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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선업튀' 김혜윤 "'넘버원' 아닌 '온리원' 되고파"

입력 2024-05-29 1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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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윤, 아티스트컴퍼니 제공

김혜윤, 아티스트컴퍼니 제공

배우 김혜윤(27)의 연기는 이번에도 감탄을 불렀다. '믿고 보는 배우'로 한층 더 성장했다. tvN 월화극 '선재 업고 튀어'(이하 '선업튀')에서 임솔 그 자체로 극에 녹아든 김혜윤이 아니었더라면 이 작품이 이렇게까지 흥행할 수 있었을까 싶을 정도다.

지난 28일 종영된 '선재 업고 튀어' 최종회는 변우석(류선재)과 김혜윤(임솔)이 서로의 곁을 굳건히 지키며 운명 서사의 아름다운 마침표를 찍었다. 시청률은 닐슨코리아 수도권 가구 기준 평균 7.2%, 전국 가구 기준 평균 5.8%를 기록하며 자체 최고로 유종의 미를 거뒀다. 화제성은 드라마 부문 4주 연속 1위를 달렸다. 연기력 호평에 글로벌 흥행까지 성공, 또 하나의 인생작이 경신됐다.

종영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김혜윤은 "'김혜윤이 아니었으면 지금의 임솔도 없었을 것'이란 얘기가 좀 많이 감사한 것 같다. 어렸을 때부터 '넘버원이 아닌 온리원이 되고 싶다'라는 포부가 있었다. 근데 이번 작품을 계기로 '온리원'이란 얘길 해주는 분들의 댓글을 보니 많이 뿌듯하고 기분이 좋은 것 같다"라며 환한 미소를 지었다.
김혜윤, 아티스트컴퍼니 제공

김혜윤, 아티스트컴퍼니 제공


-해피엔딩으로 마침표를 찍었다. 종영 소감은.

"요즘 많은 관심과 사랑을 받고 있다고 느껴서 행복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사실 밖에 많이 돌아다니지 않아서 피부로 와닿게 작품의 인기를 실감하지는 못했는데 주변에서 친구들이 SNS에 내 모습이 많이 뜬다고 하더라."

-이시은 작가가 처음부터 주인공으로 생각하고 글을 썼다고 하더라.

"누군가 날 생각하며 글을 써줬다는 것 자체가 감사하지 않나. 작가님께 너무 감사했다. 제안을 받고 대본을 봤는데 솔이라는 캐릭터 자체가 매력적이라서 연기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작가님과 중간중간 대본 리딩을 많이 했었는데 실제 내가 쓰는 말투로 많이 고쳐줬다. 평상시 자주 쓰는 추임새도 들어가 대본에 잘 녹아들어 편하게 연기했던 것 같다"

-전작들과 겹쳐 보일까 걱정은 없었나.

"사실 교복을 꽤 오래 입었으니 걱정했었는데 시나리오가 워낙 재밌기도 했고 교복 입은 학창 시절의 모습에 포커스가 맞춰진 작품이 아니다 보니 그런 거에 대해 크게 부담감이나 걱정은 없었다. 다만 솔이만큼 누군가를 향한 팬심이 뜨거웠던 적은 없는 것 같다. 그래서 이번에 간접 체험을 많이 했고 솔이를 연기하며 팬분들이 많이 생각났다. 팬분들을 참고하며 연기했다."

-임솔과의 싱크로율은.

"엄청 비슷한 부분도 있지만 다른 부분도 많이 있다고 느껴져서 50% 정도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솔이는 힘든 일이 발생했을 때 긍정적으로 해결해 나간다. 난 체념할 때도 있고 후회할 때도 있고 낙심할 때도 있다. 근데 솔이는 어떤 상황에서도 오뚝이처럼 일어나는 것 같아 그 점이 나와 다른 점이고 배우고 싶은 점이기도 하다."
김혜윤, 아티스트컴퍼니 제공

김혜윤, 아티스트컴퍼니 제공


-연기할 때 가장 신경 쓴 점은.

"시대도 그렇고 과거와 현재를 타임슬립 하는 게 많다 보니 사전에 연구도, 공부도 많이 필요했던 작품이다. 그럴 때마다 감독님, 작가님이 도움을 줘 수월하게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리고 이번 드라마가 유독 그랬는데 한 장소에서 시대만 다르게 연기를 해야 하는 부분이 많았다. 예를 들어 솔이가 처음 선재한테 우선 씌워줘서 첫눈에 반하는 장면과 모른 척하면서 돌아서서 우는 장면을 같은 날 찍었다. 한강 다리 위에서 휠체어 탄 솔이한테 선재가 우산 씌워주는 장면과 선재를 기다리다 연예인 선재와 만나는 장면도 같은 날 찍었다. 특히 선재 시점에서 보일 때와 솔이 시점에서 보일 때가 다르기 때문에 좀 더 집중하면서 연기했던 것 같다."

-극 중 눈물 연기가 많았다. 이 부분이 힘들지는 않았나.

