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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풀버전] '스마일' 우상혁 "더 높이, 다시 점프"

입력 2024-08-24 21:53 수정 2024-08-27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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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작권은 JTBC 뉴스에 있습니다. 인용보도 시 출처를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 방송 : 뉴스룸 / 진행 : 안나경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정확한 내용은 영상을 통해 확인해주시기 바랍니다.


[앵커]

한계를 뛰어넘어서 가장 높은 곳으로 도약하는 분입니다. 높이뛰기 국가대표, 우리의 '스마일 점퍼' 우상혁 선수를 만나 보겠습니다. 반갑습니다. 너무 고생 많으셨습니다. 귀국하고 나서 좀 쉬셨나요?

[우상혁/높이뛰기 국가대표 : 훈련은 일단은 감독님이 좀 쉬라고 하셔가지고. 근데 시차가 안 맞아요. 제가 파리 올림픽 준비한다고 한 세 달 전부터 유럽에서 계속 시합 뛰면서 있었거든요. 그래서 시합 파리 시차에 이제 맞춰져 있었고 또 다음 주에 또 경기가 있어서 그냥 시차 적응은 안 하는 걸로.]

[앵커]

그러면 와서, 예전에 어디 TV 프로그램에 나온 거 보니까 경기 끝나고 나서는 그동안 먹고 싶었던 거를 팍 몰아서 먹더라고요. 와서 뭐 먹고 싶었던 거 먹은 거 있어요?

[우상혁/높이뛰기 국가대표 : 원래 한… 시합 없으면 계속 먹는 편… 조금 좀 시합이 여유가 있으면 일주일 정도 먹는 편인데 또 다음 주에 시합이 있다고 하니 그냥 하루 이틀 먹은 것 같아요. (고기 먹었나요?) 고기 먹었나?]

[앵커]

뭐 먹었어요? 제일 먹고 싶었던 거 뭐 먹었어요?

[우상혁/높이뛰기 국가대표 : 저도 진짜 엄청 사소해요. (뭐예요?) 그냥 분식류 이런 거 좋아하고 뭐… 떡볶이 이런 거 좋아하는데, 가서 고기도 먹어야지 하면서 이랬는데 그런 걸 또 안 찾게 되더라고요. (아 그래요?) 그래서 그냥 집 앞 편의점만 구경해도 뭔가 행복감이 있어서 항상.]

[앵커]

그러니까요. 그런 소소한 행복을 사실 훈련할 때는 잘 못 누리니까 더 그리울 것 같아요. 매운 음식을 좋아하나 봐요?

[우상혁/높이뛰기 국가대표 : 자극적인 걸 좋아하긴 하는데 보통 평소에는 자극적인 걸 못 먹죠.]

[앵커]

그러니까요. 그런데 그걸 참았다가.

[우상혁/높이뛰기 국가대표 : 거의 맨날 참는 편이죠.]

[앵커]

평소에 식단 관리를 진짜 혹독하게 하는 걸로 알려져 있거든요. 1년에 자유롭게 그렇게 먹을 수 있는 날이 얼마나 돼요?

[우상혁/높이뛰기 국가대표 : 시즌이 2월부터 거의 10월까지거든요. 한 8개월간 거의 한 9개월 간… 시즌 계속 저는 길게 하는 편이라서 다른 선수들보다. 실내 시즌 실외 시즌이 있어가지고. 실내 시즌을 준비하려고 할 때는 조금 그래도 다이어트를 하고 뛰어야 되잖아요. 그러니까 10월에 시합이 끝나요. 실외 시즌이. 그러다 보니까 실외 시즌이 끝나면 이제 그때부터 휴가거든요. 최소 한 달은 이제 운동이랑은 이제 절교하는 편인데.]

[앵커]

겨우 한 달이에요?

[우상혁/높이뛰기 국가대표 : 저한테는 엄청 값진 한 달이었거든요. 올해는 어떻게 될지 모르겠어요. 이제 제일 큰 올림픽이 끝났기 때문에 한 달 이상을 쉴 수도 있고 기본은 한 달이라고 저는 생각하거든요. 항상. (대단하네요) 한 달 동안 체중이 급격하게 불거든요. 다시 빼는 게 진짜 너무 힘들어요.]

