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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그녀가 죽었다' 노력파 박예니, 연기와 사랑에 빠지다

입력 2024-06-08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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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에일리언컴퍼니〉

〈사진=에일리언컴퍼니〉

간절히 바라면 이뤄지기 마련이다.

배우 박예니(30)의 꿈은 일편단심 배우였다.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연기에 대한 관심을 드러내 왔던 그는 부모의 반대에 막히기도 했지만 "일단 공부를 열심히 하고 성인이 돼서도 하고 싶으면 허락하겠다"고 약속을 받은 뒤 불타는 학구열로 뉴욕대 티시 예술대학 연기과 학사, 하버드대 대학원 A.R.T 연기과 석사 학위를 취득하며 그토록 원하던 배우의 길로 접어들었다.

워낙 오랫동안 갈구했던 일인 만큼 작은 신에 등장하는 단역이라도 성실하게 임했다. 오디션도 계속 찾아다니면서 열정을 쏟았다. 그 결과 여러 경쟁자들을 물리치고 영화 '그녀가 죽었다(김세휘 감독)'의 BJ 호루기 역할을 손에 거머쥐는 데 성공했다. 뿐만 아니라 작품 속에서 매력적인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해내며 세 번째 스크린 출연작으로 '100만 배우' 타이틀까지 얻게 됐다.

아직 포텐이 터지지 않았지만 열정과 노력으로 차근차근 '좋은 배우'로 성장 중인 박예니. "연기와 사랑이 이뤄졌고 연애를 시작했으니 결혼을 잘해보자는 생각 뿐"이라는 5년 차 배우 박예니의 다짐이 허투루 들리지 않는 이유다.
〈사진=에일리언컴퍼니〉

〈사진=에일리언컴퍼니〉

-'그녀가 죽었다'로 관객들과 만나고 있는 소감이 어떤가.
"이렇게 진행될 줄 몰랐는데 무대 인사를 하면서 팬들과 사진 찍고 하는 게 너무 재밌었다. 그리고 신인이니까 확실히 무대 인사 첫날에는 잘 모르는 분들이 대부분이었는데, 개봉 이후 일주일 지나고 가니까 (팬들이) 선물과 편지도 챙겨왔다. 너무 감사하더라."

-지인들의 반응은 어땠나.
"엄마, 아빠는 '그녀가 죽었다'를 여러 번 봤다. 드라마로 (딸을) 접하는 것도 재밌는데 (영화는) 큰 스크린에서 나를 볼 수 있지 않나. 그러다 보니 엄청 자랑스러워 한다. 또래 친구들도 영화가 재밌다고 하는데 빈말이 아닌 것 같아서 좋더라."

-코로나 펜데믹 시기에 촬영한 작품인데 힘들지 않았나.
"사실 나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함께 데뷔했다. 코로나19가 심해져서 마스크가 의무화 됐던 2020년에 연기를 시작해서 오히려 마스크를 쓰지 않은 현장이 어색할 정도다. (코로나19 때문에) 힘든 건 없었다. 정말 열심히 찍었고 현장 분위기 역시 좋았다. 결과물이 사랑 받으니 노력들을 보상 받는 느낌이 들더라."
〈사진=에일리언컴퍼니〉

〈사진=에일리언컴퍼니〉

-'그녀가 죽었다' 캐스팅은 어떻게 이뤄졌나.
"1차는 비대면 영상 평가로 진행됐다. 김세휘 감독님이 BJ 호루기 캐릭터를 연기할 배우가 신인이었으면 좋겠다고 해서 신인 여자 배우들이 대거 지원했다. 이후 2차 오디션 보러 오라는 연락을 받았고 김세휘 감독과 1:1로 미팅을 한 뒤 얼마 지나지 않아 회사에 캐스팅 합격 소식이 전해졌다."

-BJ 호루기 캐릭터를 연기하면서 중점 둔 부분은 무엇인가.
"촬영 들어가기 전에 김세휘 감독님이 다른 유튜버나 인플루언서, BJ 등을 절대 보지 말아달라고 부탁했다. 오디션 때 보여줬던 걸 그대로 갖고 왔으면 좋겠다는 말을 해서 그 부분이 집중했다. 보여지는 건 고민을 하지 않았다. 분장팀이 BJ 호루기와 너무 잘 어울리는 의상, 메이크업을 준비했더라. 연기하는 순간 진실 되게 하고자 노력했다."
〈사진=콘텐츠지오〉

〈사진=콘텐츠지오〉

〈사진=콘텐츠지오〉

〈사진=콘텐츠지오〉

-캐릭터를 구축하는 과정이 어렵지 않았나.
"김세휘 감독님이 뭘 하든 잘 살려줄 것이란 믿음이 있었다. 현장에서도 하고 싶은 거 다 하라는 식이었다. 자유롭게 풀어놨고, 그 속에서 조율하고 싶은 점이 있다면 구체적으로 디렉션을 줬다. 그리고 나의 성격 자체가 평소에도 밝고 남들 웃기는 거 좋아하는 편이라 호루기와 닮은 부분이 많았다."

