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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뒷수갑 찬 채로 "엄마! 엄마!"…발달장애인 '과잉진압' 논란

입력 2024-08-22 19:20 수정 2024-08-22 20:01

빈 병 줍다 시비…병 던져 깨져
163cm, 심정지 이력…경찰서에서 실신
경찰 "남 해칠 수 있고 동행 거부해 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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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 병 줍다 시비…병 던져 깨져
163cm, 심정지 이력…경찰서에서 실신
경찰 "남 해칠 수 있고 동행 거부해 체포"

[앵커]

5살 수준에 머물고 있는 발달장애인을 상대로 경찰이 팔을 뒤로 꺾어 수갑을 채우고 체포하는 일이 있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장애인이 실신하기도 했는데 부모는 "인권 침해"라고 반발하고 있고, 경찰은 "정당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자연 기자입니다.

[기자]

길에 앉은 남성을 경찰관들이 둘러쌉니다.

[하지 마세요! 엄마 엄마!]

팔이 뒤로 꺾여 수갑을 찼고 파출소로 향하는 내내 엄마를 부릅니다.

경기 가평군 길거리에서 체포된 김 모 씨, 2급 지적장애입니다.

재활용품 모아 고물상에 팔거나 만들기 하는 게 취미입니다.

이날 식당 앞 빈 소주병 3개를 집어 들었습니다.

[김모 씨/발달장애인 : 대한민국에서 동물들 많이 사망하기 때문에 위험해서 깨끗이 하는 거예요. (그날) 청소, 소주병 안에 있는 거 청소하면서 빼려고 했는데…]

주인이 막아서자 김 씨는 병을 던졌습니다.

소식 듣고 김씨 부모가 달려왔고 경찰도 출동했습니다.

응급 입원을 요청하는 부모와 사건 경위를 묻는 경찰 사이에 실랑이가 벌어졌습니다.

[현장 경찰 : {왜 고함질러!} 아 고함 안 지르게 생겼어요 지금?]

이 모든 게 두려웠던 김 씨는 옆에 앉아 있었습니다.

[김씨 아버지 : (아들이) 문자를 쓰고 있었어요, 핸드폰을 가지고. 애가 겁에 질려서…]

결론은 나지 않자, 경찰은 사람이 다칠 위험이 있다고 봤습니다.

김 씨를 체포했습니다.

이렇게 끌려간 김 씨, 경찰서에서 실신했습니다.

5살 지능이라 제대로 된 진술은 불가능했습니다.

키 163cm, 몸무게 60kg, 왜소한 체격에 태어날 때부터 심장이 약했습니다.

10년 전 심정지가 와 인공심장박동기를 삽입했습니다.

[김씨 아버지 : (경찰이) 복지 카드 보자, 해서 보고. 장애 이런 것도 다 알고.]

부모는 과잉 체포 아니냐고 했습니다.

경찰은 "남을 해칠 수 있는 상황에서 어쩔 수 없이 체포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동행을 요구했지만 거부했고 반항했기 때문에 수갑을 채웠다"고 했습니다.

지난 2022년 국가인권위는 지적장애인 특성을 고려하지 않고 뒷수갑을 채우는 건 인권 침해라고 지적했습니다.

[취재지원 송다영 임예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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