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 "재정 여건 등 감안해 최선의 판단 내려"
[앵커]
감사원이 문재인 정부 당시 홍남기 경제부총리가 국가채무비율 전망치를 실제보다 축소, 왜곡했다는 감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국가채무비율이 높으면 여론이 악화될 걸 우려해 세자릿수 전망치를 두 자릿수로 만들라고 지시했다는 게 감사원 발표 내용인데, 홍 전 부총리는 감사 결과를 반박하는 입장인 걸로 전해졌습니다.
강희연 기자입니다.
[기자]
문재인 정부는 지난 2020년 9월 2060년 국가채무비율이 GDP 대비 64~81% 수준이 될거라고 전망했습니다.
당시 국회예산정책처 등 다른 기관의 전망치에 비해 절반 정도의 수치였습니다.
[윤희숙/당시 국민의힘 의원 (2020년 10월/기재부 국정감사) : 왜 저런 차이가 나는지 인지하고 계십니까?]
[홍남기/당시 경제부총리 (2020년 10월/기재부 국정감사) : 정부는 총지출 증가율을 경상성장률 수준으로 갈 것이다고 전제를 했고, 예정처는 정부지출 증가율이 경상성장률보다 높게 갈 것이라고 예측한 것이…]
그런데 당시 홍남기 전 경제부총리가 임의로 수치를 축소, 왜곡했다는 감사원 감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2020년 7월 기재부가 국가채무비율을 153%와 129.6% 두 가지 안으로 예측해 보고하자, 홍 전 부총리가 "국민이 불안해 한다"며 두 자릿수로 낮추라고 지시했단 겁니다.
홍 전 부총리는 당초 정해진 산출 방식을 바꾸도록 하는 등 구체적 방법도 제시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당시 기재부 실무자들의 반대도 있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정부는 결국 2020년 9월 당초 수치의 절반 수준인 81.1%까지 낮춘 전망치를 최종 발표했습니다.
감사원은 조세재정연구원과 다시 측정한 국가채무비율은 148.2%로 도출됐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홍 전 부총리로 인해 "장기재정전망의 객관성과 투명성, 정부의 신뢰가 훼손됐다"고 지적했습니다.
감사원은 홍 전 부총리가 이미 퇴임한 만큼 재취업 등에 활용되는 인사자료에 비위 내용을 담을 것을 기재부에 요청했습니다.
홍 전 부총리는 한 언론에 "당시 재정여건과 예산편성, 국가채무, 대외관계를 모두 감안해 최선의 판단을 내렸다"고 입장을 밝혔습니다.
[영상디자인 신하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