[앵커]

그러니까 너무 힘들 것 같아요. 그거를 거의 1년 내내 해야 하는 거니까…

[우상혁/높이뛰기 국가대표 : 저는 또 키에 비해 체중이… 진짜 다이어트를 너무 심하게 이미 많이 빼놔서 보통 제 키에는 평균 말랐다고 해도 한 75kg 정도만 돼도 말랐다고는 하는데 지금은 이제 60kg 중후반대를 계속 유지하고 있으니까 거의 그냥 먹으면 먹는 대로 계속 쪄요.]

[앵커]

아 그래요? 아니 근데 그렇게 잘 못 먹고 운동을 해야 하니까… 그게 정말 쉽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우상혁/높이뛰기 국가대표 : 그냥 정신력. 그냥 긴장감 속에서? 그리고 이거 참는 만큼 저한테 성과가 다가오니까 보상이 무조건 있다고 생각하면서 빼고 있거든요. 항상. 뭔가 합리화?]

[앵커]

다 같이 응원하면서 보고 있습니다. 뒤에 저희 사진 보시면 아시겠지만 지금은 살짝 머리가 좀 자랐는데 거의 삭발 수준으로 빡빡 밀었잖아요. 그것 때문에.

[우상혁/높이뛰기 국가대표 : 뭐라도 해야. 무슨 일이 벌어질 것 같았어요. 저의 마지막 희망·각오·열정 모든 게 진짜 함축돼 있는 것 같아요. 진짜 후회 없어요. 그냥 이거라도 해서 못 뛰었으니까 후회 없고 잘 뛰었어도 후회 없었을 것 같아요. 남자라면 그래도 뭐 항상 멋있어 보이고 싶고 남자다워 보이고 싶잖아요. 근데 그런 거 일단은 다 미뤄두고 저는 경기력만 생각을 했었거든요.]

[앵커]

제일 멋있어 보였습니다. 머리를 깎아도…

[우상혁/높이뛰기 국가대표 : 맞아요. 운동선수라면 본업에 제일 집중했을 때 그게 제일 멋있지 않나라고 생각해서 민 것도 있어요.]

[앵커]

불굴의 투지로 달려가는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한 것 같아요. 올림픽 2회 연속 결승 진출 이것만으로도 이미 너무 대단한 일이지만 선수 본인 스스로 생각하기에 조금 아쉬웠던 점들이 있을까요?

[우상혁/높이뛰기 국가대표 : 더 높은 대단한 일을 갖고 오고 싶어서. 일단 결승 진출하는 거는 최선을 다해서 가는 것도 맞지만, 결승은 당연히 저는 갈 거라고 감독님과 생각을 많이 했었고요. 그 다음부터는 이제 하늘에서 내려준다고 하잖아요, 메달은. 그건 운에 맡겨야죠. 그러고 그냥 최선을 뛰었는데. 최선을 다해서 뛰었는데 뭐 운이 안 좋았던 거죠.]

[앵커] 

결승날 좀 몸에 느낌이 오나요, 컨디션 같은 것들이?

[우상혁/높이뛰기 국가대표 : 안 좋아도 올림픽만큼은 아 좋게 만들어야 된다는 그런 생각이 있었어요. 근데 엄청 안 좋지 않았던 것 같아요. 그냥 보통… 그냥 오늘 보통이네 엄청 좋지도 않고 나쁘지도 않고. 그러면 보통 정도라고 생각하면 더 좋게 만들 수도 있어요. 근데 제가 뭐 결과만 봤을 때는 제가 긴장한 거죠. 어떻게 보면. 그렇게 수많은 수십 번의 시합을 올림픽 때문에 준비했었고 올림픽 때 잘하자라는 것 때문에 경기를 많이 뛰었었는데요. 하필 올림픽 때 제가 끝나고 보니 긴장을 했더라고요. 제가 운이 안 좋았던 거죠. 그전에 이제 모든 과정들을 봤을 때 아쉬워요 그래서.]

