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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교 운동장 통째로 뒤집고…마을 이장은 모를 심어버렸다

입력 2024-07-25 08:45 수정 2024-07-25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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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초등학교 운동장이 통째로 논으로 변해 버린 곳이 있습니다. 마을 이장이 폐교된 운동장에 체험 농장을 하겠다고 빌려 놓고, 모를 심어 버린 겁니다. 교육 당국의 폐교 관리 문제가 도마에 올랐습니다.

정진명 기자입니다.

[기자]

드넓은 논에 짙은 녹색의 모가 자랍니다.

그 뒤로 굳게 닫힌 교문과 동상이 보입니다.

논이 자리 잡은 곳, 2004년 폐교한 학교 운동장입니다.

렌터카 차고지로 임대되기도 했던 운동장이 논으로 변한 건 지난 6월부터입니다.

주민들은 황당해합니다.

[류형래/전남 보성군 벌교읍 : 옛 모습 그대로 놔뒀으면 좋을 텐데 모를 심었다는 게 참 저도 이해가 안 가네요.]

영농법인 대표인 인근 마을 이장은 폐교부지를 활용하겠다며 보성교육지원청과 지난 5월 3년 임대 계약을 맺었습니다.

딸기와 쌈배추를 재배하는 체험 농장을 하겠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계약과 달리 1만여 제곱미터에 모를 심었습니다.

당장 체험 농장을 하기 어려워 부대 비용이라도 마련하기 위해서라는 겁니다.

[영농법인 대표 : 3년 동안에 어떻게 해서라도 소득을 내서 부대비용이라도 빚을 안 져야겠다. 거기 계약서에는 벼는 안 들어가 있어요.]

보성교육지원청은 이달 초 뒤늦게 현장 점검을 거쳐 계약 해지를 통보했습니다.

부지 임대 계약은 해지됐지만 경작자에게 있는 농작물 소유권은 해결되지 않아 당장 원상복구는 어려운 실정입니다.

[전남 보성교육지원청 관계자 : (원상복구)기한은 지금 9월 30일까지로 명시를 해놨거든요. 그때까지 안 되면 저희가 또 2차 촉구를 하죠.]

지역 주민과 학교 동문들은 현수막을 내걸고 원상 복구를 요구하고 있는 상황.

교육 당국의 임대 폐교 관리가 부실하다는 지적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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