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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인터뷰] "지시 받고 죽느니 차라리 영창 가라" 훈련병 수료식 아버지의 호소

입력 2024-06-19 11:35 수정 2024-06-19 12:08

<수료식 참석 훈련병 아버지 단독 인터뷰>
"영결식날 '특식' 먹는 훈련병들 사진 공개"
"훈련 일정은 조정하면서 이건 왜? 의아"
"251명 중 순직 1명 뺀 250 송이 국화 준비"
"지시 받고 죽느니 차라리 영창 가라"
"아들아, 네 건강 아무도 지켜주지 않는다"
"강원경찰청은 가해자 대변인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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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료식 참석 훈련병 아버지 단독 인터뷰>
"영결식날 '특식' 먹는 훈련병들 사진 공개"
"훈련 일정은 조정하면서 이건 왜? 의아"
"251명 중 순직 1명 뺀 250 송이 국화 준비"
"지시 받고 죽느니 차라리 영창 가라"
"아들아, 네 건강 아무도 지켜주지 않는다"
"강원경찰청은 가해자 대변인인가?"

■ 방송 : JTBC 유튜브 라이브 〈뉴스들어가혁〉 (평일 오전 8시 JTBC News 유튜브)

■ 진행 : 이가혁 기자 / 대담 : 12사단 훈련병 아버지
■ 자세한 내용은 영상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인용 시: JTBC 유튜브 라이브 〈뉴스들어가혁〉)

◇ 이가혁〉 이 더운 날씨에 군 장병들이 참 고생하겠다 싶죠. 저희 〈뉴스들어가혁〉은 훈련병 순직 사건 관련해서 영결식이 있었던 지난달 30일 동료 훈련병의 가족을 단독 인터뷰해서 전해드렸고요. 지난 3일에는 육군훈련소장 출신 고성균 예비역 소장을 인터뷰했습니다. 다른 언론은 관심을 많이 쏟고 있지 않지만 오늘도 중요한 날입니다. 순직한 훈련병의 동료 훈련병들이 5주간의 훈련을 마치고 오늘 강원도 인제체육관에서 수료식을 갖습니다. 마침 어제(18일) 경은 얼차려를 줬던 중대장과 부중대장에 대해 순직 24일 만에 구속영장을 신청했죠. 오늘 수료식에 가는 부모님들의 심정은 어떨지, 그 부모님들은 경찰 수사 상황은 어떻게 지켜보고 있는지 들어보죠. 그리고 오늘 이 부모님들이 자발적으로 수료식이 열리는 강원 인제체육관 앞에서 헌화하는 행사를 준비했다고 하네요. 순직한 훈련병의 동료 훈련병의 아버지가 지금 수료식을 가고 계십니다. 잠시 저희 인터뷰를 위해서 휴게소에 차를 멈춰주셨습니다. 바로 인터뷰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아드님의 수료식에 참석하시죠? 심정이 어떠십니까?

◆ 훈련병 아버지〉 엊그제 아들을 보낸 것 같은데 뭐 군인들은 이런 얘기 싫어하는데 시간이 금방 가서 벌써 수료식 날이 돼서 만나러 가는 건 반가운데, 또 애를 놓고 오려고 생각하니까 좀 울적합니다.

◇ 이가혁〉 그리고 또 조금 기분이 싱숭생숭할 수밖에 없는 이유 중의 하나가 그 사건이죠. 5월 25일에 아드님의 동료인 훈련병이 순직했습니다. 그 사건을 뉴스로 처음 딱 접하셨을 때 그때 어떤 심정이었어요?

◆ 훈련병 아버지〉 처음에는 솔직히 부모 입장에서는 우리 아들이 아니기를 바랐었는데 이제 좀 시간이 지나 우리 아들은 아니었는데, 생각해 보니까 이제 아들 친구, 아들 동기가 그런 일을 당했으니, 혹시라도 '훈련병 번호가 우리 아들하고 걔랑 바뀌었으면 그 자리에 우리 아들이 있을 수 있었다'는 생각에 너무 무서웠습니다.

◇ 이가혁〉 그렇군요. 그 뉴스가 떠들썩하게 나고 부대에 있는 아드님과 딱 처음 연락이 닿았을 그때, 아드님이 뭐라고 아버님께 말을 하던가요?

◆ 훈련병 아버지〉 아들은 자기는 잘 있으니 걱정하지 말라고 일단 말을 해서 처음 저희 입장에선 '아, 천만다행이구나' 했는데, 지나고 나니 '네 동기는 죽었는데' 이런 생각이 자꾸 막 머릿속에 되풀이돼서 계속 한 일주일 동안은 계속 그 생각이 나더라고요. 거기에 보낸 부모 입장은 또 미안하고, 애를 데리고 와야 하는데.