[앵커]

마지막 시도 끝내고 나서 어떤 느낌이 좀 들었을까요? 매트에 한참 있기도 했는데.

[우상혁/높이뛰기 국가대표 : 그냥… 여기서 그냥… 떠나기 싫다. 아쉽다. 그리고 저한테는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메달이 눈앞에 다가왔었던 것 같거든요. (눈앞에 있는, 아른거리는…) 아른아른거리고 열매가 맺혔는데, 그냥 이제 따기만 하면 되는데… 그 손만 뻗어서 따기만 하면 되는데 못 딴 게 너무 아쉬워서 그런 생각이 진짜. 그 과정 지난 3년간 과정들이 감독님과 진짜 얼마나 최선을 다했고 준비를 열심히 했고. 울고 웃고 했던 그 과정들이 그 짧은 시간에 스쳐 지나가서 딱 내려옴과 동시에 감독님 얼굴을 저쪽 이제 코치석에서 계시는데 뭔가 내가 더 메달을 한번 목에 걸어드리고 싶은 마음이 너무 강했었는데 그걸 못한 게 너무 아쉬웠어요. 계속 아쉽다라는 생각밖에 없었어가지고.]

[앵커]

아직 끝이 아니니까요. 감독님이 혹시 뭐라고 선수에게 해주셨나요?

[우상혁/높이뛰기 국가대표 : 괜찮아 괜찮아. 그건 어쩔 수 없는 거니까 네가 몸이 안 좋아서 못 뛰는 거고 잘 뛰어서 그게 선수마다 다 기록이 다 비슷하니까요. (맞아요.) 그날 누군가가 잘 뛰면 그냥 그 친구가 분위기를 잘 탄 거예요. 그런데 제가 분위기를 못 탔기 때문에 기록이 제가 원하는 기록을 못 냈다라고 생각하고 다시 준비하면 되니까요.]

[앵커]

진짜 종이 한 장 차이더라고요.

[우상혁/높이뛰기 국가대표 : 완전 종이 한 장 차이죠. 1등 선수들의 PB는 저랑 다 같은 선수들이죠.]

[앵커]

감독님 이야기하다가 눈물을 또 보였잖아요. 감독님은 어떤 존재일까요?

[우상혁/높이뛰기 국가대표 : 저한테 제 인생을 조금 가르쳐 준… 앞으로 운동 인생이 다가 아니다라고 말씀도 많이 해주셨고 그러면서 운동을 더 즐겁게, 강박 없이 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뭐 친한 형이자 아빠 같은 존재이자 인생 멘토. 평생 그럴 만한 사람을 못 만날 수도 있다고 저는 생각해요. 그래서 저는 뭐 메달은 못 따서 운이 없다고 생각하지만 저희 감독님을 만나서 또 운이 좋다고 생각해요.]

[앵커]

이 말씀 들으실 감독님이 얼마나 뿌듯해하실지 그려지네요.

[우상혁/높이뛰기 국가대표 : 원래 서로 강한 사람이라고 저는 생각하거든요. 근데 요즘에 서로 그런 지나온 날들만 생각하면 자꾸 울컥울컥해요.]

[앵커]

지금도 살짝 눈가에 눈물이 맺히는 것 같은데 감독님도 눈물을 좀 보이시나요?

