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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클레어 패딩이 교복"…한국 아동용 명품 소비에 외신도 주목

입력 2024-07-25 2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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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와 무관한 사진. 지난 5월 서울 시내 한 명품 매장 앞을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기사와 무관한 사진. 지난 5월 서울 시내 한 명품 매장 앞을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경기도 동탄에 사는 38세 여성 김 모 씨는 4세 딸을 위해 티파니에서 78만원대 은목걸이를 사고, 18개월 된 딸을 위해 38만원대 골든구스 구두를 샀습니다. 또 아이들을 위해 몽클레어 패딩과 셔츠, 버버리 원피스와 바지, 펜디 신발 등을 샀습니다"

현지시간으로 25일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한 내용입니다.

김씨는 FT와의 인터뷰에서 "아이들이 결혼식, 생일파티, 음악 콘서트에 갈 때 초라해 보이지 않길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매체는 이처럼 자녀들에게 사치품을 사주는 한국 부모들의 소비 성향을 집중 조명했습니다.

먼저 매체는 세계은행(WB) 기준으로 한국이 가장 출산율이 낮다며 "한국인들은 점점 부유해지면서 적은 숫자의 자손들을 위해 사치품에 돈을 쓰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리사 홍 유로모니터 뷰티·패션 컨설턴트는 FT에 "한국의 출산율은 계속 떨어지고 있지만, 어린이를 위한 명품 시장은 계속 성장하고 있다"며 "한국인들은 과시하기를 좋아한다. 많은 가정에서 자녀를 1명만 낳기 때문에 자녀에게 최고가 제품을 선물하며 첫 명품 소비 연령대를 낮추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를 두고 매체는 "1인당 지출 기준 한국 아동용 명품 시장이 세계에서 세 번째로 성장 속도가 빨랐다"며 "유로모니터 기준 지난 5년간 연평균 성장률이 5%가 넘었다"고 부연했습니다.

이종규 디올코리아 전 대표도 매체에 "한국 사회는 경쟁이 치열하고, 사람들은 눈에 띄고 싶어 한다. 명품은 이들을 위한 좋은 도구"라며 "몽클레어 겨울 패딩은 10대 청소년의 교복이 됐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매체는 실제로 3대 백화점인 신세계백화점, 롯데백화점, 현대백화점에서도 지난해 아동용 명품 매출이 모두 두 자릿수 성장세를 기록했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신세계와 현대백화점은 지난해 고급 아동용 브랜드 매출이 각각 15%, 27% 증가했고 롯데백화점은 프리미엄 아동용 품목의 매출이 25% 늘었다고 소개했습니다.

모건스탠리의 지난 2022년 분석에 따르면 글로벌 명품 브랜드인 프라다, 몽클레어, 보테가 베네타, 버버리 등의 전 세계 매출에서 한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10%에 달합니다.

FT는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마저도 지난 6월 한국의 인플레이션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보다 높게 나오는 구조적인 요인 중의 하나로 한국인들의 명품 선호가 물가 억제를 어렵게 만드는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어린이들이 사치품에 익숙해지는 건 긍정적인 현상으로만 볼 수 없다"며 "비싼 선물을 받으며 자란 젊은 한국인들은 높은 주택 가격에 좌절하고 사치품 유행에 동참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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