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일값 뛸수록 배불린 도매법인…최근 몇 년간 소득 2배↑
[앵커]
장 볼때 사과 하나를 마음 편하게 고르기가 어려워졌는데, 올라간 과일 값으로 돈을 버는 건 농민들이 아니었습니다. 철강 회사나 건설사가 경매를 주관하는 도매법인을 세워서 돈을 쓸어담고 있었습니다.
정아람 기자입니다.
[기자]
산지에서 새벽에 올라온 사과 상자들이 쌓여있습니다.
오전 8시가 되자 사과 경매가 시작됩니다.
지금 사과 경매가 한창인데요.
이른 아침부터 경매사와 도매상들의 흥정을 통해 사과 도매가가 결정됩니다.
산지에서 출하된 농산물은 도매법인과 중도매인, 소매업자를 거쳐 소비자에게 전달됩니다.
그중 도매법인은 이 경매를 주관하는 대가로 생산자에게서 최대 7% 수수료를 챙깁니다.
값이 오를수록 도매법인이 떼가는 수수료도 같이 늘어나는 구조입니다.
[출하자 단체 관계자 : 운송비까지 따지면 (경매 수수료가) 한 10% 정도 나가지. 부담이 되게 많지. 어떤 때는 평균 단가가 만 원도 안 나올 때도 있으니…]
실제 농산물 가격이 폭등한 최근 몇 년간 도매업체 상위 스무 곳의 사업 소득은 2배 뛰었습니다.
같은 시기 전체 도매업체 소득 역시 50% 불었습니다.
국내 농산물 절반이 경매로 유통되는 걸 고려하면 수수료로만 돈을 긁어모은 셈입니다.
더구나 도매법인 대다수는 농산물과는 무관한 곳입니다.
서울 가락시장에 있는 농산물 도매법인 여섯 곳 중 한 곳을 뺀 나머지는 모기업이 철강회사, 건설사 등입니다.
[백혜숙/공공식료사회연구소 소장 : 사실상 농산물과 전혀 관계없는 회사들이 불필요하게 유통 과정에 개입한 건데 경매를 주관한다는 이유로 농민에게 과도한 수수료를 받아 가고 있는 거죠.]
정부는 농산물 가격안정을 위해 5년 새 5조원 넘는 예산을 투입했지만, 결국 이들만 배불린 꼴이란 지적도 나옵니다.
[문대림/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위원 : (농산물) 수익이 1차 산업 쪽으로 재투자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쪽으로 건설업이나 서비스업 쪽으로 또는 특정 자본가들의 부를 축적하는 수단으로…]
[영상디자인 유정배 오은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