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의 통화 기록. 지난해 8월 2일 낮 12시 7분부터 윤석열 대통령과 3차례 통화한 것으로 확인됐다. 〈출처=JTBC〉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8월 해병대수사단이 '채 상병 순직 사건'을 경찰에 이첩한 당일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과 세 차례 통화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박정훈 전 해병대수사단장의 항명 혐의를 재판 중인 군사법원이 통신사로부터 받은 '이 전 장관의 통신기록 조회 결과'를 JTBC가 입수해 확인했습니다. 그 결과, 이 전 장관은 지난해 8월 2일 윤 대통령의 개인 휴대전화로 걸려온 전화를 받았습니다.
· 낮 12시 7분 44초부터 4분 5초 동안,· 낮 12시 43분 16초부터 13분 43초 동안,· 낮 12시 57분 36초부터 52초 동안,이렇게 3차례에 걸쳐 모두 18분 40초 동안 통화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때는 해병대수사단이 '임성근 1사단장의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가 포함된 채 상병 순직 사건 수사 결과'를 경찰로 이첩한 직후입니다.
유재은 국방부 법무관리관이 경북경찰청 수사부장에게 전화해 '사건 회수'를 논의한 건 이 통화로부터 채 1시간도 지나지 않은 오후 1시 50분이었습니다.
윤 대통령과 이 전 장관이 어떤 내용의 통화를 했는지 아직은 알 수 없지만 세 차례 통화 직후 혹은 그 중간에,
· 국방부가 '사건 회수'를 시작하고,· 해병대사령부가 박 전 단장을 '보직 해임' 하고,· 군검찰이 박 전 단장을 '집단항명수괴' 혐의로 입건하는 등,사건이 급박하게 흘러간 사실은 '통화 기록'으로 확인됐습니다.
이 전 장관이 지난해 7월 31일 오전 11시 54분 4초에 '02-800'으로 시작하는, 대통령실로부터 걸려온 일반 전화를 받아 2분 48초 동안 통화한 직후 김계환 해병대사령관에게 전화해 '사건 이첩 보류'를 지시한 사실도 기록으로 드러났습니다.
이 전 장관은 지난해 8월 8일 오전 7시 55분에도 윤 대통령과 33초 동안 통화했습니다.
이 전 장관은 다음날 '8월 2일 경찰에서 회수해온 채 상병 순직 사건'을 국방부 조사본부에 재검토를 맡기기로 결정했습니다.
그리고 국방부 조사본부는 '임성근 1사단장의 혐의를 제외한 조사 결과'를 경찰로 넘겼습니다.
이 전 장관 측은 지난 24일 공수처에 3차 의견서를 내면서 크게 2가지를 주장했습니다.
· 대통령의 '격노'를 접한 적 없다· "사단장을 빼라"는 지시를 받은 적 없다그러나 '이첩 보류 지시를 받은 적 없다'라고는 답하지 않았습니다. 대통령과의 통화 여부는 물론, 어떤 통화를 했는지도 밝힐 수 없다고 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사건 이첩 보류를 지시했을 때, 경찰로 넘어간 사건을 회수해왔을 때, 회수한 사건을 국방부 조사본부에 맡기기로 했을 때, 이 전 장관이 윤 대통령 혹은 대통령실과 통화한 사실이 '기록'으로 나온 것입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대통령) 기자회견에서 밝혔듯이 무리한 구조작전으로 인명사고가 난 것에 대한 질책이 있었다. 대통령과 국무위원이 전화로 소통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