[우상혁/높이뛰기 국가대표 : 그런 적이 없었는데 이제 올림픽을 앞두고 뭔가 훈련 과정 중에 제가 이제 컨디션이 안 좋을 때도 있고 좋을 때도 있고 기분이 좋아야지만 조금 잘 뛰는 스타일이긴 한데… 그런 부분에 대해서 아쉬움. 안타깝다고 생각을 하는 날도 있고 해서 서로 이제 올림픽 앞두고 더 깊은 얘기도 많이 하고 컨디션에 대한 얘기, 기분에 대한 얘기 이런 것도 많이 하다 보니까 많이 울컥울컥하는 모습을 많이 봤어요. 그러고 있다가 이 사전 캠프 이제 제가 퐁텐블로라는 파리 플랫폼은 대한체육회에서 만든 파리 캠프가 있어요. 거기서 이제 훈련을 열심히 했었거든요. 그런데 지도자분들한테 인터뷰를 요청을 했었나 봐요. 그 훈련부에서. 어디서 이제 그런 거 절대 안 하시는 분인데 어디서 찍으셨더라고요. 그런데 이제 이게 캠프 입촌을 하고 퇴촌을 할 때 퇴촌식이라는 게 있는데 그때 갑자기 영상이 빡 나오더라고요. 그때 이제 그냥 진짜 펑펑 울었죠. 그런데 그걸 너무 많이 쓰시더라고요. 별로 진짜 안 우는데 그 영상이 이제 계속 바이럴되면서…]

[앵커]

맞아요. 두 분이 같이 뛰신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우상혁/높이뛰기 국가대표 : 저희 감독님 등에 업고 제가 뛴 거죠.]

[앵커]

앞으로 더 높이 비상할 모습이 그려지네요. 근데 우상혁 선수, 실패했든 성공했든 상관없이 항상 웃는 모습 보여주잖아요. 근데 그게 예전에는 안 그랬던 것 같은데 달라진 계기가 좀 있을까요?

[우상혁/높이뛰기 국가대표 : 제가 인생에서 두 번 딱 바뀐 거거든요. 이전에 그때 안 좋아 보였다는 그 시기 때는 제가 초등학교 때부터 거의 20살 때까지 지도를 받은 은사님이 계시거든요. 그분한테 배울 때는 별로 이렇게 뭔가 높이뛰기를 진짜 좋아하지만 경기만 되면 막 스트레스 받고 못 넘으니까 어릴 때는 또 혼나기도 많이 혼났고 그래서 은사님이 무섭기도 했고… 어렸을 때의 그 표정이 무서워서 그랬던 것 같고요. 그런데 성인이 되면서는 지금 이제 김도균 감독님을 만나고 나서 높이뛰기 왜 하냐고 처음에 저한테 만났을 때 물어봤거든요. 좋아서 하는 거 아니냐 이렇게 물어봤는데 제가 그 당시에는 좋아서도 하지만 너무 이게 집착이 강했던 것 같아요.]

[앵커]

잘하고 싶은 마음이.

[우상혁/높이뛰기 국가대표 : 잘하는 거는 나중에 따라오는 게 좋아서. 그냥 행복하게 하면 그것도 결과도 더 좋아질 텐데 왜 잘하려고 좋아하는 척을 하냐 막 이렇게 말씀을 하시는 거예요. 그래서 거기서 이제 내가 방향성을 조금 잘못 잡았구나 이러면 오래 못 하겠구나…]

[앵커]

진짜 즐겨야겠다 이런 마음을 먹은…

[우상혁/높이뛰기 국가대표 : 너무 좋아한다고는 하지만 행동은 그렇지 않은 거예요. 그래서 부끄러웠어요. (스스로)높이뛰기를 좋아한다 즐긴다 이런 말을 항상 하지만 결과를 봤을 때 시합에 임했을 때 그 모습들을 제가 생각해 보니까 막 씩씩거리고 있고 화내고 있고 이런 모습이 너무 창피하더라고요.]

[앵커]

이번에 올림픽 경기 보신 분들 같은 생각이었겠지만 우상혁 선수만큼 저렇게 경기를 즐기는 사람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너무 그 표정도 너무 좋고 그러니까 온 마음으로 즐기는 게 느껴져서 더 응원하게 되는 거거든요. 결과랑 상관없이. 그런 것들을 앞으로도 계속 보여주면서 행복하게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우상혁/높이뛰기 국가대표 : 이렇게 진짜 더 즐길 수 있게 된 게 육상이라는 종목 자체가 관심이 원래는 비인기 종목이다 보니 관심이 없었잖아요. 그런데 어떻게 제가 운이 좋게 관심을 받게 돼서 진짜 뭐 이런 자리도 오게 되고, 시합을 뜰 때마다 방송 중계를 해주는데 너무 행복하잖아요. 내가 어렸을 때는 TV에 인터뷰 한 번만 해도 너무 긴장되고 설레기도 하고 좋은 나이인데 그게 이제 매일같이 이루어지고 관심도 응원도 다 하고 있으니 뭔가 좋은 것밖에 없더라고요.]

