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어제(30일) 2심 재판부는 노소영 관장의 아버지, 노태우 씨의 3백억원대 비자금이 SK에 흘러갔다고 판단했습니다. 30년 가까이 보관해 온 어머니 김옥숙 여사의 메모를 법정에 제출한 게 결정적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JTBC 취재 결과, 메모에는 '선경 300억', 또 최태원 회장을 뜻하는 '최 서방 32억원'을 포함해, 금고와 방, 별채에 각각 얼마를 갖고 있는지 구체적으로 적혀 있던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여도현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기자]
항소심 재판부에 제출된 김옥숙 여사의 메모 제목은 '1999.2.12 현재 현금상황'이었습니다.
'선경 300억', '최 서방 32억'이라고 써 있고, 금고, 방, 별채 그리고 1억원, 5억원, 10억원이라고 적은 걸로 파악됐습니다.
이외에도 적혀 있는 돈을 모두 더 하면 9백억원이 넘는 걸로 나옵니다.
13년 전, 추징금 수사 때도 검찰에 압수 안 된 메모가 딸의 이혼 재판에서 제출된 겁니다.
이미 30년 전의 일이고 추징금을 다 낸 데다가 노태우 씨가 고인이 돼 더 이상 수사를 못할 것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재판부는 검찰 수사기록도 3번이나 확보해 살펴본 뒤 SK에 비자금이 간 게 맞다고 판단했습니다.
SK는 당시 노씨를 수사했던 민유태 전 검사의 진술서까지 내면서 반박했습니다.
"수사 당시 SK로 노씨 비자금이 들어간 증거를 찾지 못했다"는 내용이 담긴 걸로 전해졌습니다.
하지만 재판부는 SK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1심에서 빠졌던 최 회장 모친으로 부터 받은 미술품과 동거인 혼외자의 학비, SK 주식까지 전 재산을 재산 분할 대상에 넣었습니다.
SK 측은 오히려 당시 사돈이었던 6공의 압력으로 각종 재원을 제공하고 노 관장 측에도 오랫동안 많은 지원을 했다고 반박했습니다.
대법원 상고를 예고했기 때문에 비자금 유입은 다시 쟁점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영상디자인 강아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