◇ 이가혁〉 이후 훈련병들 분위기가 오늘 이제 수료식이 있기까지 내내 침울했을 것 같은데 그 순직 사건 이후에 훈련병들 분위기가 좀 어떻다고 아드님께 들으셨어요?

◆ 훈련병 아버지〉 원래 이제 그 주 차에는 사격 훈련도 하고 수류탄 투척이 있었는데 위험하다고 그거를 차주로 미루고 그 뒤에 정신 교육 예정된 걸 주로 했다고 그러더라고요. 러면서 얘네들은 어떻게 말하면 열외라고 해야 하나, 훈련 같은 걸 안 시키고 일단은 그런 식으로 했다고 그러는데, 제가 여기서 더 말씀드리고 싶은 게 하나 있어요. 5월 30일이 목요일인데 무슨 일이 있었냐면 '지역 상생 급식'이라고 저녁에 치킨, 무알코올 맥주, 햄버거를 먹고 이렇게 애들이 웃는 모습을 단체 사진을 찍어서 올렸더라고요. 그런데 그 날이 무슨 날이었냐면 순직한 훈련병 영결식이 있던 날이었거든요.

◇ 이가혁〉 네.

◆ 훈련병 아버지〉 아니, 훈련 일정을 조정하면 이런 일정도 뒤로 미뤘어도 되는데 아무리 정해진 일정이라지만 하필 그날 5월 30일 영결식날 나머지 훈련병한테 한손에는 치킨을 들고 두 눈에는 눈물이 글썽글썽한 사진을 올렸더라고요.

◇ 이가혁〉 아 그렇군요. 5월 30일이면 비공개로 영결식이 있던 날인데, 그날 부대에서는 아마 다른 훈련병들이 잘 있다는 걸 보여주기 위한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무알코올 맥주와 다른 특식 같은 것을 먹는 모습을 사진 찍어서 부모들에게 공개했군요.

◆ 훈련병 아버지〉 이게 교육 스케줄에 있었나 보더라고요. '지역 상생 급식'이라고 취지는 좋은데 훈련도 피하면서 왜 굳이 이런 걸 사진을 올려서 잘했다는 걸 보여주고 했는지 아직도 저는 그게 이해가 잘 안 가더라고요.

◇ 이가혁〉 보시는 부모님 입장에선 지금 순직한 훈련병에게 이러이러한 일들이 있었는데 굳이 이렇게 다 환하게 웃고 있어야 하나 싶은 마음이 드셨다는 거군요. 12사단 신교대 측에서 순직 사고 후에 훈련병들 그리고 우리 지금 아버님을 비롯한 훈련병 가족들에게 어떤 내용을 전달했던가요?

◆ 훈련병 아버지〉 처음에는 안내가 없어가지고 저희가 이제 군에 보낸 엄마들이 '더 캠프'라는 온라인 커뮤니티에 가입하는데 거기다가 교육대대에 문의를 해봤어요. '왜 이런 사건이 있었는데 답이 없냐. 답을 달라'고 그랬더니 보도가 나가고 이러니까 일요일 8시가 넘어서 교육 대대장이 '이런 일이 있었습니다'라고 그제야 올리시더라고요. 이유는 순직 유가족께서 공개를 원치 않으셔서 그랬다고 늦게 글을 올리셨더라고요. 언론에 다 나온 후에 대대장이 올렸더라고요. 그걸 보고 저희도 당황했죠.

◇ 이가혁〉 뒤늦게 알게 된 것에 대해서도 부적절했다고 느끼시는군요.

◆ 훈련병 아버지〉 네, 그것도 부대에서 알려준 게 아니라 아들이 훈련병이 토요일하고 일요일에는 1시간씩 핸드폰을 쓸 수가 있거든요. 그런데 토요일에는 몰랐는데 일요일에 애들 사이에서 그게 퍼지면서 알게 되니까 그때 다들 부모님들을 알게 된 거거든요. 전화를 통해서. 그러면서 언론에도 이렇게 유출이 된 거고요.

◇ 이가혁〉 사전에 저희가 전해 듣기로는 부모님들이 자체적으로 추모의 뜻을 담아서 헌화를 준비했다고 들었습니다. 누구에게 누가 제안을 하신 거고 어떻게 진행될지 좀 말씀해 주시죠.