-찰진 욕설 연기가 인상적이었는데.
"사실 욕은 전부 애드리브였다. 대본이 구체적으로 잘 써있었지만 남들이 봤을 때 호루기는 얄밉고 보기 싫은 존재로 비춰지길 바랐다. 그러다 보니 욕이 필수라고 생각했다. 김세휘 감독님의 눈치를 안 보고 일단 연기를 했는데 처음 보여줬을 때 엄청 웃더라. 원래 친구들이나 가족들과 있을 때도 맛깔나게 표현하고자 욕설을 섞는 편이라 (욕설 연기가) 어렵거나 부담되지 않았다."
〈사진=에일리언컴퍼니〉

〈사진=에일리언컴퍼니〉

-육탄전을 벌였던 변요한과의 호흡은 어땠나.
"배려를 많이 해 줬다. 제가 경험이 없다 보니 앞서서 걱정할 수 있는 것들을 미리 알고 '이런 게 걱정될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하면 된다' 등의 말을 하면서 굉장히 많이 이끌어 줬다. 본인이 나오지 않는 장면을 찍을 때 쉬어도 되는데 옆에서 지켜봐 주고 잡아준 것들도 많아서 감사했다."

-신혜선과 붙는 신이 얼마 없어서 아쉬웠을 것 같은데.
"극 중 부딪히는 장면이 적었는데 무대 인사를 하면서 찐하게 친해졌다. 보상을 받는 기분"이라며 "신혜선 언니가 직접 한소라 캐릭터를 연기하는 걸 본다는 건 너무나 큰 행운이었다. 서늘해지는 기분이 들었고 소름이 돋았다."
〈사진=에일리언컴퍼니〉

〈사진=에일리언컴퍼니〉

-배우라는 직업을 선택한 이유가 있나.
"내가 워낙 오랫동안 갈구했던 일이다. 배우라는 게 그래서 어떻게 보면 나한테는 '결혼하고 싶은 사람'이다. 다른 사람이 보이지 않는다. 상상이 안 되고 평생 하고 싶은 그런 어떤 존재이기 때문에 그렇게 해야 되겠다고 다짐했던 구체적인 순간이 특별하게 없다. 진입장벽이 높은 직업에 너무나 운이 좋게 들어온 순간부터 (연기와) 사랑이 이뤄졌고 연애를 시작했으니 결혼을 잘해보자는 생각 뿐이다."

-언제부터 꿈을 꿨나.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배우를 꿈꿨는데 당시 부모님의 반대가 엄청 심했다. 그때 어떻게 보면 (부모님과) 딜을 하려고 했던 것 같다. 부모님은 일단 공부를 열심히 하고 대학교에 가서 여전히 하고 싶으면 어른이니까 허락해주겠다고 했다. 이후에 공부를 진짜 열심히 해서 국제고를 들어갔고 자연스럽게 미국 입시를 준비하게 됐다. 내가 증명하고자 싶었던 게 컸다. 그때는 영어를 잘하면 뭐든 들어줄 것 같아서 시작했는데 미국에 가게 될 줄 몰랐다. 조사를 하다 보니 뉴욕대 연기과가 제일 유명하다는 걸 알게 됐다. 그걸 노리고 뉴욕대 심리과로 진학 후 편입했다."

-어느덧 5년 차 배우로 성장했는데 데뷔 때와 달라진 점이 있나.
"처음 현장에 갔을 때는 '내가 이 자리에 와있으면 안되는데'라는 생각이 들었다. 바쁘게 오가는 스태프들의 방해꾼 같은 느낌이더라. 원래 성격이 밝은데 먼저 다가가서 '잘 부탁드립니다'라고 말하는 게 부끄럽더라. 그럴 자격이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은 현장을 가면 알아봐 주는 분들도 생겼고 두려움이 사라졌다. 제가 즐거워야 현장도 좋아지니까 더 즐겁게 하는 것 같다."
〈사진=에일리언컴퍼니〉

〈사진=에일리언컴퍼니〉

-어떤 배우가 되고 싶나.
"오랫동안 연기를 하고 싶다. 누구든지 나랑 일을 하면 자신 있게 추천할 만한 배우가 되고 싶다. '그 친구 현장에서 같이 일하기 좋더라' '성실하다' 등의 말을 듣고 싶다. 또 손석구 선배처럼 어떤 역할이든지 이질감이 느껴지지 않는 연기를 하고 싶다. 내가 지향하는 연기 스타일이다."

-올해 활동 계획은 어떻게 되나.
"차기작을 확정 짓고 촬영에 들어간다. 찍다 보면 올해가 마무리 될 것 같다. 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캐릭터다. 정말 잘 해내고 싶은 마음이 크다."

-마지막으로 팬들에게 한 마디 부탁드린다.
"앞으로 BJ 호루기 보다 센 캐릭터로 돌아올 수 있도록 늘 성실하게 일할테니 시간이 걸리더라도 오래 오래 지켜봐 주고 '그녀가 죽었다' 역시 많이 사랑해 줬으면 좋겠다."

박상후 엔터뉴스팀 기자 park.sanghoo@jtbc.co.kr(콘텐트비즈니스본부)

사진=에일리언컴퍼니, 콘텐츠지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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