[앵커]

근데 그게 우상혁 선수가 만든 거잖아요.

[우상혁/높이뛰기 국가대표 : 저는 단지 그냥 감독님의 말씀을 듣고 후회 없이 그냥 재밌게 높이뛰기 하는 모습을 보여준 것 같아요.]

[앵커]

그러니까 그 웃는 얼굴 뒤에 얼마나 많은 땀과 눈물이 있었을지를 알겠으니까 더 막 간절한 마음으로 응원하게 되는 것 같더라고요. 근데 이번에 올림픽 경기 때 허벅지랑 막 얼굴 때리잖아요. 각성하려고. 온몸이 시뻘게져 있는 것도 너무 마음이 아프더라고요. 그거는 좀 어떤 의미로 계속 그렇게 때리는 거예요?

[우상혁/높이뛰기 국가대표 : 솔직히 그냥 더 집중하자. 저 자신한테 채찍질을 좀 많이 하는 편인데. 항상 어디 가서 하는 말이긴 한데, 수명을 단축해서라도 내 이 높이뛰기 최대한 할 수 있는 부분까지 최선을 다하고 싶다. 그 경기만큼은 그래서 계속해서 그 긴장을 놓치지 않는 거죠.]

[앵커]

그만큼 절실한 마음으로.

[우상혁/높이뛰기 국가대표 : 저도 기록도 내고 싶은 마음도 절실하고 집중할 때는 또 집중하고 싶고 또 메달 하나 걸고 싶고 그런 마음에. 흐트러지지 않는 그냥 계속 긴장감을 놓치지 않는 마음을 가지려고 계속 각성하면서 때리기도 하고 그랬던 것 같아요.]

[앵커]

평소에 어떤 훈련을 제일 많이 해요?

[우상혁/높이뛰기 국가대표 : 제일 많이 하는 거요? 그냥 몰입. 운동에 대한 몰입 집중.]

[앵커]

그거는 뭐 어떻게 하는, 여러 번 계속 해보는 건가요?

[우상혁/높이뛰기 국가대표 : 감독님이 스케줄을 줬을 때 의심하지 않고 믿고 그냥 계속해서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것 같아요. 선수가 이 운동을 싫어할 수도 있잖아요. 제가 잘한다고 해도 그 운동은 이제 빼먹고 하면 안 되거든요. 그러니까 제가 잘하는 아무리 장점인 게 있더라도 장점을 일단은 계속해서 더 업그레이드시켜 가야 되는데 나 이거 잘하니까 이거 일단은 제쳐두고 그렇게 그런 식으로 하는 거죠. 감독님이 시키는 것들은 제가 싫어하는 것도 있어요. 분명히. (싫어하는 거 뭐예요?) 뭐가 있을까요?]

[앵커]

제일 싫어하는 거.

[우상혁/높이뛰기 국가대표 : 모든 운동이 다 힘들긴 한데 코어 운동이 사실 일반인 입장이나 선수 입장이나 다 힘든 건 마찬가지인 것 같아요. 아무리 해도 그냥 배가 너무 아파요.]

[앵커]

벌써 아픈 거 같아요. (플랭크 많이?) 잘 못합니다. 네…

[우상혁/높이뛰기 국가대표 : 한 번쯤은 누구나 다 해보는 종목 운동이잖아요. 저도 맨날 뭐 매일 같이 하지만 그냥 막 여기가 막 두통이 맨날 와요. 사실.]

[앵커]

또 잘 못 먹고 하니까 더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우상혁/높이뛰기 국가대표 : 그게 해도 해도 늘지 않는 운동 같아요.]

