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뉴스룸의 탐사보도 트리거, 오늘(29일)은 평소엔 서울 학원가 수학 강사로 일하면서, 미성년자를 상대로 성범죄를 저지른 30대 남성을 추적했습니다. 이 남성은 우울증에 괴로워하던 여중생에게 접근한 뒤에 성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는데, 피해 학생이 더 있을 것으로 의심됩니다.
이윤석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14살 여중생 A양은 지난해 말, 소셜미디어 엑스(X)에 우울증을 호소하는 글을 올렸습니다.
그러자 한 남성이 말을 걸어왔습니다.
아이들에게 수학을 가르치고 있다는 30대 남성은 자신도 우울증이 있다며 공감을 표했습니다.
대화가 이어질수록 남성의 말은 점점 이상해졌습니다.
"대신 죽여주고 따라 죽겠다"며 A양을 겁주기 시작한 겁니다.
이후 A양을 직접 불러내 자신의 차 안에서 자해를 유도하고, 가학적 성폭행까지 저질렀습니다.
딸이 심각한 상해를 입은 사실을 발견한 부모는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A양은 정신병원 폐쇄병동에 입원할 정도로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피해자 학부모 : 망상도 생기고 조현병까지 의심할 정도로 상태가 안 좋았고, 자해 행동도 너무 심해서 병원에서 안정제를 맞힌 상태로 아이를 입원시킬 정도로…]
경찰 조사 결과, 이 남성은 실제로 명문 대학원 졸업 후 서울 목동 학원가에서 수학 강사로 일해온 걸로 확인됐습니다.
평소 아이들에게 공감대를 잘 형성했다고 알려졌지만,
[학원 관계자 : 애들이 하루 첫 수업 하고 보면 좋다는 거죠. 제 기억으로는 재미난 얘기도 잘하고, 아직도 여기 애들은 다 좋게 기억해요.]
이 남성 엑스(X) 계정엔 가학적 성행위 관련 내용이 가득했습니다.
수능 점수 향상을 위해 학생들 생활 관리를 해준다며, 자신에게 관리받을 학생들을 모집하기도 했습니다.
생활 관리 계약서까지 만들어 올려놨는데, 속옷을 입고 체벌을 받아야 하고, 법적인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등 황당한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생활 관리를 받는 학생이 앉지를 못한다"며 "너무 세게 때렸나"란 글을 남기기도 했습니다.
[안수지/피해자 측 변호사 : 보도를 통해 추가 피해자분들이 신고를 진행해서 본인의 안타까운 부분들을 해소하는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있습니다.]
지난 7월, 법원은 미성년자의제강간상해 등으로 기소된 이 남성에게 "죄질이 극히 불량하고, 범행의 심각성이 매우 중대하다"며 징역 7년을 선고했습니다.
이 남성은 항소한 상태입니다.
취재진은 추가 범행 여부 등을 확인하기 위해 변호인 측에 여러 차례 해명을 요청했지만, 아무런 답변을 들을 수 없었습니다.
[VJ 한재혁 이지환 / 취재지원 김나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