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도 모르게 장애인 모범식당 지정도
장애 관련 설비 하나만 있어도 '모범' 등록
[앵커]
경기도는 장애인들이 불편함 없이 들어와 식사할 수 있는 '장애인 모범 음식점'이 수백 곳 있다고 홍보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저희가 곳곳을 돌며 취재해 봤더니 휠체어가 진입하기조차 어렵거나, 장애인 모범음식점으로 지정된 사실조차 모르는 식당이 많았습니다.
이한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장애인 모범 음식점입니다.
휠체어를 타고 가봤습니다.
계단이 가로막습니다.
차를 피해 50미터를 돌아가야 겨우 올라갈 수 있습니다.
[최승민/안양시 장애인인권센터 대표 : 계단이 있어서 좀 놀랐고요. 코너 돌 때도 시야 확보가 안 돼서 위험했던 것 같고요.단순히 문턱 없는 거로 지정됐다고 하니까 많이 아쉬운…]
이번엔 문턱이 가로 막습니다.
2층 식당도 장애인 모범 음식점으로 지정됐습니다.
정작 식당 주인은 지정됐다는 사실조차 모릅니다.
[장애인 모범음식점 업주 : 장애인 이용 가능이라는 게 뭐죠? {장애인 편의 시설이 있거나…} 아, 그렇진 않은데…]
이유가 있었습니다.
[경기도 관계자 : (일반) 모범음식점은 1년마다 다시 평가해요. 가점에 장애인 편의시설 설치돼 있냐 체크하는 게 있어요. 체크돼 있는 것만 저희가 올린 거였거든요.]
일반 모범 음식점 평가를 하면서 장애인 관련 시설이 하나라도 있으면 업소에 따로 알리지 않고 장애인 모범 시설로 등록해 홍보한 겁니다.
이렇다보니 경사로는 있지만 장애인 화장실이 없는 곳도 있습니다.
업주가 모르니 있던 시설을 없애기도 했습니다.
경기도에서 이런 식으로 지정한 장애인 모범음식점은 705곳에 달합니다.
[경기도 관계자 : 담당자분들이 그거를 할 때 제대로 교육 시키고 그렇게는 안 했었어요. 그렇다 보니까 좀 못한 데도 있고 한 데도 있고 하다 보니까…]
보다 못한 장애인 단체에서 직접 나섰습니다.
[김수경/장애인편의시설 현장조사요원 : 장애인주차구역이라고 있는데 이건 형식으로만 돼 있는 거죠. 다 현장 조사해서 이용이 편리하겠다 하면 어플에 올려드리고…]
장애인 관련 시설이 제대로 돼 있는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김수경/장애인편의시설 현장조사요원 : 여기 같은 경우는 출입구라고 돼 있는데 이렇게 했다고 경사로 있다고 할 수도 없는 거고, 이런 데는 불합격으로 나와서 맵에 못 올려요.]
전형적인 탁상행정이 장애인을 더 힘들게 하고 있습니다.
[작가 유승민 / VJ 박태용 김한결 / 취재지원 황지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