"그렇게까지 많이 운 줄 몰랐는데 방송 보니 매번 울었더라. 많이 울었는데 울고 나면 좀 졸리지 않나. 기운이 빠져 잠이 온다. 잠을 깨우려고 당충전을 하며 애를 썼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이번 작품을 통해 먹는 영양제가 하나 더 늘었다.(웃음)"

-파트너 변우석은 어떤 배우였나.

"감정신마다 많은 의지가 됐다. 메이킹에서 종종 나오는데 울거나 감정신을 찍을 때 오빠를 보거나 선재의 이미지를 계속 보거나 선재의 눈빛, 행동을 보면 솔이의 감정이 더 많이 올라왔다. 예전에 웹드라마 '전지적 짝사랑시점'에서 같이 찍지는 않았지만 오다가다 봐서 알고는 있던 사이였다. 이번 작품을 통해 처음으로 많은 대화를 나눠봤는데 배려심이 많다. 실제 그런 옆집 오빠는 없지만 옆집 오빠 같은 친근하고 다정다감한 느낌이다."

-두 사람이 사귀었으면 좋겠다는 팬들의 응원도 많다.

"사람 일은 어떻게 될지 모르겠어서 단언할 수 없지만 지금까지는 좋은 동료다.(웃음) 오빠가 많이 귀여워해줘서 감사했다."

-실제 설렘을 느꼈던 장면이 있다면.

"다른 분들과 좀 다른 포인트에서 설렜다. 솔이를 연기하며 오빠가 든든하고 멋있다고 느낀 장면인데 초반부에 솔이가 버스 타고 가다가 화장실이 급해서 배가 아프다고 하던 장면이 있다. 근데 선재가 본인이 배가 아파서 버스를 세운다. 그 장면에서 설렘을 느꼈다. 정말 든든하고 듬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10~30대 입맞춤의 텐션을 다르게 표현했다.

"10대 때는 풋풋한 느낌이 들어야 한다고 생각했고, 20대는 풋풋하지만 조금은 성숙한, 30대가 되면서 점점 농도가 짙어지는 모습을 보여주고자 했던 것 같다. 현장에서 감독님이 도와줘 디테일한 모습들을 살릴 수 있었다."

-'최애' 선재를 꼽는다면.

"선재가 10~30대까지 매력이 달라서 너무 어려운데 세 개가 합쳐지면 좋을 것 같다.(웃음) 10대 선재에겐 소년미가 있으면서 허당기가 있다. 서툰 것들이 많은데 오묘하게 그 셋이 섞이면 좋을 것 같다."

-이상형이 있나.

"같이 있을 때 행복하고 웃음이 많이 나는, 코드가 잘 맞는 사람인 것 같다. 키는 나보다만 크면 될 것 같다. 키가 한 30cm 차이가 나면 좀 힘든 것 같다. 키가 큰 분들이랑 연기해서 그런지 상자를 앞에 깔고 연기를 하는데 연기 노하우가 생겼다."
김혜윤, 아티스트컴퍼니 제공

김혜윤, 아티스트컴퍼니 제공


-김혜윤을 만나면 스타가 된다는 설이 있다. 스타 메이커로 불리는 기분은.

"나와 같이 작품을 해서라기보다 그분들은 원래부터 잘 될 분들이지 않았나 싶다. 우연히 같은 작품을 하게 된 것이다. 다만 그 안에서 내 지분을 꼽자면 내가 작기 때문에 키 차이가 두드러지게 하지 않았나 싶다. 손과 발 크기 차이에서 오는 설렘? 그런 부분에 지분이 있지 않나 싶다. 우석 오빠가 '선업튀'로 스타가 됐다. 점점 내게서 멀리 떠나는 오빠의 뒷모습을 바라보고 있다. (웃음)"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에서 변우석이 영상편지를 보냈더라. 화답한다면.

"언제든지 그럼 연락해서 밥을 얻어먹는 걸로 하겠다. (웃음) 평상시에도 오빠가 밥집에서 마주칠 때 계산해 주고 그랬다. 감정적으로나 집중해서 연기해야 할 때 오빠가 많이 도와줘서 편하게 연기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정말 고맙다."

-사실 처음부터 기대작은 아니었다.

"아직도 잘 믿기지 않는데 그저 감사하다. 아무래도 쌍방 구원 로맨스다 보니 선재의 시점이 나오면서 많은 분들이 시청자로 유입되지 않았나 싶다. 로맨틱 코미디 장르가 남자 주인공의 시점으로 담기는 게 많이 없지 않나. 그래서 시너지가 난 것 같다. 촬영하면서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했고, 이번 작품은 시대적인 것들이나 장치들, 이미지적으로 변신하는 게 많아서 내가 정신을 똑바로 차리지 않으면 안 되겠다 싶더라. 시나리오에 의존하며 집중했다."

-UCC 장면이 리얼해 고증이 잘 됐다는 평을 얻었다.

