관들의 언론 접촉에 대해 통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건 지난달 23일 전공노 소방본부가 기자회견을 한 이후부터 입니다.
8월 23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전국공무원노조 소방본부가 '응급실 뺑뺑이' 대책 마련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8월 23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전국공무원노조 소방본부가 '응급실 뺑뺑이' 대책 마련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 기자회견에서 노조는 응급환자 이송에 나선 119구급대원과 병원 사이 실제 통화 녹취들을 공개했습니다. 열이 40도인데도 '이 정도로는 응급실에 올 수 없다'거나, 병상이 있는데도 무조건 '없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습니다. 기자회견 이후에도 '응급실 뺑뺑이' 상황이 담긴 영상과 녹취, 소방관들의 인터뷰가 계속 기사화 되고 있습니다.

노조는 소방관들이 목소리를 내는 건 "국민의 알 권리와 공익을 위한 것"이라며 "소방청이 알리면 '자료 제공'이고 현장 소방관이 하면 '불법유출'이냐"고 했습니다. 또 "업무 외 시간에 언론 접촉한 것을 보고하라고 요구할 법적 근거가 있느냐"고도 했습니다.
 

'응급의료 체계 이상 없다'지만…'응급실 뺑뺑이' 증가

 
지난 7월 30일 열사병으로 쓰러진 서울 도봉구의 40대 기초생활수급자가 병원 14곳에서 이송 거부됐고, 끝내 사망했다.

지난 7월 30일 열사병으로 쓰러진 서울 도봉구의 40대 기초생활수급자가 병원 14곳에서 이송 거부됐고, 끝내 사망했다.

정부는 '응급의료 체계에 이상이 없다'는 입장이지만, '응급실 뺑뺑이' 사례는 이어지고 있습니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채현일 의원이 공개한 소방청 자료에 따르면, 구급대가 응급 환자를 병원에 이송하는데 1시간을 넘긴 사례가 작년과 비교해 22% 증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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