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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저앉은 건물에 구겨진 차…대만 지진 현장 직접 가보니

입력 2024-04-04 19:43 수정 2024-04-04 21:16

"1천여 명 사상…600여명 아직 고립"
광부 극적 구조…신생아 지킨 간호사 사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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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천여 명 사상…600여명 아직 고립"
광부 극적 구조…신생아 지킨 간호사 사연도

[앵커]

대만을 강타한 대지진으로 지금까지 최소 10명이 숨지고 1천명 넘게 다쳤습니다. 지진 이틀째 상황, 피해가 컸던 대만 화롄현에서 취재 중인 이도성 특파원 연결해 보겠습니다.

이도성 특파원, 뒤쪽으로 보이는 건물이 기울어진 상태인 거죠? 현재 상황은 어떻습니까?

[이도성 기자]

화롄현 중심에 있는 톈왕싱 빌딩입니다.

지진 발생 직후 급격하게 옆으로 기울었는데요.

건물 안에 있던 사람 대부분이 빠져 나왔지만 여성 1명이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금방이라도 넘어갈 듯 위태로운 모습인데요.

지금 제 옆에서 정부 관계자가 브리핑을 하고 있습니다.

안전을 확인한 뒤 내일(5일) 오전부터 철거에 들어갈 것으로 보입니다.

저희가 화롄현을 둘러봤더니 이곳뿐 아니라 곳곳에 대지진이 할퀴고 간 흔적이 남아 있었습니다.

4층짜리 건물이 폭삭 주저앉아 잔해만 남았고, 벽돌 지붕이 무너지면서 차량이 깔려 종잇장처럼 구겨지기도 했습니다.

현장에서 만난 우리 교민 이야기, 잠시 듣겠습니다.

[정주호/화롄 교민 : 이렇게까지 '와, 큰일났다' 싶은 그런 느낌의 지진은 처음이었어요. 이대로 죽겠다, 죽을 수도 있겠다…]

타이베이에서 화롄현으로 넘어오는 기차에서도 참사 현장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산사태가 일어난 타이루거 국가공원은 구석구석이 손톱으로 긁힌 듯 흙색을 드러냈고, 여전히 흙이 쏟아지면서 먼지가 이는 모습도 보였습니다.

기차를 타고 이동하는 동안에도 지진이 발생해 철로 중간에 기차가 멈춰 섰고 규모 4 정도의 지진으로 운행을 정지한다는 안내방송이 나왔습니다.

[앵커]

뒷편에 보이는 건물이 얼마나 위태로운 상황인지는 화면으로도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인명 피해가 시간이 지날수록 늘어나는 상황이군요?

[이도성 기자]

어제(3일) 이 시간쯤 사상자가 800여 명에 달한다고 말씀드렸는데요.

하루 사이 1천여 명으로 늘어났습니다.

조금 전 사망자가 1명 추가되면서 현재까지 최소 10명이 숨졌습니다.

1천 명 넘게 다쳤고, 아직 고립된 사람도 600명이 넘습니다.

25년 전 2400명이 사망한 대지진 이후 대만은 지진 피해를 줄이기 위해 노력해왔습니다.

이런 노력 덕분에 큰 재앙을 피할 수 있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관련 내용은 박소연 기자가 정리했습니다.

[박소연 기자]

금방이라도 무너져 내릴 것처럼 기운 건물들.

다행히 완전히 붕괴되지 않아 주민들은 대피할 시간을 벌 수 있었습니다.

주민 안전을 확인한 당국은 이후 건물 철거에 들어갔습니다.

[스첸웨이/대만 화롄시장 : 주민들과 논의한 후 수도관과 전기를 차단했고 철거를 시작했습니다.]

주요 외신들은 규모 7.2 강진에도 불구하고 큰 재앙은 피했다고 보도하고 있습니다.

인명 피해를 줄일 수 있었던 배경으로 대만의 엄격한 건축 규제를 꼽고 있습니다.

'불의 고리'라고 불리는 환태평양 지진대에 있는 대만은 모든 건물에 내진설계를 의무화 했습니다.

규모 7.6의 강진이 덮쳤던 1999년, 이때의 경험을 타산지석으로 삼은 겁니다.

당시 건물 5만 채가 무너졌고 2,400명이 숨졌습니다.

특히 지진 피해가 우려되는 지역에는 설계 규제를 별도로 도입했습니다.

여기에 재난 대응 매뉴얼도 뜯어고쳤습니다.

구체적이고 세세한 매뉴얼을 만들었을 뿐만 아니라 지역사회에선 별도의 자연재해 대응책을 고민했습니다.

이 같은 노력 덕분에 25년 만의 강진에도 사망자를 줄일 수 있었습니다.

[앵커]

네, 그럼에도 아직 고립된 사람들이 많은 상황이죠.

[이도성 기자]

대만 당국 발표대로 아직 수백 명이 건물과 국립공원, 광산 등에 갇혀 있다면 구조작업이 빨리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래도 다행히 속속 구조 소식이 들려오고 있습니다.

허런 광산에선 광부 17명이 전원 헬리콥터로 구조됐고, 허핑 광산에서도 64명이 무사히 돌아왔습니다.

훈훈한 소식도 있습니다.

타이베이에선 지진 당시 한 산부인과에서 신생아들을 지키기 위해 몸을 던진 간호사들의 모습이 담긴 영상이 공개되며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화면제공 대만 현지주민 / 화면출처 엑스 'matincantweet''Volcaholic' 'AajizGayoor' 'SCMcrocodile' / 영상디자인 이정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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