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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년째 첫 삽 못 뜬 중랑구 특수학교…"언제까지 기다려야 하나"

입력 2024-09-06 15:06 수정 2024-09-06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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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 받는 장애 특수학교 '우진학교' 학생들〈사진=연합뉴스〉

수업 받는 장애 특수학교 '우진학교' 학생들〈사진=연합뉴스〉

"장애학생들도 교육받을 권리가 있습니다. ", "우리도 가까운 동네 학교를 다니고 싶습니다."

장애학생 부모들은 오늘(6일) 오전 중랑구청 앞으로 모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오랜 염원이었던 중랑구 특수학교인 '동진학교' 설립, 이 과정에 혹시나 제동이 걸릴까 걱정했습니다.

며칠 사이 동네 분위기가 변했습니다. '동진학교' 설립 반대를 부추기는 현수막이 곳곳에 걸리고, 주민들은 모여 집회를 열었습니다. 특수학교 설립을 두고 공청회를 열어 주민 의견을 들어달라는 요구까지 했습니다.

학부모들이 기다린 시간 무려 12년입니다. 착공을 위한 첫 삽조차 뜨지 못했습니다. 서울시교육청은 지난 2021년 특수학교가 하나도 없는 중랑구에 '동진학교'를 세우겠다고 발표했습니다. 부지를 선정하면 주민들이 반발하고, 또 밀어내서 그간 8번이나 학교 부지를 옮겨야 했습니다. 같은 시간, 중랑구에 사는 장애 학생들은 노원구와 광진구 등 최소 1시간이 넘는 거리를 오가며 수업을 들어야 했습니다.

장애학생 학부모들은 오늘 기자회견을 통해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고 했습니다. 김남연 서울장애인부모연대 대표는 "장애 학생들도 이 땅의 주민이고 주인이다"라며 "왜 특수학교는 주민 공청회를 꼭 거치고 설립을 시작해야 하는지 모르겠다"며 호소했습니다.

2016년 서울 강서구 서진학교 설립을 두고 거센 반대에 무릎을 꿇었던 엄마들. 다시 이 날로 돌아갈 순 없다고 말합니다. 통학 학급에서도 장애학생을 거부하는 경우가 있는 만큼 그저 특수학교에서 교육을 받는 게 유일한 희망입니다. 윤미라 서울 서진학교 학부모회장은 "우리가 왜, 무슨 죄가 있어서 무릎을 꿇었냐"며 "이런 일이 없도록 주민들의 협조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올해 특수교육 대상자는 작년보다 5% 늘어난 11만 5610명입니다. 관련 통계를 집계한 이래 최대인데, 전국 특수학교는 모두 195개로 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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