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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꼭대기에 '바위글씨'가?…누가 어떻게 썼길래

입력 2024-08-13 15:24 수정 2024-08-13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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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에서 가장 높은 봉우리(1915.4m) 천왕봉 바로 아래, 높이만 7m인 커다란 바위에 오른 작업자가 3D 스캐너로 이곳저곳을 살핍니다.

종이를 붙이고 두드려 무언가 본을 뜨기도 합니다.

폭 4.2m, 높이 1.9m 크기로 총 25행, 390개가 넘는 글자가 빼곡히 새겨져 있었습니다.

일제 강점기인 1924년, 문인 묵희(墨熙, 1875~1942)가 지은 글로 확인됐는데 당시 석공들이 줄을 타고 내려가 바위에 직접 새긴 걸로 추정됩니다.

세월에 마모된 이 글자들, 판독해보니 이런 내용이 적혀 있습니다.

"천지가 크게 닫혔다고 하는데, 다시 열리는 기미는 언제쯤일까?"
"울분과 원통함을 금치 못하고서…이 남악(지리산) 천왕봉에 올라"

일제강점기라는 암울한 시기 울분과 새 세상이 오길 바라는 갈망이 담겨있습니다.

일제 강점기, 지리산에서 활동한 것으로 알려진 권상순 의병장 후손이 2021년 바위 글씨 가운데 일부를 발견해 국립공원공단이 조사한 결과물입니다.

전국 국립공원에서 확인된 근대 이전 바위 글씨는 194개로 추정되는데 이번 글씨는 가장 높이 있고(해발 1900m대) 가장 많은 글자 수(392개 추정)를 가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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