[앵커]

경기하기 뛰기 직전에 뭐라고 이렇게 혼잣말처럼 하는 입모양이 있던데 그때 뭐라고 하는 거예요?

[우상혁/높이뛰기 국가대표 : 그냥 이제 할 수 있다 (스스로?) 그냥 제 이름을 계속 부르는 것 같아요. 상혁아 할 수 있다. 상혁아 할 수 있다 할 수 있다. 상혁아 할 수 있다. 이러고 감독님이 주문한 이제 메시지. 상혁아 올라만 가야 된다 상혁아 올라가자 올라가자. 뭐 그런 얘기만 하는 것 같습니다.]

[앵커]

그게 너무 그 절실한 모습이 보여서 같이 응원하게 되더라고요. 그 입모양 따라서. 상혁아라고 하는 게 보이는 것 같아서.

[우상혁/높이뛰기 국가대표 : 자기 최면을 많이 걸어요. 독특하대요. 감독님이. 무슨 네 이름을 네가 부르고 있냐. 자기애가 넘친다 맨날 이러면서 장난식으로 저한테. 저는 그게 먹혀요 이러면서.]

[앵커]

맞아요. 그 에너지가 또 상혁 선수만의 그런 에너지니까.

[우상혁/높이뛰기 국가대표 : 다른 사람 부르는 것 같다고. 네가 네 이름을 부르니 너는 참 독특한 아이다. 네가 그래서 좀 뛰는 거다 이런 식으로 한 번 말씀해 주신 적이 있어요.]

[앵커]

맞아요. 그럼 기분 좋은 에너지가 있는 것 같아요. 그 관객들 반응도 유도하잖아요. 그것도 경기에 좀 영향을 미치는 편인 거죠. 힘을 받나요?

[우상혁/높이뛰기 국가대표 : 힘을 받을 때가 많죠. 뭔가 홈그라운드 에너지 같은 느낌을 많이 받는 것 같아요. 다 같이 잘 뛰자고 응원을 받는 거니까 육상은 좀 특이한 게 관중들이 한 사람을 위해서 응원하러 오는 게 아니라 그 모든 경기를 다 보러 오기 때문에. 한 사람이 딱 주목을 받을 때 방송에서도 스크린에서도 관심을 가져주셔서 응원을 조금 더 저 선수한테 박수를 보내달라 이런 멘트도 나오고요.]

[앵커]

그렇게 한마음으로 응원하는 것들이 다 이제 선수한테 영향을 미치는.

[우상혁/높이뛰기 국가대표 : 그게 이제 분위기 싸움인 것 같아요. 그런 분위기를 제가 가져오면 제 경기력이 좋아질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고요.]

[앵커]

그 경기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가 그럼 어떤 게 있어요?

[우상혁/높이뛰기 국가대표 : 분위기인 것 같아요. (분위기예요?) 기록은 다 똑같잖아요. 이제 최고기록은…]

[앵커]

다 비슷비슷하니까.

[우상혁/높이뛰기 국가대표 : 그러니까 탬베리라는 선수 아세요? 그 친구가 있기 때문에 육상에 붐이 일어난 거거든요. 어떻게 보면. 거의 배우예요. 그 분위기를 갖고 오는 그 천재성이 있어요. 제가 분위기를 갖고 오면 제 경기다. 근데 요즘에는 분위기를 갖고 오는 법을 다 선수들끼리 다 하나씩은 다 아니까 뺏겨오는 거예요. 계속.]

[앵커]

자기만의 그런 것들이 있군요. 누가 그걸 뺏어오느냐.

[우상혁/높이뛰기 국가대표 : 그걸 이제 관중분들 입장에서는 오늘 저 친구를 응원하고 싶다 이런 느낌도 있잖아요. 그러니까 이제 저 우가 오늘 너무 잘 웃는다 저 친구 응원하고 싶다 이런 느낌이 있을 때도 있고 오늘 탬베리가 뭔가 더 잘 뛸 것 같아 오늘도 우리랑 좀 호응도 왔다 갔다 해 이러면 탬베리를 또 응원하는 것 같기도…]

[앵커]

그런 게 또 있군요. 그거는 몰랐던 거네요.

