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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보고서에 흔적 남겼다" 진술 확보…공수처, '이시원 통화'도 수사

입력 2024-06-10 1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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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채 상병 사건 관련해 저희가 단독 취재한 내용으로 이어갑니다. 임성근 해병대 1사단장의 혐의가 최종 보고서에서 갑자기 빠진 이유가 뭔지 외압이 있던 건 아닌지 공수처가 수사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조사를 담당한 국방부 관계자들이 "임 사단장 혐의를 뺀 건 우리 뜻이 아니었다", "그 흔적을 최종 보고서에 남겼다"는 취지로 진술한 걸로 확인됐습니다.

먼저 유선의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유선의 기자]

국방부 조사본부가 지난해 8월 14일 작성한 보고서입니다.

임성근 전 해병대1사단장이 임무를 늦게 하달하고, "가슴 장화를 신으라"고 수색 방법을 거론하고, '빨강색 츄리닝'을 강조하면서 복장상태만 지적하는 등, 범죄의 단서가 여럿 드러났다고 적었습니다.

그런데 엿새 뒤, 이종섭 당시 국방부 장관이 결재한 보고서엔 이런 내용이 빠지고, 임 전 사단장을 범죄 혐의자에서 제외한 뒤 조사가 필요하다고만 적었습니다.

공수처는 최근 당시 보고서를 작성하는 과정에 관여했던 국방부 조사본부 관계자 10여명을 방문 면담했습니다.

그리고 보고서 내용이 바뀐 이유를 캐묻는 과정에서, "재검토 결과에서도 임 전 사단장의 과실이 크다는 결론이 나왔다"는 진술을 확보했습니다.

이어 복수의 관계자로부터 "국방부 법무관리관실과 검찰단의 의견 때문에 자체 조사 결론을 바꾸게 됐는데, '우리 뜻이 아니'라는 흔적을 최종 보고서에 남겼다"는 취지의 진술도 확보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이들이 말한 '흔적'은 최종 보고서 마지막장에 있는 '참고 6'입니다.

국방부 법무관리관실과 국방부 검찰단이, 대대장 2명만 혐의를 특정하고, 임 전 사단장 등은 관련자로만 경찰로 넘기자, 여군 2명은 빼자는 의견까지 똑같이 냈다는 내용입니다.

보고서 결론을 바꾼 것이 나중에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해 굳이 참고 자료에 법무관리관실과 검찰단 의견을 끼워넣었다는 겁니다.

공수처는 이들의 진술 내용을 분석해, 최종 보고서에 임 전 사단장의 혐의가 빠지는 과정에 외압이 있었는지 들여다보고 있습니다.

[앵커]

그런데 이렇게 보고서에서 임성근 전 사단장의 혐의가 빠지는 동안 국방부 유재은 법무관리관과 대통령실 이시원 당시 공직기강비서관이 최소 4번 통화한 사실을 공수처가 확인했습니다. 이 통화들이 임 전 사단장 혐의가 빠지게 된 것과 연관이 있는지 공수처가 조사 중입니다.

이어서 박사라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박사라 기자]

국방부 조사본부의 첫 보고서가 나온 8월 14일부터 임 전 사단장의 혐의가 빠진 최종 보고서가 나온 8월 20일 사이.

이 기간 이시원 전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과 유재은 국방부 법무관리관이 수차례 통화한 통화기록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확보했습니다.

공수처가 파악한 통화는 8월 14일부터 17일 사이에 최소 2번, 18일부터 20일 사이에도 최소 2번입니다.

이종섭 당시 국방부 장관은 그 중간인 8월 17일, 유 법무관리관과 김동혁 국방부 검찰단장, 박경훈 국방부 조사본부장 직무대리 등을 불러 회의를 열었습니다.

공수처는 유 법무관리관이 김 단장과 첫 보고서가 나올 당시 최소 한 번, 최종 보고서가 나온 직후 최소 한 번 통화한 사실도 확인했습니다.

17일 회의를 포함하면 이시원-유재은-김동혁 3자의 통화와 대면 접촉이 최소 7번입니다.

국방부 조사본부 관계자들은 공수처 방문 면담에서 보고서 내용을 바꾸게 한 당사자로 유 법무관리관과 김 단장 측을 지목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때문에 공수처는 해당 기간 유 법무관리관과 여러차례 통화한 이 전 비서관이, 국방부 조사본부 보고서 내용을 바꾸는데 관여했는지 여부도 수사할 방침입니다.

[영상디자인 이정회 신재훈 김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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