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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련 중 탈진, 럭비부 선수 사망…"감독이 '쟤 또 엄살'이라며 방치"

입력 2024-08-27 08:55 수정 2024-08-27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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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주 고려대학교 럭비부 선수가 일본에서 전지훈련을 받다 열사병으로 숨졌습니다. 동료 선수들은 감독과 코치진이 폭염에 쓰러진 선수를 두고 '엄살'이라며 운동장에 방치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박준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지난 19일 고려대 럭비부 김모 선수가 일본 전지훈련 도중 쓰러졌습니다.

정기 연고전에 대비한 훈련이었습니다.

'셔틀런'이라 불리는 왕복 달리기였는데, 김 선수 등 후보선수 약 10명이 대상이었습니다.

[동료 선수 : 터치라인에서 5m 백 다운하고 15m 다운 백, 반대 15m 다운 백, 5m 다운 백…]

훈련은 9시 45분부터 40분 넘게 계속됐습니다.

[동료 선수 : (선수들) 구토 몇 번씩 하는 거 봤고, 거기서 안 뛰면 압박 주고…]

구름이 종종 있었지만 32도가 넘는 무더위였습니다.

[동료 선수 : 햇볕이 내리쬐지 않을 수가 없는 게 등에 화상 입은 OO도 있기 때문에…]

훈련일지엔 오전 11시에 김 선수가 쓰러졌다고 적혀 있습니다.

하지만 같이 뛴 선수들의 말은 다릅니다.

[동료 선수 : 로커룸 들어가서 휴대전화를 확인했던 게 10시 35~36분? (김 선수는) 꿈틀꿈틀거리고 침 질질 흘리고 말 똑바로 못하고…]

그것도 에어컨이 있는 로커룸이 아니라 운동장에 방치했다고도 주장했습니다.

[동료 선수 : 쟤 또 그냥 엄살 부리는구나, 포기한다 또. 더위 먹은 거니까 그냥 내버려 둬라. 그게 방치의 시작이었던 것 같아요.]

트레이너가 김 선수를 보살폈지만 전문 의료진은 없었습니다.

30분가량 지나자 김 선수가 다리 경련을 일으켰고 11시가 돼서야 구급차를 불렀습니다.

[일본 현지 관계자 : 열이 40도까지 올라갔고, (의사 말이) 열사병이 1단계부터 4단계까지 있는데 그 친구가 왔을 때는 이미 4단계였다.]

한때 37도까지 체온이 떨어졌지만 김 선수는 다음날 끝내 숨졌습니다.

고려대 측은 "방치된 게 사실로 드러나면 정기 연고전을 포기하고 감독을 경질하겠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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