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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보영 '하이드', 성공적 마무리…지독했던 악연의 끝

입력 2024-04-29 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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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드'

'하이드'

이보영과 이청아, 그리고 이무생이 각기 다른 방식으로 죗값을 치르며 끝을 마침표를 찍었다.

지난 28일 방송된 JTBC 토일극·쿠팡플레이 시리즈 '하이드' 12회 최종회에서는 딸을 되찾고 일상을 회복한 이보영(나문영)과 구치소에서 죗값을 치르는 이청아(하연주), 신원미상의 성치 않은 몸으로 홀로 해외 병원에 남겨진 쓸쓸한 이무생(차성재)의 모습으로 막을 내렸다.

이보영의 기조는 꺾이지 않았다. 여전히 법의 심판으로 이청아가 죗값을 치르길 원했다. 선상 위에서 아버지 오광록(나석진)의 자살 시도 소식을 전해 듣지만, 흔들리지 않고 이무생로부터 이청아를 보호하려 앞을 막아섰다. 그런 이보영이 가소롭다는 듯 이청아는 이보영을 껴안은 채 그대로 바다로 뛰어내렸다. 물속에서 의식을 잃은 이청아의 손에 힘이 풀리고 나서야, 이청아 품에서 벗어난 이보영은 가라앉는 이청아의 손을 다시 붙들고 수면 위로 솟아올랐다.

이보영의 정의 구현엔 과거 자신의 죄와 이무생을 살리기 위해 조작했던 비리도 포함되어 있다. “울버린은 착한 짓 하려면 자기 살을 찢고 칼날을 꺼내야만 해. 검사 시절 내 마음이 딱 그랬어요. 내가 휘두르는 정의는 언제나 내 과거를 겨눴으니까”라며 의식이 없는 오광록의 병상 앞에서 이보영은 자신의 행동을 참회한다. 죽음으로 구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다며, 잘못을 바로잡겠다고 다시 한번 결의를 다짐했다.

악착 같이 스위스에 도착한 이무생은 황태수의 신분으로 800억 원을 인출하려 시도했지만, 한국에서 황태수 DNA 감식 결과에 따라 황태수의 사망 처리가 완료되면서 간발의 차로 돈 인출에 실패했다. 이제는 오히려 주석태(최호식)의 수하들에게 쫓기는 신세. 모친에게 전화해 “한국에서 오는 어떤 전화도 받지 말라”는 말만 남긴 채 연락이 끊긴 이무생은 주석태의 수하들에게 지갑과 신분증을 모두 뺏기고, 비닐봉지에 얼굴이 씌인 채 숨이 끊어지려는 찰나 현지 경찰들 덕분에 가까스로 목숨을 건졌다. 하지만 정신이 온전치 못한 상태의 신원미상자가 되어 오도가도 못한 채 스위스의 한 병원에 홀로 남겨졌다.

25년간 복수만 바라보고 살았던 이청아의 기구한 삶에도 끝은 존재하는 듯했다. 의식을 잃은 이청아의 병실에 주석태의 사주를 받은 수상한 간호사가 약물을 투여하려 했지만, 이를 예측한 이보영에게 제압 당했다. 의식을 되찾은 이청아는 이보영과 동행해 나석진의 묘를 찾아갔다. 어느새 '하재필' 이름의 새 비석으로 바뀐 묘. 그 앞에서 이보영은 이청아에게 진심으로 사과를 하며 “하지만 과거에 사로잡혀 스스로를 가두고 망치는 건 너야”라고 말하며 “난 네가 다시 웃을 수 있게 되길 바라. 네 아버지도 그걸 바라실 거야”라고 덧붙였다. 주저앉아 오열하는 이청아를 안타깝게 바라보는 이보영, 이제 죗값을 치르고 모든 것을 제자리로 되돌릴 시간이 됐다.

이보영은 자신의 죗값을 기꺼이 받아들였다. 집행 유예를 선고받은 후, 딸 조은솔과 함께 새 보금자리에서 새로운 시작을 준비했다. 변호사로 개업한 김국희(주신화) 사무실에서 이보영은 사무관으로, 이민재(도진우)와 은퇴한 김상호(백민엽)는 조사관으로 넷이 한 팀이 돼 일을 시작했다. 곁에 아무도 남지 않은 이무생과 대비되는 삶이었다. 구치소에 수감된 이청아는 몸 곳곳에 자해한 흔적이 가득한 채 식음을 전폐하고 있었다. 한쪽에 쌓인 편지 더미는 모두 이보영이 보낸 편지들. 그러다 어떤 결심인지 편지를 확인하고, 밥을 먹기 시작하는 이청아. 어쩌면 복수로만 가득했던 삶에서 이제서야 해방된 것일지도 모른다.

어느 날 남편이 사라진 후 그의 실종에 얽힌 비밀을 추적하며 감당하기 어려운 큰 진실과 마주하게 되는 여자의 이야기를 그린 '하이드'는 잘못을 바로잡고 스스로를 마주할 때 진정한 정의를 구현할 수 있다는 사실을 새기며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박정선 엔터뉴스팀 기자 park.jungsun@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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