"그거 찍을 때 거의 울면서 찍었다. 하면서 너무 힘들더라. 손에 꼽는 어려웠던 장면 중 하나였던 것 같다. 편집의 힘이 컸다. 나 역시 한 번에 쭉 가지는 못했고 힘들어서 하다가 벽 짚고 중간중간 쉬어가며 촬영했다. 그때가 초등학교 6학년쯤이라 80년도 문화가 낯설지는 않았다."

-'SKY 캐슬'에 이어 송건희와 재회했다.

"건희와 만났을 때 진지한 감정으로 울어야 하는데 어느 부분에서 눈물이 터져야 할지 모르겠더라. 작가님 글이 세세해서 쉽게 눈물이 잘 나오는 편인데 인소 장면은 어디에서 눈물이 흘러야 하고 어디서 감정을 잡아야 할지 어렵더라. 곁에서 특화된 좋은 에너지를 준 덕분에 잘 참여할 수 있었다. 작품으로 만난 건 6년 만이었다. 변함이 없더라. 열정을 다하는 친구고 현장에서 아이디어도 넘치는 친구인데 사람이 한결같더라. 동생이지만 배울 점이 많다고 생각하는 사람 중 하나다."

-촬영이 끝난 후 시간을 어떻게 보냈나.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시간 동안 촬영했기 때문에 휴식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촬영하면서 든 생각인데 내가 무엇을 해야 행복한 지 잘 모르겠더라. 배우란 직업이 남한테 보이는 직업이기도 하고 다른 사람의 인생을 사는 직업이지 않나. 스스로의 정체성을 잃어가는 느낌이 들더라. 일이 힘들다는 문제가 아니라 문득문득 그런 걸 더 느끼는 것 같다. '김혜윤은 뭘 할 때 좋아하고 행복함을 느끼지?' 작품 끝나면 내가 행복한 게 뭔지 찾아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이것저것 해보고 있다. 게임을 우선 시작했고, 잠을 종일 잔다거나 종일 먹기만 한다거나 아직 운동은 못하고 있는데 플라잉 요가도 배워보고 싶다. 여행도 많이 다녀보고 싶다."
김혜윤, 아티스트컴퍼니 제공

김혜윤, 아티스트컴퍼니 제공


-소속사에서 잘 챙겨주지 않는다며 팬들 사이 논란이 있었다.

"처음에 접하고 당황스러웠다. 지금까지 그런 적이 없었다. 그만큼 작품의 인기가 많다는 걸 실감했다. 사실 좀 억울한 게 불러줘야 나가는데 아무도 안 불러줘서.. 불러 달라. 노를 젓고 싶은 사람으로서 불러준다면 언제든 갈 준비가 되어 있다."

-드라마 방영 중 아티스트컴퍼니로 소속사를 옮겼다.

"이정재 선배님, 정우성 선배님을 따로 뵌 적은 없다. 소속사에 염정아 선배님, 김종수 선배님, 박훈 오빠가 있는데 소속사 전속계약 기사 뜨고 다들 축하한다고 연락을 줬다. 염정아 선배님은 어김없이 잘 챙겨주고 종종 연락을 주셨다. 같은 회사 식구라는 게 감사하고 좋다. 그래도 선배님이 계신 곳이라 편하게 다가왔던 것 같다."

-차기작 계획은 정해졌나. 도전하고 싶은 장르나 역할이 있다면.

"작품을 볼 때 명확한 기준은 없는데 현재로서의 기준은 이 캐릭터를 맡았을 때 다양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냐는 것이다. 로맨틱 코미디라는 장르가 또 들어와도 상관은 없지만 장르물도 해보고 싶고 '선업튀'에서 잠시 직업이 있긴 있었지만 직업을 가진 캐릭터를 해보고 싶다."

-본인에게 어떤 의미의 작품으로 남을까.

"한 단계 레벨업을 한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그냥 배우 김혜윤으로서가 아니라 사람 김혜윤으로서도 솔이를 통해 배운 점이 많다. 힘든 일이 닥쳐도 굴하지 않고 꿋꿋하게 이겨내는 모습과 '오늘은 살아봐요. 날이 좋으니까'란 대사는 위로가 됐다. 누군가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메시지란 생각이 들었다. 또 솔이가 제일 좋아하던 최애가 앞집에 살았던 것인데 모르고 지나쳐 살지 않았나. 내가 살아가는 순간순간 내가 놓치는 게 있을 수 있겠다 싶어 찬찬히 보게 되더라. 여러 의미를 주고 배움이 되는 작품이었던 것 같다."

-남은 20대를 어떻게 채워가고 싶나.

"20대 후반이다. 좀 더 성숙하고 지금보다는 더 깊이 있는 사람이 되어갔으면 좋겠다. 올해는 꼭 내가 행복을 느끼는 게 뭔지 찾았으면 좋겠다."

황소영 엔터뉴스팀 기자 hwang.soyoung@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사진=아티스트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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