◆ 훈련병 아버지〉 250송이 국화꽃은 군대에 자식을 보낸 부모님들이 모인 온라인 커뮤니티가 있어요. 거기 회원님들께서 자발적으로 250송이의 꽃을 인제체육관 앞에 놓아주신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부모님들이 오셔서 하나씩 들고 입장할 수 있도록 도와주신다고 하시더라고요.

◇ 이가혁〉 그렇게 해서 오늘 수료식에 참가하는 가족들이 아드님을 만나는 것뿐만 아니라 순직 훈련병에 대해서도 헌화를 하는 시간을 갖게 되는 거군요.

◆ 훈련병 아버지〉 그런데 부대 자체적으로는 헌화 장소를 내줄지는 잘 모르겠는데, 일단 묵념을 한다고 그랬는데 부대 측에서 헌화 장소를 안 내주면 사실은 꽃을 들고 갈 수가 없거든요. 그러면 체육관 앞에서라도 저희끼리라도 어떻게 한번 헌화를 해봐야죠.

◇ 이가혁〉 그렇군요. 부대와 사전에 협의가 안 됐을 수도 있기 때문에 아직은 불확실한 상황이군요.

◆ 훈련병 아버지〉 네, 꽃을 들고 들어갈 수 있는지도 아직 허가가 났는지 잘 모르겠습니다만 부대 측에서 못 들어간다고 얘기하면 꽃을 들어갈 들고 갈 수가 없으니까 그 앞에라도 어떻게 장소를 한번 마련해 봐야죠.

◇ 이가혁〉 그 부분에 있어서 혹시 부대와 조금의 현장에서 조금 갈등이 생기지 않을까 걱정도 되긴 하네요.

◆ 훈련병 아버지〉 네, 그럴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 이가혁〉 250송이 그 숫자에 뜻이 있습니까?

◆ 훈련병 아버지〉 원래 입소한 훈련병 수가 251명이었는데 그중에 한 명이 순직했으니 250송이가 되는 겁니다.

◇ 이가혁〉 5주 전에 251명이 입소했고 그런데 중간에 이제 안타깝게 순직한 1명을 제외하고 250송이의 국화를 준비하셨다. 그런 말씀이군요. 오늘 수료 후에 아드님과 외출 예정이라고 들었습니다. 보통 이제 훈련 5주를 수료하면 부모들과 외출을 하는 시간을 가지니까요. 아드님 만나면 가장 먼저 어떤 이야기를 좀 하고 싶으세요?

◆ 훈련병 아버지〉 아들 만나면 우선 '건강해라', 그리고 절대 이런 얘기하면 안 되는데, '참 나서지 말라'고 얘기해주고 싶더라고요. 괜히 나서고 이랬다가는 또 무슨 일을 당할지도 모르는데 '그냥 시키는 것만 하고 나서지 말아라', '절대 건강해라' 이 말을 해주고 싶습니다.

◇ 이가혁〉 부모님의 심정이 그렇게 이해가 됩니다. 사건이 일어난 날 이야기를 좀 여쭤보겠습니다. 지금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인데 군기 훈련이 있었던 지난달 23일 바로 전날 밤에 훈련병 6명이 떠들었다는 이야기가 지금 나오고 있고요. 그다음 날인 23일에 중대장이 완전 군장을 시켜서 군기 훈련을 진행했습니다. 혹시 당일 상황에 대해서 아드님께 추가로 들으신 게 있나요?

◆ 훈련병 아버지〉 아들한테 들은 얘기로는 이제 부대 애들은 다 알고 있는 것 같은데 분장을 하다 보니까 20kg 정도밖에 안 되니까 더 무게를 나가게 하기 위해서 책도 넣고 이것도 넣고 많이 넣었다고 그러더라고요. 무게를 올리려고 그리고 그 애들이 쉽게 얘기해서 '뺑뺑이'를 도는데 애들이 보기에도 '저거 너무 힘들다. 안 될 것 같다'고 생각을 했다고 그러는데, 그런데 사실 애들 말인지 잘 모르겠는데 중대장하고 소대장은 그걸 보면서 '너희가 빠져서 그래' 막 이랬다는 얘기를 하더라고요. 웃으면서 계속 그렇게. 그래서 돌렸다고 그러더라고요. 그리고 저는 이해가 안 가는 게, 중대장은 사실은 훈련소에서 훈련병들이 볼 수가 없는 하늘 같은 존재인데 굳이 중대장이 나서가지고 이런 얼차려를 왜 시켰을까? 그거 이해가 안 가더라고요. 중대장은 훈련병들이 볼 수가 없는 존재거든요. 하늘 같은 존재인데.

