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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클뉴스] "전시 성폭력, 미테구 책임 아냐"…베를린 소녀상 철거 기로

입력 2024-06-21 11:16 수정 2024-06-21 13:29

베를린시 "존치 묵인 불과" 이어…미테구, 소녀상 대체 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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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시 "존치 묵인 불과" 이어…미테구, 소녀상 대체 시사

독일 베를린시 미테구에는 지난 2020년부터 일본군 위안부 피해를 알리는 평화의 소녀상이 서 있습니다. 베를린 소녀상은 세운 지 두 주 만에 일본의 항의로 철거될 위기를 맞았지만, 어렵사리 제 자리를 지켜왔는데요. 이 소녀상이 올해 철거되느냐 마느냐, 또 한 번 기로에 놓였습니다.

미테구 "임시 동상에 일회성 용인"

베를린 소녀상이 존치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것은 지난달 베를린 시장이 일본 외무상을 만난 자리에서 철거를 시사하면서 불거졌습니다. 이에 대해 지난달 30일 베를린시 측은 JTBC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미테구가 소녀상의 지속적인 전시를 비공식적으로 묵인해 준 것에 불과하다"며 철거가 현실적인 수순임을 인정했습니다. 그 이유로 "소녀상이 일본군의 한국 점령 피해만 알리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독일 현지 시민단체 코리아협의회가 지난 2020년 독일 베를린시 미테구 공공부지에 세운 평화의 소녀상. 미테구는 현지시간 20일 JTBC에 "소녀상은 임시로 세워진 것이며 (당분간 존치를) 일회성으로 용인만 했을 뿐"이라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독일 현지 시민단체 코리아협의회가 지난 2020년 독일 베를린시 미테구 공공부지에 세운 평화의 소녀상. 미테구는 현지시간 20일 JTBC에 "소녀상은 임시로 세워진 것이며 (당분간 존치를) 일회성으로 용인만 했을 뿐"이라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관련해 미테구에도 재차 물었습니다. 미테구청 측은 현지시간 20일 JTBC에 보내온 서면에서 "소녀상은 임시로 세워진 것이며, 동상 문구를 더 발전시키겠다는 조건을 달아 일회성 용인만 했을 뿐"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문구에 대한 협의가 실패로 돌아간다면 더는 용인을 연장할 수 없으며, 그럴 경우 (특별허가가 끝나는) 오는 9월 소녀상 철거 요청이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전시 성폭력, 미테구 책임은 아냐"

현재 소녀상 비문에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군이 강제로 여성을 성노예로 삼았고, 전쟁 범죄의 재발을 막으려는 생존자 용기에 경의를 표한다'는 문구가 들어가 있습니다. 미테구 측은 재독 단체 코리아협의회가 소녀상을 처음 설치할 때 일본군을 언급한 비문 내용을 미리 알리지 않은 점을 문제 삼고 지난 2020년 9월 철거 명령을 내렸었습니다. 최근 카이 베그너 베를린 시장이 "더는 일방적 표현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한 것과 같은 맥락입니다.

독일 카셀대 캠퍼스에도 평화의 소녀상이 있었지만 '반일 감정을 조장할 수 있다'는 이유로 지난해 3월 학교 측이 기습 철거한 바 있다. 소녀상이 없어진 자리에 카셀대 학생이 한복을 입고 앉아 있다. 〈사진=인스타그램 'nujinbleibt'〉

독일 카셀대 캠퍼스에도 평화의 소녀상이 있었지만 '반일 감정을 조장할 수 있다'는 이유로 지난해 3월 학교 측이 기습 철거한 바 있다. 소녀상이 없어진 자리에 카셀대 학생이 한복을 입고 앉아 있다. 〈사진=인스타그램 'nujinbleibt'〉


미테구는 JTBC에 "전시 성폭력 문제는 미테구청과 구청장 개인의 중요한 관심사이지만, 미테구의 책임은 아니"라고 했습니다. 다만 "공공부지에 모든 위안부를 기념할 영구적인 기념관은 있어야 한다고 본다"며 기존 소녀상을 다른 기념물로 대체할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습니다. 코리아협의회는 "기존 소녀상을 거점으로 그대로 둔 채로 위안부를 기리는 다른 기념물로 확장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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