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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 장기집권 끌어내린 300명의 죽음…방글라 총리 사퇴

입력 2024-08-06 11:22 수정 2024-08-06 11:26

'공무원 할당제' 시위대 무력 진압에 '정권 퇴진' 운동으로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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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 할당제' 시위대 무력 진압에 '정권 퇴진' 운동으로 확대

현지시간 5일 방글라데시 총리 관저에 들어간 시위대 모습(화면 출처:로이터)

현지시간 5일 방글라데시 총리 관저에 들어간 시위대 모습(화면 출처:로이터)



난장판이 된 방 안, 책상 위에 올라선 남성이 방글라데시 국기를 휘날립니다. 현지시간 5일 셰이크 하시나 총리가 사퇴하고 인도로 도피한 직후 총리 관저의 모습입니다. 하시나 총리는 가족들이 머물고 있는 영국으로 망명할 거라는 관측이 제기됐습니다. 방글라데시 초대 대통령의 딸이자 2009년부터 15년간 장기 집권해온 하시나 총리를 끌어내리는 데에는 무려 300명이 넘는 시민들의 목숨이 희생됐습니다.

◇발단은 '공무원 할당제'
지난달 방글라데시에서는 '공무원 할당제'에 반대하는 시위가 열렸습니다. 공무원 할당제는 공직자 채용 인원의 30%를 독립전쟁 유공자 자녀에게 할당한다는 내용이 골자입니다. 특혜 논란으로 2018년 폐지됐던 이 제도는 올해 고등법원의 결정으로 부활할 예정이었습니다. 청년 실업률 40%에 육박하는 방글라데시에서는 불과 3000개 가량의 공무원 일자리를 두고 40만 명이 경쟁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분노한 청년들이 거리로 나섰습니다.

셰이크 하시나 방글라데시 총리. 〈사진=AP통신, 연합뉴스〉

셰이크 하시나 방글라데시 총리. 〈사진=AP통신, 연합뉴스〉


◇'정권 퇴진' 부른 강경 진압
주로 대학가를 중심으로 벌어지던 시위는 지난달 16일부터 격렬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전국 주요 도로를 점거하고 방송사와 경찰서 등 정부 시설을 습격하고 불을 질렀습니다. 군 병력을 동원해 시위대를 진압한 정부가 발포 명령까지 내리면서 나흘만에 100여명 넘게 목숨을 잃었습니다. 대법원이 나서 30% 할당을 5%로 축소하라고 중재안을 내놨지만, 시위대의 구호는 주된 이미 '정권 퇴진'으로 바뀐 뒤였습니다. 지도부 석방, 무력 진압 책임자 처벌 등의 요구를 정부가 받아들이지 않자 이달부터 다시 대규모 집회가 시작됐습니다. 5일 현재까지 정부의 강경 진압으로 숨진 사람은 300명이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현지시간 5일 셰이크 하시나 방글라데시 총리의 사임 소식을 듣고 공공 기념물에 올라 축하하는 시위대 모습. 〈사진=AP통신, 연합뉴스〉

현지시간 5일 셰이크 하시나 방글라데시 총리의 사임 소식을 듣고 공공 기념물에 올라 축하하는 시위대 모습. 〈사진=AP통신, 연합뉴스〉


◇과도정부 구성...어떻게?
결국 하시나 총리가 백기를 들었습니다. 와커 우즈 자만 방글라데시 육군참모총장은 총리의 사임 소식을 발표하면서 "당분간 국가를 운영할 임시 정부가 구성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모든 정당의 지도자들과 토론을 한 끝에 내린 결론이라면서, 임시 정부의 구성 방법 등을 차차 논의할 거라고 밝혔습니다. 국제사회는 평화로운 정권 이양을 기원했습니다. 매튜 밀러 미 국무부 대변인은 "임시 정부의 발표를 환영하며 방글라데시의 법률에 따라 모든 전환이 이뤄지기를 촉구한다"고 말했습니다. 안토니우 쿠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방글라데시의 시위를 "평화롭고 민주적인 전환"이라고 평가하면서 모든 폭력행위에 대한 공정하고 투명한 조사를 촉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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