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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에서 열린 '멍때리기 대회'…117명 90분간 '멍'

입력 2024-05-12 19:12 수정 2024-05-12 2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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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누가 가장 멍때리며 잘 있는지 겨루는 멍때리기 대회가 올해도 열렸습니다. 백명 넘는 참가자들이 한강에 모여 아무것도 안 하는 일에 최선을 다했습니다.

이자연 기자입니다.

[기자]

반쯤 벌린 입 눈은 떴지만, 초점을 잃었습니다.

아예 드러눕고 다른 사람에게 기대 몸을 맡깁니다.

집단으로 아무것도 안 하는 이 사람들 모습, 서울 잠수교 아래서 열린 '멍때리기 대회'입니다.

117명 참가자들 모두 치이고 긴장하고 피곤했던 일상을 놓고 싶습니다.

참가 이유를 봤더니 가장 많이 나온 단어는 '그냥'과 '어쩌다'입니다.

그런데 아무것도 안 하는 것, 생각보다 쉽지 않습니다.

가지고 온 걱정이 많습니다.

[윤예린/초등학생 : 중학교 올라가면 공부량도 많아지고 어려워질 거니까…]

생각하지 않으려 해도 울화가 치솟고

[최유정/DJ : 중고거래 종류 사기(를 당했는데) 금액대가 조금 있어요. 최근에 경찰서 가서 신고도 하고…]

내일 눈 뜨면 또 회사 가기는 너무 싫습니다.

[김형도/직장인 : (지하철에서) 억지로 생각을 비우려고 하는 거 같아요. 어차피 회사 가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될 테니까.]

지난 2014년 시작된 '멍때리기 대회'는 올해 10주년을 맞았습니다.

35대 1의 경쟁률을 뚫고 117명이 참가했습니다.

참가자들은 이 많은 걱정을 묻어두고 90분 동안 멍을 때렸습니다.

15분마다 심박수를 확인해 가장 변화가 적으면 우승입니다.

잠시나마 일상에서 멀어졌던 참가자들, 내일부터 다시 치열한 일상으로 돌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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