[우상혁/높이뛰기 국가대표 : 거의 진짜 배우입니다. 탬베리. (그래요?) 그냥 관중을 그냥 거의 나오라고 해요.]

[앵커]

그런 게 또 있어요? 저는 우상혁 선수가 최고라고 여전히 생각하고 있지만.

[우상혁/높이뛰기 국가대표 : 친구가 그렇게 오버하는 모습을 많이 봐서 배운 거죠. 학습 효과가 저희들 높이뛰기 선수들한테 다 학습 효과가 됐기 때문에 높이뛰기가 점점 계속 붐이 일어나서 유명해진 것 같아요.]

[앵커]

그런 영향도 또 있겠네요. 거기에 큰 몫을 또 하고 계시고.

[우상혁/높이뛰기 국가대표 : 그래서 탬베리나 저나 스타일이 비슷해요. 분위기 가져오는 스타일이. (그래요?) 그래서 탬베리랑 붙을 때 제가 갖고 오는 날은 제가 이긴 적이 있고 탬베리가 갖고 오는 날은 탬베리가 이긴 적이 있고. 그렇습니다.]

[앵커]

그것도 선수들만의 그런 게 있나 보죠 신기하네요. (그런 분위기있어요.) 우상혁 선수 발 크기가 또 다르다고 알고 있거든요. 왼쪽 오른쪽이? 1cm 정도 차이가 나나요?

[우상혁/높이뛰기 국가대표 : 네 1cm 조금 넘게 차이 나요.]

[앵커]

이게 육상 선수한테는 굉장히 큰 노력으로 극복해야 하는 것들이었을 텐데 어땠어요?

[우상혁/높이뛰기 국가대표 : 어렸을 때는 이제 힘을 쓸 줄 모른다고 해야 되나 그런 부분이 있거든요. 힘을 좀 쓰게 성인보다는 힘이 약하잖아요. 그러다 보니까 그냥 그 힘에 맞춰서 뛰게 됐던 것 같고요. 성인이 돼서는 근력도 늘고 힘도 조금 강해진 것 같다 보니 부상 노출이 많이 심했었어요. 오른쪽이 작은데 오른쪽 부상이 조금. 여기는 부상이 올 만한 부분이 아닌데… (디딤발이 왼쪽인 거죠.) 왼쪽이면 왼쪽에 부상이 와야 되거든요. 그런데 오른쪽이 자꾸 많이 오는 거예요. 그래서 나중에 알고 보니까 왼쪽 미는 에너지랑 오른쪽 미는 에너지가 다른 거예요.]

[앵커]

크기가 다르다 보니까. 그런 것들을 다 극복하고.

[우상혁/높이뛰기 국가대표 : 밸런스가 그때 많이 안 맞아서 그걸 극복한다고 밸런스 운동을 조금 더… 남들이 많이 쉬는 시간에, 자는 시간에 좀 더 많이 했던 것 같아요.]

[앵커]

저는 개인적으로 인생을 살면서 제일 중요한 게 회복 탄력성이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러니까 누구나 어려운 시기가 오고 하는데 그걸 누가 박차고 일어나느냐, 그걸 제일 잘하는 사람이 우상혁 선수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어요. 이런 뭐랄까 신체적인 어려움도 있었고. 예전에 슬럼프 겪었던 시기도 있었고. 근데 그걸 박차고 올라왔던 것처럼 앞으로 또 또 얼마나 높이 뛰어오를지가 기대가 됩니다.

[우상혁/높이뛰기 국가대표 : 그냥 이제는 큰 경기가 끝났기 때문에 한편으로 마음이 엄청 가벼워요. 그래서 운동을 안 해도 내일 시합 뛰어도 잘 뛸 수 있는 그런 가벼움이 지금 있어요.]

[앵커]

오히려 그럴 때 더 잘 뛰어지나요?

