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대원들이 지난달 29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성산로에서 발생한 땅 꺼짐 사고로 빠져버린 승용차에서 운전자 등을 구조ㆍ 후송한 뒤 현장을 정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달 29일 서울 연희동에서 발생한 땅 꺼짐 사고는 집중 호우, 지하 매설물 등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해 생겼다는 중간 조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서울시는 일대 도로 지하 매설물을 전수 조사하기로 했습니다.
서울시는 오늘(4일) '지반침하 예방을 위한 개선안' 브리핑을 열고 이같이 밝혔습니다. 전문가 현장 조사와 3차례의 합동 점검 회의 결과 ▲지형적 특성 ▲기상 영향 ▲지하 매설물 ▲주변 공사장의 영향 등 요인이 땅 밑 빈 공간을 유발했다는 게 시 설명입니다.
시는 사고가 일어난 성산로가 기존 땅에 흙을 덮고 도로를 낸 매립층이라 지반이 상대적으로 불안정한 점을 사고 요인 중 하나로 봤습니다. 또 도로가 경사지인 점, 7~8월 내린 집중호우도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습니다.
아울러 상하수도, 가스, 통신 등의 지하 매설물과 근처에서 2021년부터 진행 중인 사천 빗물펌프장 공사 탓에 지하수가 유출됐을 가능성도 있다고 봤습니다.
지난달 29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성산로에서 발생한 땅 꺼짐(싱크홀) 현상 현장에서 경찰 및 소방 관계자들이 사고 폭 깊이를 측정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시는 성산로 연희나들목~사천교 구간을 특별 점검 대상 지역으로 지정하고, 이번 달 내로 일대 지하 매설물에 대한 전수 조사를 하기로 했습니다. 사천 빗물펌프장 공사장에 대한 특별점검도 추진하고, 지면 침투 레이더(GPR)로 공사장 일대를 한 달에 1번 씩 탐사할 예정입니다.
서울시는 또 추가 땅 꺼짐 사고를 막기 위해 서울시 내 모든 노후 상·하수관로를 2040년까지 차례로 정비하기로 했습니다. 노후 상·하수관로는 지반침하의 주요 원인으로 꼽힙니다. 서울시에서 2015년부터 올해 9월 1일까지 발생한 지반침하 사고 222건 중 50%(111건)는 하수관로, 14%(31건)는 상수관로가 원인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유창수 서울시 행정2부시장은 "안심할 수 있는 도로 환경을 조성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며 "도로 이용 중 발견한 불편 사항이나 이상 징후는 경찰, 120다산콜 등에 신고해달라"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