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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더 놔주세요" 싹싹 빌기까지…적나라한 '불법투약' 현장

입력 2024-07-04 19:49 수정 2024-07-04 22:02

약 들어가자 몸 벌벌 떨더니 침대 밑으로 '데굴'
람보르기니남에 마취제 투약한 의사 등 구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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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들어가자 몸 벌벌 떨더니 침대 밑으로 '데굴'
람보르기니남에 마취제 투약한 의사 등 구속

[앵커]

지난해 약물에 취한 채 롤스로이스, 람보르기니 같은 고급 차 몰다 사람 치고 흉기 휘두르는 사건이 벌어져 큰 공분을 샀죠. 경찰이 이들에게 상습적으로 투약해 준 병원 두 곳을 수사해 40여 명을 무더기로 적발하고 CCTV를 공개했습니다. 약을 더 달라고 두 손 모아 빌고 약에 취해 몸을 떠는 모습 등이 고스란히 담겼습니다.

심가은 기자입니다.

[기자

어두컴컴한 병원에 불이 켜집니다.

침대에 누운 환자는 5만원 짜리 현금부터 셉니다.

환자에게 무언갈 투약합니다.

잠시 뒤 몸을 벌벌 떨며 비틀거립니다.

지난해 9월, 약에 취한 채 람보르기니를 운전하다 주차시비가 붙어 흉기를 휘두른 홍 모 씨가 범행 후 또 다시 투약을 하러 온겁니다.

또 다른 환자는 약에 취해 돈도 제대로 세지 못합니다.

경련에 몸을 떨고 침대 밑으로 떨어집니다.

약을 더 달라고 두 손 모아 빌기까지 합니다.

추가로 주사를 놓아주자 의료진에게 손가락 하트를 보입니다.

제2의 프로포폴이라고 불리는 '에토미데이트'를 맞는 겁니다.

한 번 맞을 때 마다 10~20만원씩 냈습니다.

이 약이 아직 마약류로 지정되지 않은 점을 악용했습니다.

이 병원에서만 4년 동안 75명의 환자들이 모두 8,921번, 12억 5,400만원어치를 맞았습니다.

한 명이 하루에 56번을 맞기도 했습니다.

[강선봉/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 계장 : 수면 목적으로 에토미데이트를 투약받았음에도 약사법상 과태료 처분밖에 할 수 없어 형사처벌의 사각지대가 존재합니다.]

지난해 롤스로이스를 몰다 사람을 치어 숨지게한 신모 씨도 또 다른 병원에서 프로포폴 등을 맞았습니다.

신씨 말고도 이 병원에 1년 4개월 동안 28명이 찾아갔습니다.

경찰은 두 병원을 운영하던 의사 2명을 구속하고 병원관계자 14명, 투약자 26명을 검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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