[우상혁/높이뛰기 국가대표 :  그렇죠. 훈련은 어차피 다 마친 상태였거든요. 올림픽 앞두고 그동안 혹독한 훈련을 진짜 수개월 동안 했기 때문에 지금 한 일주일 쉰다고 저의 퍼포먼스가 날아가는 건 아니거든요. 그래서 당장 다음 주에 시합이 또 있는데 오히려 기대가 돼요.]

[앵커]

다이아몬드 리그 2연패.

[우상혁/높이뛰기 국가대표 : 하고 싶어요. 이렇게 들고 올 수 있는 날이. 방송 인터뷰할 때. 집에 하나 있거든요.두 개를 이렇게 들고 올 수 있는 날이 왔으면 좋겠어요.]]

[앵커]

2연패 하면 한 번 더 나와주시죠.

[우상혁/높이뛰기 국가대표 : 들고 나올게요. (들고 나와주세요.) 네 두 개 다 들고 나오겠습니다. 한 번 무게의 맛을. 육상의 트로피는 저밖에 이제 안 들고 있잖아요. (네 맞아요.) 다이아몬드 트로피. 그 가치를 한 번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우상혁 선수가 높이뛰기를 얼마나 사랑하는지가 느껴지는데 높이뛰기의 매력을 한번 좀 어필을 해 주실까요? (높이뛰기 매력이요?) 네. 우상혁 선수가 생각하는 높이뛰기의 매력.

[우상혁/높이뛰기 국가대표 : 제 자신을 조금 이길 수 있다. 이길 수 있고요. 높이 뛰는 맛이 있어요. 비행한다고 표현을 하는데 공중에 잠시 컨디션이 좋을 때 뭔가 하늘 나는 기분… 그런 느낌이 있고 그리고 높이뛰기 도움닫기를 할 때 몸이 좋을 때는 그 트랙을 움켜쥐는 맛이 있어요. 뭔가 제가 힘을 쓰는 족족이 그냥 움켜쥐는 맛이 있어요. 이거 오늘 무조건 진짜 잘 뛸 것 같은 느낌이 있어요. 그러면 이제 잘 뛰어지더라고요.]

[앵커]

저는 평생 느껴보지 못하는 기분이겠네요. 운동장 그 바닥을 움켜쥐는 듯한 느낌 그리고 맨몸으로 하늘을 나는 느낌 그런 것들은 정말.

[우상혁/높이뛰기 국가대표 : 인간이 할 수 있는 걸 뭔가 초월했다고 해야 되나요? 저도 그냥 저는 항상 뛰는 거니까 잘 몰랐어요. 근데 이번에 이 캠프를 통해서 주변 사람 얘기를 많이 전해 들었거든요. 이제 펜싱하는 형들이나. 펜싱하는 친구 상욱이도 있었고 본길이 형도 있었는데 저한테 갑자기 그 한 경기장에서 펜싱하시는 분들은 펜싱을 하고 저는 높이뛰기를 하고 있었거든요. 근데 실제로 제가 훈련하는 모습은 많이 본 사람이 없어요. 그런데 이제 그때 처음 보고 인간이 할 수 없는… 동물 같은데 이러더라고요. 자기가 이제 직접 봤을 때 너는 사람이 아니다 이런 얘기를 저한테 해주는데. 맨날 하는 거지만 높이뛰기 안 하는 사람이 봤을 때는 그런 느낌이 드는구나 싶었어요.]

[앵커]

저희도 보면서 새 같기도 하고.

[우상혁/높이뛰기 국가대표 : 실제로 못 보셨죠?]

[앵커]

실제로는 못 봤죠.

[우상혁/높이뛰기 국가대표 : 실제로 보면 그냥 새다 이렇게 표현을 하더라고요. 더.]

[앵커]

그러니까요. 한 번 보고 싶네요.

[우상혁/높이뛰기 국가대표 : 나중에 한 번. 국내에서 경기할 때 한 번.]

[앵커]

네 알겠습니다. 우상혁 선수를 좋아하고 응원하는 데에는 별로 숫자는 필요 없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앞으로 행복하게 더 높이 도약하기를 끝까지 응원하겠습니다. (네 응원해 주세요.) 오늘 인터뷰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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