◇ 이가혁〉 네, 잠시만요. 아버님이 말씀하신 것 중 짚어볼 만한 것이 물론 아드님의 전언 또는 목격담입니다만, 당시 군기 훈련을 할 때 현장에 있던 중대장을 비롯한 간부들이 군기 훈련을 받는 훈련병들이 힘들어하니까 '너희가 빠져서 그래'라고 하면서 웃으면서 그랬다고 전해 들으신 건가요?

◆ 훈련병 아버지〉 네, 그런데 그거는 뭐 애들 말이고, 저뿐이 아니라 다른 언론에서도 나온 것 같은데 그랬다고 하더라고요. '너희가 빠져서 그런 거지 일어나' 이런 식으로 얘기하면서요.

◇ 이가혁〉 그렇군요. 경찰 수사와 관련해서 지금 '늑장 수사 논란' 의혹도 있습니다. 어제 경찰이 중대장과 부중대장에 대해서 구속영장을 신청했습니다. 훈련병이 순직한 지 24일 만에 영장 신청이라서 '왜 이리 늦냐', '경찰이 유독 이 사건에서는 이렇게 신중한 이유가 뭐냐' 이런 반응도 적지 않은데 경찰 수사 진행 상황에 대해서는 훈련병 부모님들의 분위기는 어떤가요?

◆ 훈련병 아버지〉 저희 부모들 입장에서는 '강원경찰청이 중대장의 무슨 대변인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인지' 하고 격분해 하고 있거든요. 아니, 피해자 및 동료 5명들은 강원경찰청에서 변호인 입회도 없이 지금 조사를 그렇게 받았는데 가해자인 중대장은 정신적인 위로차 집에 휴가를 또 보내주고, 휴가를 갔다가 다시 부대에 복귀해서 은둔생활하고, 이렇게 조사도 되게 늦춰지고 있으면서 이러다가는 가해자인 중대장이 피해자로 둔갑할까 걱정되더라고요.

◇ 이가혁〉 지금 아버님께서도 인터뷰에 응해 주신 게 '내 아들일 수도 있었다'라는 부분 때문에, 어찌 보면 '운이 좋아서 살아남은' 나머지 훈련병들이 오늘 5주 훈련을 마치고 수료를 합니다. 앞으로 들어올 후배 훈련병들에게 또는 아들을 비롯해서 자대 배치를 받게 될 테니까 현재 군 복무를 하는 모든 군 장병들에게 아버님으로서 해주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어떤 게 있을까요? 끝으로 말씀해 주시죠.

◆ 훈련병 아버지〉 이 일을 겪고 나니까는 꼭 해주고 싶은 말은 '상관이 시킨다고 무조건적으로 듣지 말고, 일단 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만 해라', 그리고 '차라리 말을 들어서 이렇게 아까운 목숨이 사라지느니 차라리 그냥 영창을 갖다 오는 게 낫겠다'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거부해서라도.

◇ 이가혁〉 너무 힘들면 차라리 영장을 각오하고라도 거부해라.

◆ 훈련병 아버지〉 그리고 건강은 너희들이 지켜야지 아무도 챙겨주지 않는다. 군인 입대할 때는 '대한민국의 군인'이라고 그렇게 부모님들한테 자랑을 하더니 무슨 사고만 터지면 '당신 아들'이라고 또 이렇게 외면을 하니, 누가 자식을 믿고 군을 보내겠습니까?

◇ 이가혁〉 '시킨다고 무조건 하지 말고 차라리 너무 힘들면 거부해라' 이게 부모님의 심정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건강은 아무도 부대도 지켜주지 않는다' 이 말도요. 일종의 배신감 같은 걸 많이 느끼셨을 것 같아요. 왜냐하면 저희가 며칠 전에 다른 가족을 인터뷰했을 때도 입소 때 부대장이 여러 차례 훈련병 건강을 강조하는 말을 했다고 하는데.

◆ 훈련병 아버지〉 네.

◇ 이가혁〉 그런데 이런 사고가 나고 나니까 그렇게 말씀을 해 줄 수밖에 없는 것 같네요. '건강은 아무도 지켜주지 않는다' 참 안타까운 상황인 것 같습니다. 아드님도 건강하게 잘 군 생활 마치시길 저희도 함께 기원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훈련병 아버지〉 고맙습니다.

[단독인터뷰] "지시 받고 죽느니 차라리 영창 가라" 훈련병 수료식 아버지의 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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