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추석, 이런 영화는 어떨까요. 지난 11일 개봉한 영화 '그녀에게'가 독립예술영화 개봉작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습니다. 주인공은 잘나가는 신문 기자 유상연. "40대엔 정치부장, 50대엔 편집국장이 될 거야." 미래를 거침없이 그리던 그녀의 인생에 풍랑이 불어닥칩니다. 기적처럼 갖게 된 쌍둥이 중 둘째가 장애 판정을 받고, 삶은 180도 변합니다. 장애라는 '외딴섬'에 갇혔던 모자가 세상에 스스로 걸어 나오기까지의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실화가 바탕입니다. 실제 언론인 출신 류승연 작가의 에세이 [사양합니다, 동네 바보 형이라는 말]이 원작입니다. [지금 이 뉴스]에 류승연씨의 목소리를 담았습니다. “올해의 기자상, 유상연 기자.” “아이는 무조건 둘. 40대에 정치부장, 50대에 편집국장.” (영화 '그녀에게' 中) 성공 가도를 달려온 정치부 기자 상연.
다정한 남편, 기적같이 생긴 쌍둥이까지.
탄탄대로일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나 양수 터져서 응급실 간다” “선생님, 아기 왜 안 울어요?” (영화 '그녀에게' 中) 쌍둥이 중 둘째 아들이 장애 판정을 받고, 상연의 인생은 180도 바뀝니다.
"자폐 성향을 동반한 지적 장애고요. 지우는 현재 장애 2등급으로 나왔네요." (영화 '그녀에게' 中) 영화 〈그녀에게〉 스틸 컷. 〈사진=영화로운 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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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역시, 장애 혐오를 가진 비장애인이었다"
지난 11일 개봉해 독립예술영화 개봉작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한 영화 '그녀에게'는 실화가 바탕입니다.
신문 기자 출신인 류승연 작가의 에세이가 원작입니다.
류 작가는 "장애라는 외딴섬에 갇혔다가, 나아가는 과정이 담겼다"고 전했습니다.
“네 잘못 아니야. 그거 절대 엄마 잘못 아니야.” (영화 '그녀에게' 中) [류승연/작가 : 어떻게 보면 저 개인적인 문제였던 거예요. 장애를 굉장히 부정적인 것, 나쁜 것, 어떻게든 고쳐서 없애야 하는 것…. 이 장애 혐오가 있었기 때문에, 나쁜 게 내 아들에게 가 있다니 이게 용납이 안 됐던 거죠.]
장애는 치료해야 할 질병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고
[류승연/작가 : 그냥 아들이 가진 삶의 정체성이구나 하나의 삶의 방식이구나.]
세상 속으로 걸어 들어갔습니다.
작가 류승연씨와 아들 동환이. 〈사진=류승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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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너무 힘들면 텔레비전에 나가 도와 달라고 해"
그랬는데, 요새 다시 그 외딴 섬에 고립되는 느낌이 들었다고도 했습니다.
[류승연/작가 : 중학교 3학년이 됐는데 키가 186cm예요. 이 사회가 발달장애인에게 덮어 씌워놓은 대상화, 상자 이런 게 있다면 거기에다가 플러스 3개가 더 추가되더라고요. 덩치 큰, 남성, 그리고 중증……. 사람들이 "너네 들어가, 들어가"라고 등을 떠미는 느낌이라고 할까요?]
엄마는 그래서 영화를 만드는 것에 주저하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너무 힘들면 텔레비전에 나가서 도와달라고 하라"던 쌍둥이 첫째 딸의 목소리도 귓가에 울렸습니다.
세상이 하루아침에 바뀌지는 않겠지만, 이해 받고 싶다고 했습니다.
[류승연/작가 : 그냥 나랑 같은 사람이었구나. 아, 저런 삶의 방식으로 살고 있구나. 알아주시는 것, 그것부터 저는 시작이 될 수 있다고 봅니다.]
모르면 낯설고, 낯설면 오해하게 되는 타인의 삶. 이해하기 위해선 일단 알아야 합니다.
류 작가는 이 영화가 "장애인과 그 가족의 삶에 대한 이해를 넓힐 수 있는 마중물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전했습니다.
화면제공 : 영화로운 형제
영상편집 : 김지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