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저출생 문제, 우리나라가 가장 최악의 상황이지만 중국 역시 심각합니다. 중국에서는 앞으로 아이 울음소리보다 반려동물 울음소리가 더 커질 거라는 보고서까지 나올 정도입니다.
베이징 이도성 특파원입니다.
[기자]
거대한 꽃 조형물로 장식된 결혼식장, 축가에 피로연까지 열리는데 주인공은 사람이 아닌 강아지입니다.
중국에선 최근 턱시도와 웨딩드레스까지 갖춘 반려동물 결혼식이 유행하고 있습니다.
단순한 동물이 아닌 가족으로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지난 1월 상하이에선 한 여성이 수십억 원에 달하는 유산을 자녀 대신 반려동물에게 준다는 유언장을 남겨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중국의 반려동물 숫자는 꾸준히 늘어나고 있는데요. 머지않아 아이보다 반려동물이 더 많은 국가가 될 전망입니다.
최근 한 투자은행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도시의 반려동물은 올해 처음 4세 이하 아동의 수를 넘어서게 됩니다.
7년 전엔 반려동물 수가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지만, 올해는 5800만으로 비슷해지고 6년 뒤엔 오히려 2배 가까이로 상승한다는 분석입니다.
미국이나 일본 등에선 이미 반려동물 수가 아동 수를 넘어서긴 했지만 이 같은 현상이 '인구 대국' 중국에서 일어난다는 점이 상징적입니다.
점점 심화하는 저출산 현상을 그대로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중국 출산율은 1000명당 6.39명으로 2017년부터 꾸준히 내리막길을 걷고 있습니다.
전체 인구 역시 60여 년 만인 2022년 처음 마이너스 증가율을 보인 뒤 2년째 감소세입니다.
정부 차원에서 다양한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결혼도 출산도 꺼리는 상황이 이어지면서 인구 감소 폭도 점차 늘어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영상디자인 조승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